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수장에 티에리 볼로레, 전권 부여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프랑스 르노가 일본 검찰에 자금유용 혐의로 체포된 카를로스 곤 회장의 해임을 보류했다. 대신 티에리 볼로레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곤 회장과 동일한 전권을 가진 부 최고경영자(CEO)로 임명, 임시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곤 회장의 해임이 보류된 데는 일본의 사법절차만으로 증거없이 해임할 수 없다는 대주주 프랑스 정부의 의사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르노는 20일(현지시간) 밤 이사회를 개최해 이 같이 확정했다. 올해 55세인 볼로레 신임 부CEO는 2012년 르노에 합류한 후 글로벌 산업, 품질, 패키징 등을 책임져왔으며 사실상 곤 회장의 후계자로 꼽혀온 인물이다. 이사회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임시 회장으로는 필리페 라가예트를 지명했다.
앞서 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곤 회장이 일본 검찰에 체포된 직후 세금문제를 즉각 조사했으나 프랑스에서는 특별히 문제될 만한 것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곤 회장의 체포 배경에 르노측 프랑스 경영진과 일본 경영진 간 마찰, 르노와 닛산 간 합병을 둘러싼 알력싸움 등이 있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와도 무관하지 않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곤 회장이 일본 검찰에 체포되기 전 르노와 닛산의 합병을 계획 중이었다"며 "닛산측은 이를 반대하며 합병을 막기 위한 길을 찾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르노가 일본측이 제기한 곤 회장의 금융상품거래법 위반 혐의에 어떻게 대처할 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현재 프랑스측에 치우쳐져있는 얼라이언스 경영진 구성이 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사태로 관련 회사의 주가가 폭락하는 등 후폭풍이 커지자, 이날 르 메르 장관은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과 공동명의의 성명을 통해 "르노와 닛산의 전략적 동맹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아직 이사회를 개최하지 않은 닛산과 미쓰비시는 이미 곤 회장의 해임방침을 발표한 상태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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