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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영리병원 허가…‘의료민영화의 불씨 되나’ 우려 목소리

최종수정 2018.12.07 10:15 기사입력 2018.12.0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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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영리병원 개원 반대 기자회견을 마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도청 진입을 시도하다 경비 관계자들과 충돌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5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영리병원 개원 반대 기자회견을 마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도청 진입을 시도하다 경비 관계자들과 충돌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제주도가 국내 첫 영리 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이하 녹지병원)’ 개원을 허가한 가운데 이 같은 제주의 결정이 의료 민영화의 서막을 연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지난 5일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진료하는 조건으로 녹지병원 개원을 허가했다. 하지만 국내 공공 의료체계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의료계와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영리 병원은 외부에서 투자를 받아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병원이다. 즉, 수익이 창출되면 다시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구조다. 현재 국내 다른 병원들은 운영을 통해 얻은 수익은 인건비와 의료시설 확충, 연구비 등으로 재투자 한다.

영리 병원의 등장이 의료 민영화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병원이 영리 목적, 이른바 돈벌이 수단으로 여겨지다 보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부분을 확대해 수익을 늘일 것이고 자연스럽게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은 가중될 수 있다. 결국 과잉 진료, 의료비 폭등, 나중에는 의료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다.
정계도 제주도의 결정에 즉각 비난에 나섰다. 윤소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정의당)은 “영리병원은 의료 공공성을 파괴하고 국민건강보험 붕괴로 이어질 수 있어 그동안 보수정권이 여러 차례 시도했을 때마다 좌초됐던 정책”이라며 “원 지사는 국민의 건강과 의료를 외국 자본에 맡겼다”고 비난했다. 또 “정부는 이번 문제에 적극 개입해 영리병원을 막을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재길 무상의료운동본부장도 “이미 영리화될 대로 영리화된 국내 의료체계는 제주 영리병원의 허가로 더욱 영리화 추구로 내달릴 것”이라며 “그나마 최소한의 규제를 하고 있는 국민건강보험체계도 위험해질 수 있다”라고 규탄했다.

의료계 입장은 어떨까, 의료계는 이번 영리병원 첫 허가를 시작으로 향후 진료 대상과 진료 범위가 넓어질 것이고, 영리 병원이 추가 개설되는 등 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녹지병원 진료 대상이 외국인에 국한된다는 조건은 의료법 제15조 ‘의사는 정당한 사유 없이 환자 진료를 거부할 수 없다’는 조항에 저촉될 수 있다”며 “내국인 진료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강지언 제주도의사회장은 “진료영역이 내국인으로까지 확대될 우려가 크고, 내국인에 대한 역차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개설이 강행된다면 진료범위 내에서만 녹지병원이 운영돼야 한다는 점을 조례에 분명하게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고 요청했다.
[출처=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출처=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국민들의 우려도 크다. 영리병원 조건부 허가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와 관련한 청원글로 도배됐다. '제주도 영리병원 당장 철회하라', '의료 민영화를 막아주세요', '영리병원 개원 허가 철회해주십시오. 미국처럼 돈이 없으면 진료도 못 받게 될 수 있습니다.' 등 철회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이에 원희룡 지사는 내국인의 이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녹지병원을 철저히 관리·감독해 이를 어길 시 허가를 취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녹지병원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내국인 진료 금지’ 조건에 대한 소송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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