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기지도 몇 곳 확인”

조지프 버뮤데즈 CSIS 연구원…“삭간몰은 北 전역에 분산된 미사일 기지 시스템의 일부”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미국의 유력 싱크탱크인 워싱턴 소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은 13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과 가진 회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배치한 북한의 기지도 '몇 곳(several)' 확인했다고 밝혔다.

CSIS가 위성사진 분석으로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은 북한 미사일 기지 중 적어도 13곳을 확인했다고 밝혀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ICBM 기지도 확인했느냐는 RFA의 질문에 버뮤데즈 연구원은 이처럼 답했다.

그는 지금 이 시점에 보고서를 발간한 이유와 관련해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그 운반수단에 대해 미국과 세계 대중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나아가 한국, 미국, 아시아 등지의 대중과 정책입안자들 사이에서 관련 내용이 논의되길 바라는 게 목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일부 미 언론이 CSIS의 의도와 달리 '선정적(sensational)'으로 보도했다"며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관한 섣부른 추측이 아니라 사실에 기반한 정보를 바탕으로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번에 황해북도 삭간몰 미사일 운용기지(사진)와 관련해 보고서를 발간한 것은 삭간몰 기지가 향후 분쟁이 발생하거나 선제 공격이 감행될 경우 파괴당하지 않도록 북한 전역에 분산돼 있는 미사일기지 시스템의 일부임을 강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버뮤데즈 연구원은 "북한군 전략사령부가 삭간몰처럼 비무장지대에서 가장 가까운 전술 지역에 단거리 미사일을, 중거리 작전 지역에 중거리 미사일을, 가장 먼 후방의 전략 지역에 장거리 혹은 ICBM을 배치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들 기지가 적의 공격으로 파괴되지 않도록 외곽에 분산ㆍ배치하는 데 많은 자원을 투자했다.

버뮤데즈 연구원은 "탄도미사일 능력을 개발하고 유지하는 데 자금ㆍ시간ㆍ인력 등 많은 자원의 투자가 필요하다"며 "그런데도 북한이 계속 투자해왔고 지금도 투자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중시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삭간몰 기지가 비무장지대에서 매우 가깝다"며 "발사하면 아주 짧은 시간 안에 미사일이 한국이나 인근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진수 선임기자 commu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