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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롯데 '쇼핑 빅데이터'로 '유통등급'만들어…은행 대출 돕는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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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멤버스, 쇼핑 이력 기반으로 한 '유통등급' 만들어
신용등급 평가 보조수단으로 활용 계획

은행권과 제휴해 '갚을 능력 있지만 대출 어려운 저신용자' 돕는 것이 목적

내년 상반기 상용화 계획…"'착한 빅데이터' 기반으로 한 서비스"


[단독] 롯데 '쇼핑 빅데이터'로 '유통등급'만들어…은행 대출 돕는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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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2019년 8월 어느날, 연봉 7000만원을 받으며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씨는 급하게 목돈이 필요해 제2금융권인 보험사 신용대출을 신청해 썼다가 낭패를 당했다. 두 달 만에 다 갚았지만 김씨의 신용등급은 순식간에 1등급에서 5등급까지 내려갔다. 종종 대출로 자금을 융통하는 김씨는 난감했다. 당장 모바일은행 대출 한도가 줄고 이자도 높아졌기 때문.

그런데 얼마 전 해결책을 찾았다. 대출을 실행하다 뜬 팝업창에 '롯데 유통등급 조회 동의 시, 등급에 따라 대출 우대 혜택이 제공된다'는 안내가 나왔다. 평소 롯데백화점을 자주 찾았고, 롯데 통합 멤버십인 엘포인트도 꼼꼼히 챙기던 터라 고민하지 않고 '동의합니다'를 꾹 눌렀다. 1분 후 스마트폰 화면에 다시 찍힌 조회 한도와 이자율 숫자를 확인하고서야 김씨는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롯데가 고객들의 쇼핑 이력 빅데이터를 대출 신청자의 신용평가 보조수단으로 활용하는 사업을 시작한다. 빚을 갚을 능력은 있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5~7급)들이 롯데가 만든 '유통등급'에 따라 금리, 대출 한도 등의 혜택을 받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빅데이터 전문기업 롯데멤버스는 내년 상반기 중 롯데 통합 멤버십인 '엘포인트'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신용 평가 보조지표인 유통등급을 만든다. 유통등급은 거래 규모, 제휴사, 거래 수단 등을 통해 매기는 것을 검토 중이다. 평소 거래액이 많을수록, 백화점ㆍ면세점ㆍ호텔ㆍ여행ㆍ음식료(F&B)와 같은 프리미엄 제휴사를 자주 이용할수록, 현금ㆍ체크카드ㆍ신용카드 같은 결제수단을 다양하게 쓸수록 유통등급이 높아지는 식이다.

유통등급은 롯데와 제휴를 맺은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의 신용평가에 활용된다. 유통등급을 도입한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고객이 정보 제공에 동의하는 경우 등급에 따라 금리ㆍ한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 롯데 멤버스 관계자는 "예를 들어 직장이 있어도 카드 값을 연체한 적이 있거나, 자동차를 할부로 구매했거나,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으면 '신용등급 5~7급'으로 떨어지게 된다"며 "이런 고객들이 유통등급이 높다면 구제 받을 수 있도록 '착한 빅데이터' 콘셉트로 만든 사업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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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정보는 롯데멤버스에서 고객들의 엘포인트 적립ㆍ사용 내역을 통해 수집한다. 엘포인트의 '액티브 유저(실제 사용자)'는 약 2000만명에 달한다. 롯데멤버스는 제휴를 맺은 은행과 협의해 신용등급 우량고객도 우대해 줄 계획이다. 신용등급은 물론 유통등급까지 높은 고객들에겐 이자율 우대, 수수료 인하, 대출 한도 추가 확대 등을 제공하는 방안을 들 수 있다.

황윤희 롯데멤버스 빅데이터부문 상무는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물건을 구매한 후 엘포인트를 적립하고,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누르며, 검색창에서 아이템을 검색하는 행동은 모두 고객이 발생시키는 빅데이터"라며 "이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하는 것이 우리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금융업계에 유통 빅데이터 적용 사업을 시작으로 레저, 문화까지 빅데이터 비즈니스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롯데그룹이 빅데이터를 이용한 신용평가 활용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지난달 경영 일선에 복귀한 신동빈 회장의 '디지털 롯데'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유통ㆍ식품 계열사 영역에 인공지능(AI), 스마트팩토리, 빅데이터, 가상현실(VR) 등을 도입해 생산ㆍ판매ㆍ서비스까지 지능화ㆍ자동화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신 회장은 경영진 회의 때마다 "4차 산업혁명기를 맞아 디지털 전환을 통한 뉴롯데 구현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올해 초 사장단 회의에서도 "디지털로 탈바꿈하자"는 과제를 던졌다. 일본 출장을 마치온 직후였던 지난 13일에는 롯데정보통신이 개최한 '디지털혁신 생태계' 세미나에 참석하기도 했다. 신 회장이 이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롯데가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행보로 보고 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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