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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눈이 오면 날씨가 포근해진다?

최종수정 2018.12.07 13:44 기사입력 2018.12.0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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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오는 날은 어쩐지 날씨가 더 포근한 느낌이 드는데 이는 느낌 아니라 실제로 더 따뜻하다고 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눈이 오는 날은 어쩐지 날씨가 더 포근한 느낌이 드는데 이는 느낌 아니라 실제로 더 따뜻하다고 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강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겨울이 깊어 가면서 눈내리는 날도 점점 늘어나겠지요? 혹시 "겨울에 눈이 오면 날씨가 따뜻하다"는 말 많이 듣지 않으셨나요? 기온이 아주 낮아져서 추울 때 눈이 내리는데 눈이 오면 날씨가 따뜻하다고 하는 것이 맞을까요?

눈 내리는 날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은 기분 탓만은 아닙니다. 과학적으로 '맞는 말'입니다. 실제로 눈 오는 날은 평소보다 날씨가 포근한 경우가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눈과 비는 만들어지는 과정이 약간 다릅니다. 눈과 비를 만드는 구름은 작은 물방울들입니다. 이 물방울들이 뭉쳐 커지면서 무거워지는데 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공중에서 아래로 떨어져 내리는데 이 현상을 비라고 합니다.

눈은 비처럼 구름 알갱이가 모여서 만들어지지만 생성 원리가 약간 다릅니다. 구름을 이루고 있는 작은 물방울들은 온도가 낮아지면 얼음 알갱이로 변합니다. 이 얼음 알갱이들이 증발해 다시 수증기가 되고, 얼음 알갱이로 다시 뭉치는 과정이 반복되는데 얼음 알갱이에 수증기가 달라붙어 덩치가 점점 커지고 무거워지면서 아래로 떨어지는데 이 것이 눈입니다.
물은 기체인 수증기, 액체인 물, 고체인 얼음으로 존재합니다. 젖은 옷을 입고 있거나 몸에 묻은 물이 마를 때 한기를 느낀 적 있지요? 샤워하고 금방 나왔을 때 몸이 차가워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물이 증발하면서 체온이 낮아지는 현상입니다.

이렇게 물이나 얼음이 수증기가 될 때는 주변의 열을 빼앗아 가고, 반대로 수증기가 물이나 얼음이 될 때는 열을 방출합니다. 이 열을 승화열이라고 하는데 이 승화열 때문에 상대적으로 날씨가 따뜻해지는 것입니다. 1g의 눈이 만들어질 때 8㎉의 열에너지가 발생한다고 하니 눈이 많이 내리는 날은 확실히 따뜻할 것 같습니다.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에너지는 발생하거나 소멸하지 않고, 열·전기·자기·빛·역학적 에너지 등으로 형태만 서로 바뀔뿐 그 총량은 일정하다는 법칙입니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을 가장 잘 활용한 것이 에스키모인들이 사용하는 '이글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에스키모인들은 이글루에 일부러 물을 뿌리기도 합니다. 물을 뿌린 뒤 발생하는 승화열로 따뜻함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지요. 이글루를 만드는 얼음도 아직 공기를 많이 품고 있는 녹지 않은 눈으로 만드는데 이는 공기들이 내부의 열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입니다. 일부러 입구를 좁게 만드는 것도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한반도의 지리적 특성도 무시할 수 없는 조건입니다. 눈은 비와 똑같이 저기압일 때 내립니다. 우리나라의 겨울은 건조한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을 받는데 고기압이 위치할 때는 날씨가 맑고 춥습니다. 반대로 저기압이 위치할 때는 상대적으로 기온이 더 높아집니다. 대륙성 고기압의 영향을 크게 받지만 중국 남부 내륙에서 발달하는 온난한 고압대의 영향을 받기도 하지요.
눈 오는 날은 눈이 만들어지면서 주변에 열을 방출하기 때문에 더 따뜻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눈 오는 날은 눈이 만들어지면서 주변에 열을 방출하기 때문에 더 따뜻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우리나라 겨울의 특징이 '삼한사온'인 것처럼 고기압과 저기압이 주기적으로 번갈아 나타나는데 우리나라에 눈이 내리는 날에는 주로 남서쪽이나 서쪽에서 발달한 저기압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시베리아에서 발달한 고기압보다 덜 춥습니다. 우리나라 날씨의 특징이 눈 오는 날을 따뜻한 날씨로 바꾸기도 하는 것이지요.

복사냉각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지구는 태양복사 에너지에 의해 지표의 온도가 올라가는 만큼 밤에는 다시 온도가 내려가면서 냉각됩니다. 이처럼 대기와 지표면이 냉각되는 것이 복사냉각인데 지표면에서 그 현상이 가장 심하게 일어나며, 주로 맑고 바람이 약한 야간이 왕성하게 나타납니다.

눈 내리는 날은 대부분 구름이 많이 낍니다. 구름이 많이 낀 날에는 구름이 이불처럼 대기를 덮어줘 지표면이 보관하고 있던 열을 빼앗기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지면의 복사냉각의 영향을 덜 받는 것입니다. 그러나 눈이 내린 뒤 눈이 녹기 시작하면 다시 추워집니다. 눈이 녹으면서 주변의 열을 흡수하기 때문이지요.

눈송이의 크기에 따라 추위도 달라집니다. 눈송이가 작으면 춥고, 눈송이가 크면 따뜻합니다. 눈송이가 클수록 주변에 열을 많이 발산했기 때문이겠지요? 이와 마찬가지로 눈이 두텁게 쌓인 땅에서 씨앗이 더 잘 살아남는다고 합니다. 땅에 열을 덜 빼앗겨서 그렇다고 하는데 겨울철에 눈이 많이 오면 풍년이 든다는 말은 여기서 유래된 것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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