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삼바 중징계] 증선위 결론에 삼바 행정소송…숨죽인 바이오(종합2보)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증선위 ‘고의’ 분식회계 결론에 삼바 ‘깊은 유감’ 표명…바이오업계 후폭풍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겸 증선위원장이 14일 서울 종로구 서울정부청사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 제재 조치 안 등 증권선물위원회 정례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겸 증선위원장이 14일 서울 종로구 서울정부청사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 제재 조치 안 등 증권선물위원회 정례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14일 정례회의를 열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에 대해 ‘고의’ 분식회계로 중징계 결론을 내리면서 장장 2년여에 걸쳐 진행됐던 분식회계 논란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삼성바이오 측이 증선위 결정에 유감을 표명하고 행정소송 제기 등 적극 대응에 나서면서 후폭퐁이 거셀 전망이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장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회계처리기준을 고의로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2014년 회계처리와 관련해서는 중과실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는 금감원이 증선위에 제출한 재감리 조치안을 대부분 받아들인 결과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 주식은 코스피 시장에서 당분간 매매 정지된다. 또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 폐지 실질심사를 받게 됐다.

증선위의 중징계 결론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즉각 입장문을 발표하고 대응마련에 나섰다.

◆삼성바이오 “기업회계기준 위반하지 않았다”= 삼성바이오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 회계처리 논란으로 인해 혼란을 겪으신 투자자와 고객들께 사과 드린다”면서 “그러나 당사의 회계처리가 기업회계기준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는 “2016년 한국공인회계사회 위탁감리에서 뿐만 아니라 금감원도 참석한 질의회신 연석회의 등으로부터 공식적으로 문제 없다는 판단을 받았다”면서 “또 다수의 회계전문가들로부터 회계처리가 적법하다는 의견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선위가 오늘 삼성바이오의 회계처리가 고의에 의한 회계처리기준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증선위의 오늘 결정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며, 소송에서 반드시 진실이 규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회사는 소송에 적극 대응하는 동시에, 사업에 더욱 매진해 회사를 믿고 투자해 준 투자자와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표이사 해임 권고 조치에 대해 삼성바이오 관계자는 “대표이사 해임 권고는 말 그대로 권고사항”이라면서 “주주총회 안건에 상정돼 해임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바이오업계 ‘성장 발목 잡힐까’ 우려= 바이오업계는 속도전이 생명인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에서 증선위가 삼성바이오에 중징계를 내리면서 산업 성장에 발목 잡힐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바이오시밀러 업체 한 고위 임원은 “경쟁사보다 빠른 제품 출시를 기반으로 글로벌 점유율 확장에 나서야 할 시기에 삼성바이오가 중징계를 맞게 되면서 성장에 큰 걸림돌이 생긴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임원은 “과거 잘못은 그 당시 바로 잡아야 했다”면서 “삼바사태는 기업들이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경영하기 힘든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꼬집었다.

한 바이오업체 관계자는 “삼바가 수위가 높은 중징계를 받게 된 데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지금처럼 모호한 규정과 해석에 대한 책임을 기업에만 전적으로 전가하게 되면, 기업 경영은 더욱 위축되고 불확실성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는 기업의 연구개발 및 투자를 위축시키고 증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설명이다.

이어 “현재 많은 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현 금융당국에 만연해 있는 반기업정서가 미래성장산업의 발목을 잡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 바이오벤처 관계자는 “바이오주는 금융감독원의 연구개발비 테마감리 이슈 이후 보수적 회계 기준을 적용하면서 수익성 감소에 직면했다”면서 “삼바 사태로 바이오섹터 주가가 동반하락하면서 이중고를 겪었는데 이번 중징계로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될까 두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2년여를 끌었던 삼성바이오 사태가 일단락되면서 바이오업계 전반에 끼쳤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측면에서는 안도하는 분위기도 있다. 또 다른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기업 경영의 큰 애로점은 바로 불확실성”이라면서 “삼성바이오가 중징계를 받게 됐지만 어쩄든 2년여를 끌어온 삼바 사태가 최종결론이 나와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점은 향후 바이오업계에 나쁜 뉴스만은 아닐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 충격 불가피…증권가 “상장폐지는 되지 않을 것”= 금융위에 따르면 증선위는 이날 오전 9시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장 주재로 정례회의를 열고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삼성바이오 재감리에 따른 제재 조치안 심의에 착수했다. 증선위는 관료인 김용범 증선위원장·김학수 증선위 상임위원과 민간위원인 조성욱 서울대 경영대 교수·박재환 중앙대 경영대 교수·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5명으로 구성됐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가 2015년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삼성에피스)에 대한 회계처리 방식을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꾸는 과정에서 고의 분식회계가 있었다며 검찰 고발 등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삼성바이오는 회계처리 변경으로 2011년 설립 후 적자를 지속해 오다가 2015년 1조9049억원의 흑자기업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는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모든 회계처리를 적법하게 이행해왔다면서 적극 혐의를 부인해왔다.

앞서 지난 7월 증선위는 분식회계 안건을 심의하면서 삼성바이오가 삼성에피스 합작회사인 바이오젠사와 맺은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 공시를 고의로 누락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증선위는 회계처리 변경의 적절성에 관해서는 판단을 보류한 채 금감원에 2015년 이전 회계처리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재감리를 요청했다. 이후 금감원이 재감리를 마무리하자 지난달 31일 심의를 재개했다. 특히 이번 증선위 심의 전에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의 분식 정황’을 보여주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 문건을 공개하면서 변수로 떠오르기도 했다.

증선위가 고의 분식회계로 인정하면서 한국거래소는 삼성바이오를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대상에 올려 즉시 주식 거래를 정지시켰다. 그러나 상장 폐지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중호 KB증권 팀장은 “5조원대 사상 최대 규모의 분식회계로 제재를 받은 대우조선해양도 상장 폐지되지는 않았다”면서 “시장의 일각에서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의 대상으로 결정돼 거래정지가 풀릴 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는 만큼 사태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하이브 막내딸’ 아일릿, K팝 최초 데뷔곡 빌보드 핫 100 진입

    #국내이슈

  •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세상에 없는' 미모 뽑는다…세계 최초로 열리는 AI 미인대회

    #해외이슈

  •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 황사 극심, 뿌연 도심 [포토] 세종대왕동상 봄맞이 세척

    #포토PICK

  • 게걸음 주행하고 제자리 도는 車, 국내 첫선 부르마 몰던 차, 전기모델 국내 들어온다…르노 신차라인 살펴보니 [포토] 3세대 신형 파나메라 국내 공식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 용어]'법사위원장'이 뭐길래…여야 쟁탈전 개막 [뉴스속 용어]韓 출산율 쇼크 부른 ‘차일드 페널티’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