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연차는커녕 수당도 못 받아요”…직장인 연차 여전히 ‘그림의 떡’

최종수정 2018.12.04 10:43 기사입력 2018.12.04 10:43

댓글쓰기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올해의 끝을 한 달도 채 남겨두지 않은 가운데 직장인 5명 중 4명은 올해 연차를 소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은 연차가 평균 5.7일에 달하지만 눈치가 보여 사용하지 못하고 있고 남은 연차에 대한 수당조차 제대로 받지 않는 경우도 있어 직장인들에게 연차는 여전히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인구직 회사 잡코리아가 직장인 304명을 대상으로 ‘연차 사용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79.4%가 연차를 모두 사용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평균 5.7일의 연차가 남아있었는데, 직급 별로는 주임·대리급이 6.2일, 사원 급이 5.8일 수준이었다. 이들이 연차를 사용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상사·동료 눈치(55.8%)’ 때문으로 나타났고, 그 다음으로는 ‘일이 너무 많다’는 답변이 41.7%를 차지했다.

중견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유모 씨(29)도 현재 남은 연차가 8일지만, 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유 씨는 “지난달 회사 에서 남은 연차를 소진하라고 요구했지만, 일이 많은 연말에는 휴가 사용이 어렵다”며 “일부 직원들은 휴가계를 내놓고도 출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2003년 ‘직장인들이 휴가를 제대로 못 쓰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연차 유급휴가 사용 촉진제도’를 도입했지만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당시 휴가는 돈으로 보상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직장인에게는 연차 사용을 보장하고, 사용자에게는 연차 수당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취지로 시행됐다. 회사에서 휴가 사용 기간 만료 6개월 전, 근로자에게 남은 연차를 사용하라고 요청하고, 만약 회사가 부여한 연차를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회사의 금전 보상 의무가 면제되는 제도다.
그런데 이 제도에도 문제점은 있다. 회사 측에서 ‘금전 보상 의무 면제조항’을 악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근로자가 현실적으로 휴가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임에도 회사 측에서는 휴가 사용을 요청한 사실이 있기 때문에 보상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하지만 연차 휴가 미사용 수당을 계산해보면 꽤 큰 금액이다. 우리나라 평균 월급 335만원, 1일 근로 시간 8시간 기준, 1일 통상 임금은 12만8229원. 소진하지 않은 평균 연차 5.7일로 수당을 계산했을 때, 회사로부터 근로자가 받아야 하는 금액은 73만원에 달한다.

때문에 해당 조항에 대한 직장인들의 불만이 크다. 유 씨는 “회사에서는 남은 휴가를 사용하라고 했음에도 연차를 소진하지 못한 책임은 근로자에게 있다는 식”이라며 “회사 측에서는 남은 연차를 보상하지 않아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실제로 직장인 59.9%는 유 씨와 같이 사용하지 못한 휴가에 대한 수당이나 보상 휴가 없이 소멸된다고 답했다.

다만 고용노동부 측은 해당 조항을 악용한 경우에는 연차휴가 미사용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용자가 사용촉진조치를 이행했더라도, 근로자가 해당 휴가일에 출근을 했거나 혹은 근로자가 휴가를 못 가도록 압박한 경우에는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 노동부의 설명이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