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파푸아뉴기니 포트모르즈비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하우스에서 열린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앞서 각국 정상들이 공식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중 벌어진 중국의 무례한 행동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중국 외교의 민낯과 실체를 드러낸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APEC 정상회의 공동성명을 준비 중이던 정상회의 개최국 파푸아뉴기니 외무부 장관 집무실에 중국 대표단이 진입을 시도했다.
림빈크 파투 파푸아뉴기니 외무부 장관은 중국 대표단의 면담을 거절했다. 중국 대표단과 혼자 만나 협상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중국 측이 행동에 나섰고 결국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는 주요 국가 정상들이 모이는 외교행사에서 있을 수 없는 사고다.
중국이 무리수를 둔 것은 공동성명 초안에 “불공정한 무역관행 등을 포함한 보호무역주의와 싸우는 데 동의한다”는 대목 때문이었다.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들이 찬성한 이 문구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판단 하에 저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사안은 중국이 갈등 해소를 위해 대화 보다는 완력을 쓰려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를 남기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은 물론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충돌 위험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자신들의 이익이 훼손된다 판단하면 언제든 무력을 꺼내 들 수 있다는 예고편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채널뉴스아시아는 중국 고위 관료가 각국간 이해 관계가 얽힌 행사에서 소동을 일으킨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지난 9월 열린 태평양 제도포럼(Pacific Islands Forum)에서도 중국 대표단은 자신들의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 무례한 행보를 서슴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바론 와카 나우루 공화국 대통령이 “중국은 우리의 친구가 아니다.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우리를 필요로 할 뿐이다”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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