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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혜경궁 김씨' 논란 정치 후폭풍…이재명은 사도세자가 될까 정조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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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요즘 버겁다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내가 제일 잘하는 건 참는 거?"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씨가 2017년 7월 지상파 TV의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2 - 너는 내 운명'에 출연해 토로한 심경은 예사롭지 않았다. 정치인 남편을 내조하는 아내의 심정은 가시밭길을 연상시켰다. 그로부터 1년 뒤 '아내 김혜경'은 물론이고 '남편 이재명'도 정치적으로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경찰은 트위터의 '혜경궁 김씨(@08__hkkim)' 계정주를 김씨로 보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김씨의 사법 처리에 관한 공은 검찰로 넘어간 상태다.

김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과 명예훼손이다. 김씨는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경선 과정에서 트위터 계정(@08__hkkim)을 사용해 '전해철 전 예비후보가 자유한국당과 손잡았다'라는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만약 일부 혐의가 법원에서 유죄로 인정되더라도 이 지사의 당선은 무효가 되진 않는다. 다만 도덕적, 정치적 후폭풍이 몰려올 것으로 보인다.

남편인 이 지사는 사면초가에 몰렸다. 풍운아이자 이단아로 불리는 이 지사의 인생은 시련과 도전의 연속이었다. 김씨는 곁에서 항상 묵묵하게 내조하며 남편을 경기도지사이자 여당의 유력 대권주자로 키우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예사롭지 않았다. 1990년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유학을 준비하던 김씨는 이 지사를 만나 6개월 만에 결혼했다. 김씨는 결혼 과정에서 이 지사의 '문제점'을 별로 개의치 않았다고 한다. 이 지사는 사법시험에 합격한 변호사였지만 산업재해로 6급 장애 판정을 받은 상태였다. 또 집안이 가난해 검정고시를 패스한 흙수저 출신이었다. 이 지사는 자신의 장애를 고백하자 별일 아니라는 듯 넘어간 아내의 모습에 마음의 상처가 치유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지사가 받은 첫 '내조'인 셈이다.

피아니스트를 꿈꾸던 김씨의 인생은 결혼으로 180도 달라졌다. 이 지사는 그 시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 인권 변호사로 성남을 무대로 활동했다. 그렇게 운명의 장소인 '성남'과 인연을 맺게 됐다.

이 지사의 첫 정치적 도전지도 성남이었다. 그는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단수 공천으로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해 낙선했다. 당시 김씨는 이 지사의 출마를 놓고 '이혼하겠다'라고 으름장을 놓으며 말렸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남편의 정치 경력이 길어지자 헌신적으로 내조하는 '정치적 동반자'로 변신했다.

김씨는 '조용한 내조'를 펼쳤다. 피아노를 전공한 김씨는 이 지사의 성남시장 재임 시절 적극적인 대외 활동보다 문화와 예술, 여성 문제에 관심을 보였다. 평소 지역사회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해왔다. 4ㆍ16 세월호 참사 당시 팽목항에서 홀로 자원봉사를 하는 모습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 대표적이다.

그랬던 김씨의 내조 스타일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를 통해 180도 바뀌었다. 각종 방송에 출연하고 언론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전국을 누비며 남편의 지지를 호소했다.

달라진 김씨의 내조 스타일은 이 지사에게도 큰 도움이 됐다. '싸움닭' '독설가' 등 강경한 이 지사의 이미지가 김씨로 인해 많이 부드러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두 사람이 함께 출연한 '동상이몽2 - 너는 내 운명'에서는 나이에 맞지 않는 애정 표현이 화제가 됐다. 이 지사에 대한 호감도가 크게 상승한 것은 물론이다.

높아진 여론의 주목도는 역풍을 몰고 왔다. 혜경궁 김씨 논란은 물론이고 지난 8월 이 지사의 친형인 고(故) 이재선씨의 딸에게 김씨로 추정되는 여성이 욕설을 내뱉는 음성 파일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유포돼 한바탕 곤혹을 치렀다.

고락을 함께해온 두 사람이 이번에도 위기를 함께 벗어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부부는 위기 때마다 함께 손을 잡고 헤쳐나갔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이 지사가 '여배우 스캔들'로 곤혹을 치르자 김씨는 남편의 유세에 동행하며 변함없는 부부애를 과시했다. 이 지사도 유세 때마다 "아내 김혜경도 함께 왔다"고 말하며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 지사는 이번에도 아내와 함께 위기를 정면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의 발표 이후 "때리려면 이재명을 때리시고 침을 뱉어도 이재명한테 뱉으십시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두 사람은 이제 정치적 동지를 넘어 생사를 함께 헤쳐가는 전우가 된 것이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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