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기온이 영하로 떨어졌습니다. 영하의 기온이 일상화되면 한강물이 어는 것이 뉴스가 되기도 하지요. 한강이 언다는 소식과 함께 수도관이 얼어서 파손됐다는 소식이 보도 되기도 합니다.
물은 0℃ 이하(영하)에서 고체인 얼음으로 변하고, 100℃ 이상에서는 기체인 수증기로 변합니다. 그 사이의 온도에서는 액체인 물과 증발해 수증기가 된 기체가 함께 존재합니다. 물은 뜨거울수록 가볍고 차가울수록 무겁습니다. 뜨거워지면 팽창하고, 차가워지면 수축하는 성질을 가졌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물의 독특한 성질 중 하나가 차가워지면 수축하지만 얼면 팽창한다는 사실입니다. 물은 온도가 0℃일 때까지 계속 수축해 얼음으로 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4℃까지는 수축하지만 4℃보다 차가워지면 다시 부피가 팽창하면서 얼음이 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의 밀도가 가장 높아지는 온도는 4℃, 정확하게는 3.98℃입니다. 이때 물의 밀도는 ㎥당 1000㎏인데, 얼음의 밀도는 917㎏/㎥입니다. 물이 얼면서 밀도는 9% 정도 작아지지만, 부피는 9% 정도 증가합니다. 밀도는 질량에서 부피를 나눈 값과 같기 때문에 질량이 일정한 상태에서 밀도가 줄면, 부피는 늘어날 수밖에 없지요.
이 때문에 밀도가 낮은 얼음이 물에 뜨게 됩니다. 얼음이 수면 위로 올라와서 어는 이유입니다. 만약 물이 차가워질수록 무거워지기만 한다면, 겨울에 물속은 점점 차가워져 차가운 물일수록 바닥으로 향하고 덜 차가운 물은 수면에 가까워지겠지요? 그러다가 더 추워지면 어떻게 될까요?
얼음이 물속부터, 바닥부터 얼게 되겠지요. 얼음이 물속에 있고, 그 위에 물이 있는 상태가 되면 스케이팅이나 얼음을 뚫고 빙어를 잡는 겨울낚시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종종 수도관이 얼어서 터졌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정확하게는 얼어서 터진 것이 아니라 수도관 속에 흐르는 물이 얼면서 팽창해 터진 것입니다. 병속을 꽉채워 물을 얼리면 병이 깨지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물이 얼면서 부피가 커져서 그런 것이지요.
그래서 수도관의 동파를 막기 위해서는 사용하지 않을 때는 수도관 속의 물을 다 빼놓거나 수도관을 보온테이프 등으로 감싸 얼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바닷물이 얼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닷물이 얼지 않는 것은 염분과 파도 때문입니다. 바닷물에는 2.5~3% 정도의 염분이 들어 있습니다. 염분 때문에 바닷물의 어는점은 영하 1.9℃ 정도로 내려가는데다 밀도가 가장 클 때의 온도도 4℃가 아닌 어는점 부근입니다.
어는점 부근의 차가운 바닷물은 계속해서 깊은 바닷속으로 가라앉습니다. 대양 대류 대순환(Oceanic Conveyor Belt)이 일어나고, 북극해 밑바닥의 해수 온도가 4℃보다 훨씬 차가운 것도 이 때문입니다.
소금은 녹기 위해 주위에서 열을 많이 빼앗아 주위 온도를 낮추기도 합니다. 그러나 소금이 녹은 바닷물은 소금에 포함된 잘 얼지 않는 성질의 염소 성분 때문에 왠만해서는 잘 얼지 않습니다. 게다가 출렁거리는 파도가 액체가 고체로 되는 것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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