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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해경 본부의 200억 짜리 방황'

최종수정 2018.12.02 08:43 기사입력 2018.12.02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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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인천 송도로 '환원'
3년새 2차례나 이전 거듭하면서 예산 200억원대 소모
비용, 효과 고려 않은 정치적 판단 때문

지난달 24일 해양경찰청 송도 청사에서 진행된 관서기 게양식. 사진제공=해양경찰청

지난달 24일 해양경찰청 송도 청사에서 진행된 관서기 게양식. 사진제공=해양경찰청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최근 마무리된 해양경찰청 본부의 인천 송도 이전과 관련해 총 200억원대의 예산이 낭비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참사 '희생양 삼기', 문재인 정부의 표심 사기 등 정치적 판단으로 인해 중앙행정기관이 소재지를 2년3개월새 두 차례나 이전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정작 중앙행정기관의 청사 이전시 고려해야 할 비용ㆍ효과 등에 대해선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해경 본부는 2016년 8월 세종시로 이전했다가 27개월 만인 지난달 27일 인천 송도국제도시내 옛 청사로 공식 복귀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200억원대의 비용이 들어갔다는 것이다. 일반 행정 기관이 이전할 경우엔 예산이 많아 봐야 10억~20억원에 그치지만, 해경 본부의 이번 이사엔 3~4배 많은 69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전국 바다의 선박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고 영상ㆍ데이터 통신이 가능한 위상 배열 안테나 등 전산ㆍ통신 시스템을 이전하는 데 특수 차량을 동원해야 한다. 복잡한 첨단 장비들이라 뜯어 내고 재설치하는 데에도 비용이 많이 든다.

여기에 기존에 송도 청사에 입주해 있던 중부지방해양경찰청과 인천해양경찰서가 자리를 비켜주는 데 47억원이 들어갔다. 해경 본부 이사 예산과 합치면 총 116억원의 예산이 직접적으로 투입됐다. 2014년 세월호 참사 후 해체돼 국민안전처로 편입되는 바림에 2016년 8월 안전처의 이전시 세종시로 따라 내려갔을 때 썼던 예산 87억원도 고려하면 총 203억원의 재정이 들어간 셈이 된다.

더 큰 문제는 이처럼 막대한 예산이 들어감에도 이전 결정 과정에서 '정치 논리'만 난무했다는 것이다. 해경이 인천으로 '환원'하는 결정 과정에서 정부는 중앙행정기관간 연계ㆍ협업 저해 여부, 직원들의 사기, 미래 환경의 변화 등 행정에 미칠 영향이나 보완·고려해야 할 점, 기존 세종청사 잔류시 보다 어떤 점이 나은 지 등에 대해 객관적인 연구ㆍ조사ㆍ분석을 전혀 하지 않았다. 오직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공약으로 내세웠다는 게 전부였다. '표심'을 얻기 위해 대규모의 예산이 들어가고 행정 효율이 저해되는 중앙행정기관 이전을 정치권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해 버린 것이다. 겉으론 '서해 중국 어선 불법 조업의 효과적인 단속'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정작 해경이 인천을 떠나 세종시에 소재했던 2년3개월간 해당 업무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문재인 정부 뿐만이 아니라 박근혜 정부도 책임이 크다. 해경이 애초 세종시로 내려가게 된 이유 자체가 해경을 세월호 참사 수습을 위한 '희생양'으로 삼아 해체해 국민안전처에 편입시켜 버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에 기인했기 때문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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