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탁류청론] 복합쇼핑몰 의무휴업, 골목상권 보호 위한 최소한의 울타리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된 1996년 유통시장 개방 이후,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급속한 골목상권 침탈은 지역자본의 역외유출, 지역경제의 선순환구조 왜곡 등 부작용을 낳으며 국가 경제의 건전한 성장발전을 저해하는 원인으로 꼽혀왔다.

1997년 유통산업발전법이 시행된 이후 대형마트, SSM이 골목상권에 진출해 영세 소상공인시장을 잠식했다. 복합쇼핑몰, 전문점 등 새로운 유통업태가 확산되면서 골목상권 소상공인 사업체 수는 크게 감소했다. 소매업 소상공인 사업체 수는 1996년 71만개에서 2013년 60만개로 줄어들었다. 오랫동안 골목상권 터줏대감 역할을 해온 소형슈퍼와 전통시장 숫자도 계속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부작용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문제제기가 전 사회적으로 부각되면서, 이를 정치권이 수용, 여야가 하나돼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내놔 2011년부터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지정의 근거가 마련됐다. 비록 한 달 중 이틀의 휴업이지만, 이 제도의 긍정적 효과는 상당하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2014년 10월에 발표한 '의무 휴업일 영향조사' 자료에 따르면, 서울, 대전지역 대형마트ㆍSSM 주변 소상공인 1500여명 및 주부 등 이용고객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소상공인들은 '대형마트의 의무 휴업일에 소상공인 점포의 매출액이 평균 10.4% 증가하고, 고객 수도 11.4% 증가했다'고 답한 바 있다.

이 조사에서는 주부 등 이용고객 45.5%도 '의무휴업일에 동네슈퍼 및 전통시장 등 대체 구매처를 방문했다'고 밝혀, 의무휴업제도가 전통시장 및 소상공인들의 매출 증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휴업일의 전통시장 평균 매출액이 대형마트의 정상영업일 대비 6.1% 높다는 조사도 있다. 여러 통계들이 일관되게 현재의 대형마트 의무 휴무제가 소상공인 활력 제고에 긍정적인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복합쇼핑몰, 프리미엄아웃렛, 전문점, 농수산물의 매출액 비중이 55% 이상인 대규모점포 등은 골목상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도 영업규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소상공인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유통산업발전법은 20대 국회 개원 이래 현재까지 총 28건의 개정안이 제출돼 계류 중이다.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 논의가 거듭되는 까닭은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의 시점, 대상, 절차 등의 측면에서 실효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대규모점포의 등록 이전 단계에 대한 규정이 없어 적절한 규제 시점을 놓치고 있고 새로운 유통업태가 등장했지만 대부분이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또 대규모점포의 개설자가 상권영향평가서를 작성하게 돼있어 절차상 한계가 있다. 대규모점포를 등록할 때 상권영향평가서를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공정성과 객관성의 문제가 노출되고 있다.

유통산업발전법은 골목상권을 제대로 보호하고 소상공인이 경쟁력을 갖춰 유통 대기업과 상생 발전할 수 있도록 개정해야 한다. 대규모점포 개설에 따른 상권영향평가서의 작성을 전문기관에 맡기고, 제출기한을 대규모점포 건축허가 이전으로 규정해야 한다. 대규모점포 등록제를 허가제로 전환해야 하고, 전통상업보존구역을 확대해야 한다.

여전히 심각한 우리 경제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공정 경제의 규칙을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울타리가 제대로 된 효용성을 발휘하도록 우리 사회의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임용 소상공인연합회 수석부회장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