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 찾아 국내외 험지 다니며
한약재 관련 서적 집필
30년 모은 사진 DB화 계획도
[한국의 백년가게] ⑫백초당한약방
그는 한약재 소매 판매에 그치지 않고 연구에 골몰했다. 누구보다 한약재를 잘 알아야 제대로 된 처방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신 대표는 "약초에 대해서 연구한 지 30년정도 됐다"며 "가게 문을 열때 약초에 대해서는 내가 최고가 돼야 겠다고 생각했다. 노력과 정성을 알아본 손님들이 계속 찾아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약재 연구에 골몰한 신 대표의 처방은 생활과 맞닿아 있다. 그는 "동의보감에서는 약재를 설명하기 전에 곡물, 채소, 과일 등의 효능을 먼저 밝히고 음식과 약은 근원이 같다고 했다"며 "처방을 할때는 약재 뿐만 아니라 먹는 음식에 대해서 같이 설명한다. 쌀, 보리, 배추, 무 등도 크게 보아 한약재"라고 말했다.
신 대표가 동의보감, 한약집성방 등 옛 한방문헌을 약초 사진들과 쉬운 설명을 곁들여 재탄생시킨 서적만 3권이다. 우리 약초 바르게 알기, 향약집성방의 향약본초, 약초사진으로 보는 동의보감 등이다. 보이지 않는 희생이 뒤따랐다. 한약재 관련 집필을 계획한 1988년부터 계절을 가리지 않고 제주도, 울릉도, 백두산 등 국내는 물론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등 해외의 험지도 다녔다. 오로지 약초를 찾아 험난한 지형을 오르고 또 오르며 여름에는 뱀, 가을에는 벌에 무수히 위협받아야 했다. 신 대표는 "한의학은 예방의학으로서 양학과는 또 다른 가치를 지니고 있다"며 "하지만 한의학의 기본이 되는 약재에 대한 연구와 자료 수집은 미흡했다. 후세에 어떤 한약재가 어떻게 생겼는지 조차 알려주기 힘든 실정이었다"고 책을 쓴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신 대표는 여전히 약재 연구에 목말라 했다. 약재 관련 서적뿐만 아니라 온라인을 통해 누구나 한약재를 찾아보고 공부할 수 있도록 디지털화하는 게 꿈이다. 신 대표는 "한의학을 공부하려는 이들은 누구나 쉽게 접근해 약초가 어떻게 싹을 틔우고 꽃과 열매를 맺는지, 한약재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으면 한다"며 "30여년간 찍은 1만5000장의 약초 사진을 데이터베이스(DB)화 시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창업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정직과 성실을 강조했다. 기본적인 덕목이지만 손님을 설득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정직하고 성실히 가게를 운영해야 나를 믿고 가게를 찾는 '내 사람'을 많이 만들 수 있다"며 "백초당한약방은 아버지와 아들, 시어머니와 며느리 등 대대로 이어지는 손님이 많다. 손님 하나하나를 허투루 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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