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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곤의 미제수첩]③신정동 연쇄살인사건…단서는 ‘엽기토끼’

최종수정 2020.09.04 11:36 기사입력 2018.11.2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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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차 피해자 모두 사망, 시신 모두 마대에 담겨 끈으로 묶여
피해자들 모두 복부 폭행 흔적…전문가 “한 사람이 저질렀을 가능성 높아”
3차 피해자 생존 “신발장에서 토끼 모양 스티커 봤다”

사진=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사진=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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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지난 2005년 6월6일, 2005년 11월20일, 2006년 5월31일에 각각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 당시 사건을 담당한 형사는 이같이 말했다. 이 사건은 신정동 일대에서 연속적으로 일어난 살인사건으로, 일명 ‘신정동 연쇄살인사건’이라 불린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절대 초범이라고 생각 안 합니다”


지난 2015년 10월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신정동 연쇄살인사건의 마지막 퍼즐’을 보도했다. 부제는 ‘엽기토끼와 신발장’이었다.


세 번째 피해자가 반지하 주택에서 납치됐다가 도망친 뒤 신발장 뒤에 숨어있을 때 신발장에서 마주한 것이 ‘엽기토끼’ 스티커였다는 것에서 비롯됐다.


신정동 연쇄살인사건 첫 희생자.사진=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신정동 연쇄살인사건 첫 희생자.사진=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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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사건, “쌀 포대 두 개로 위아래 뒤집어씌우고…”


최초 사건은 지난 2005년 6월6일 발생했다. 피해자는 당시 20대 후반의 회사원으로 오후에 감기증세가 있어 병원을 가는 도중에 납치당하고 살해당했다.


당시 시신을 목격한 경찰은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 “발견 당시 그 시체의 모양은 쌀 포대 두 개로 위아래를 이렇게 뒤집어씌우고 노끈으로 묶어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람을 놓고 봤을 때 쌀 포대 두 개로 머리에서부터 허리까지 하나 씌우고 하나는 다리를 꺾은 상태에서 밑에서부터 다리서부터 허리까지 씌워서 마치 사람 아닌 것 처럼….”이라고 부연했다.


부검 결과 사인은 경부압박 질식사였다. 특히 속옷이 반 벗겨진 상태로 걸쳐져 있었고 피해자의 음부에 종류가 다른 생리대 두 개 와 휴지 말린 것이 삽입되어 있었다.


또 피해자 가슴에서 치아 흔적이 발견되면서 성폭행도 의심되었으나 정액반응이 음성으로 나와서 범인을 유추해 낼 수는 없었다.


tvN 드라마 ‘시그널’은 신정동 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다룬 사건을 제작하기도 했다. 2차 피해자의 경우 얼굴이 검은 비닐봉지로 싸여 있었다. 사진=tvN  캡처

tvN 드라마 ‘시그널’은 신정동 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다룬 사건을 제작하기도 했다. 2차 피해자의 경우 얼굴이 검은 비닐봉지로 싸여 있었다. 사진=tvN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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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사건, “야외용 돗자리에 시체를 둘둘 말아서 노끈으로 묶고…”


두 번째 피해자는 사건 당시 40대 주부로, 첫 번째 사건 발생으로부터 6개월 이후인 2005년 11월20일에 발생했다.


피해자는 친정집에 간다며 집을 나간 이후로 연락이 끊겼다. 피해자가 마지막으로 확인된 모습은 신정역 에스컬레이터 폐쇄회로(CC)TV였다.


당시 시신을 확인한 경찰은 “야외용 돗자리에 시체를 둘둘 말아서 노끈으로 묶고 김장할 때 깔아서 쓸 수 있는 그런 비닐봉지로 한 번 더 싸여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안에 검은색 비닐봉지로 얼굴을 가렸고 다리도 꺾여 있었고 노끈으로도 묶고 전기선으로도 묶고 그다음에 나일론 끈으로도 묶고….“라고 부연했다.


신정동 연쇄살인사건 피해자들. 1차 피해자(좌) 2차 피해자(우)사진=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신정동 연쇄살인사건 피해자들. 1차 피해자(좌) 2차 피해자(우)사진=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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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매듭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전문가는 특이한 매듭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정민영 한국산악회 해외산악이사는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범인의 매듭 방번은) 매듭을 좀 아는 사람이 쓰는 매듭이라고 보이고요 이거는 뭔가 박스나 이런 묶는걸 많이 해본 사람이다”며 “제가 봤을 때 박스 포장을 많이 한다든지 폐지 같은거 모아서, 묶어가지고 정리를 해 놓는다는지 그런쪽 일을 하는 사람 같다”고 분석했다.


사인은 1차 피해자와 같은 경부 압박 질식사이고 복부의 출혈 등으로 폭행의 흔적이 있었다. 전문가는 동일범의 소행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유성호 서울대 법의학 교수는 1·2차 피해자에 대해 “ 놀랍도록 유사한 부분이 있다. 특이한 게 후복막강에 출혈이 있다는 건데 후복막강이라는 건 흔히 말하면 등 쪽이다”며 “이게 만약 전혀 다른 사람이 범인이어서 각각의 독립적인 범행이었다고 보면 너무나 유사점이 많아서 한 사람이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만큼 유사점이 많다.”고 분석했다.


사진=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사진=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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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번째 사건, “신발장 앞에 토끼 같은 스티커가 붙어있었어요”


세 번째 사건은 2006년 5월31일 벌어졌다. 당시 피해자는 가까스로 도망 나와 목숨을 건졌다.


당시 범인들이 있던 한 다세대 주택에서 나와 신발장 뒤로 몸을 피한 피해자는 눈앞에 ‘엽기토끼’ 스티커가 있었다”며 “신발장 앞에 토끼 같은 스티커가 붙어있었어요”라고 말한다. 이후 해당 사건은 일명 ‘엽기토끼 사건’으로도 불리고 있다.


사건 발생 당일 피해자는 서울 목동 오거리에서 친구와 만날 목적으로 택시를 타고 가고 있었는데 휴대폰 게임을 하느라 목적지를 지나 신정역에서 내렸다.


이후 목동 오거리로 걸어가려는 순간 모르는 남성이 “잠깐 와봐”라며 피해자에게 접근했다. 피해자는 바로 무시를 했지만, 범인은 피해자의 손을 낚아채며 피해자에게 붙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피해자는 “어떤 사람이 저한테 말을 걸어요. 잠깐 와 보래요. 그래서 제가 안 갔어요, 안 갔는데 갑자기 손을 확 낚아채더라고요. 그때부터 따라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는 고함을 질러 도움을 요청했지만, 범인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여자친구인데 술을 많이 먹었는데 말을 안 듣는다”고 말하며 결국 인근 다세대 주택으로 피해자를 끌고 갔다. 당시 피해자는 범인이 옆구리에 커터칼을 들이대고 끌고 갔다고 증언했다.


한편 이렇게 끌려간 피해자는 한 다세대 주택 반지하로 끌려갔다. 이 과정에서 범인은 피해자의 눈을 가리고 집 안으로 끌고 들어간다.


피해자 증언에 따르면 범인은 바지를 벗으려고 했고, 화장실에 가려고 했다. 피해자는 이 틈을 이용해 문밖으로 나와 해당 주택 2층 신발장 뒤로 숨는다. 신발장 뒤로 숨은 피해자는 신발장 옆에 부착된 스티커를 목격한다.


이때 두 명의 남성이 나와 피해자를 다급히 찾았지만, 범인은 피해자를 찾지 못한다. 당시 상황에 대해 “한 사람이 나오고 한 사람이 또 나왔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증언에 따르면 신정동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는 1명이 아닌 최소 2명이 되는 셈이다.


숨죽인 채 도망갈 기회를 노리던 피해자는 범인의 감시를 피해 밖으로 나와 15~20분을 달려 인근 초등학교로 숨어든다. 이후 남자친구에게 전화해 경찰에 도움을 요청, 목숨을 건진다.


신정동에서 6개월 간격으로 살인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세 번째 피해자가 목숨을 건지면서 수사는 활기를 띠는가 싶었지만, 피해자는 납치 당시 눈이 가려져 있었고, 극심한 트라우마 등으로 인해 범행 장소인 반지하 주택 위치에 대해 전혀 기억을 못했다.


다만 피해자는 납치되어 있을 때 눈을 떠보니 “끈 같은 것이 많이 보였다”고 증언했다. 앞서 1·2차 피해자 시신들은 마대 자루 같은 것에 담겨 버려져 있었고 모두 매듭이 묶인 채 버려져 있었다. 종합하면 3차 사건의 범인 역시 앞서 사건의 용의자와 공통점이 있는 셈이다.



사진=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사진=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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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발장에 엽기토끼를 본 기억이 난다”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직후 10여 년 전 그곳 근처 모 피자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했다는 한 네티즌인 ‘그것이 알고싶다’ 게시판에 “아르바이트하면서 엽기토끼 스티커가 붙어 있는 신발장이 있는 이층집에 배달을 갔던 기억이 난다.”며 다음 로드뷰 사진을 올린다.


그는 “10년 전이면 18살이었고 그때는 피자 가게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이라며 “신발장에 엽기토끼를 본 기억이 얼추 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 번째 피의자가 반지하에서 2층으로 올라가셨다는데 2층 배달을 갔던 기억이 있다”며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나름 더듬어도 보고 네이버, 다음 거리뷰 보고 추측해서 (지도 사진을) 첨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반지하, 화분, 신발장 등의 기억을 조합한 것이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집 근처에서 피해가 발생했다는 게 참으로 안타깝다. 참고 바라며, 부디 꼭 (범인을) 잡아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2015년 12월8일 이 사건 해결에 다시 팔을 걷어붙였다. 살인죄 공소시효를 폐지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이 사건은 현재 서울지방경찰청 미제사건팀에서 수사를 하고 있다. 범인은 여전히 검거되지 않은 상태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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