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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양진호 사건’ 공익신고자 “양진호, 불법업로드 조직 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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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호 사건' 관련 공익신고자 A씨가 13일 서울 중구 뉴스타파에서 뉴스타파·셜록·프레시안 공동 주최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양진호 사건' 관련 공익신고자 A씨가 13일 서울 중구 뉴스타파에서 뉴스타파·셜록·프레시안 공동 주최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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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직원 폭행, 도청 등 엽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 지난 9일 구속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에 대한 공익신고자의 각종 폭로가 나왔다.

양 회장의 직원 도청 내용을 제보한 A씨는 13일 오후 서울 중구 성공회빌딩 1층에서 공식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A씨에 따르면 양 회장은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직원의 거짓 진술을 회유하기 위해 최대 3억원의 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증거인멸을 위해 양 회장은 휴대전화를 세 차례에 걸쳐 교체하고, 직원들에겐 ‘양진호’ ‘회장’ 등이 들어간 문서를 삭제하도록 지시했다.

특히 각종 불법 음란물로 논란이 됐던 위디스크 등 웹하드 업체에선 양 회장 본인이 직접 관여해 불법 업로드 조직까지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A씨는 "이번 내부 고발은 디지털 성범죄 영상에 대한 문제를 세상에 알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일환"이라며 "이번 내부 고발이 웹하드 업계뿐 아니라 인터넷 사이트에서 디지털 성범죄 영상이 완전히 근절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공익신고자 A씨와의 일문일답.

- 헤비 업로더 조직 발견 당시 어느 정도 규모였는가?
▲ <그알>(그것이 알고싶다)이 7월 28일에 (헤비업로더 관련한 내용이) 방송되고 민갑용 경찰청장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한 이후 양진호 회장과 플랫폼 운영 총괄책임자였던 류모 사장이 제일 먼저 도망갔다. 양진호는 해외 출국, 넘버 투였던 류 사장은 사무실 책상 다 뺐다. 저희들은 음란물 방조 사건에 왜 회장과 사장이 도망까지 갈 정도로 민감한지 의아했다. 그래서 저와 몇 임원이 그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체 조사를 실시했고, 그 과정에서 이미 퇴사한 임원 한 분과 직원 한 분이 헤비 업로더를 관리하고, 직접 일부 업로드도 했고, 서버를 통해 '끌어올리기'라는 행위를 한 사실을 알게 됐다. 가담 직원은 두 명 정도.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임직원은 많아야 회장 포함 5~6명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사실 확인 후 분노와 배신감을 많이 느꼈다. 웹하드 업체에서도 성범죄 동영상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수년 전부터 계속 해왔다. 그래서 2017년 9월에 내부 임원들이 양진호 회장에게 적극적으로 '디지털 성범죄 영상만큼은 위디스크, 파일노리에서 전부 없애야 한다'고 건의해서 양진호 회장도 당시 그렇게 했다. 실제로 당시부터는 디지털 성범죄 영상이 많이 사라졌다. 저도 그 사실을 확인하고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모니터링하고 있었는데, 양진호 회장이 실제로는 저희들 모르게 업로드 조직을 직접 관리했다는 사실에 배신감을 느꼈다.

-경찰 수사에 대해 문제제기한 건가? 조사를 받았나? 경찰 수사 전망은 어떻게 보나?
▲ 사건 터지고 경찰이 대대적으로 수사했다. 100여 명 가까운 수사인력이 투입됐다. 실제로 많은 증거자료가 압수됐다. 경찰에서도 매우 적극적으로 수사했다. 경찰 압수수색과 소환조사 전에 8월달부터 임직원들에 대해 '모든 것을 대표이사가 책임지고 했다고 진술하라'는 허위 진술을 강요했다. 이 때문에 양진호 구속 전까지 임직원들이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다. 허위 진술 강요는 어떻게 진행됐냐면, 처음에는 회유를 했다. 양진호가 임원들 불러놓고 '이 사건으로 구속되는 직원에게는 3억 원 주겠다', '집행유예되면 1억 원 주겠다', '벌금 나오면 벌금 두 배로 보상하겠다', '소환조사 당할 경우 소환된 직원 1회당 1000만 원씩 주겠다'고 했다. 실제로 소환조사된 직원들은 조사 다녀와서 50만 원씩 받았다. 소환되기 전 모 임원에게는 현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실제 지급된 현금봉투를보여줌) 양진호 회장이 판교 사무실 근처에 있는 한 커피숍에서 해당 임원에게 준 돈이다. 금액은 500만 원이다. 5만 원권 100장이다. 그 해당 임원은 처음에는 거부했다. 일단 가져왔다가 너무 두려워서 어쨌든 저와 상의 후 저에게 맡겼다. 증거자료로 쓰기 위해 변호사 통해 보관하고 있다가 오늘 공개한다. 이건 제가 남부경찰청 수사 때 증거자료로 제출할 예정이다.

회유가 잘 통하지 않자 협박을 했다. 핵심 임원들에게 '내가 구속되면 너희가 무사할 줄 아느냐', '너만 살겠다고 배신할 거냐'는 취지로 많은 협박을 했다. 몇몇을 모아놓고 협박도 하고 따로 불러서 협박하기도 했다. 협박당한 한 임원은 심장수술을 받았다. 이 정도로 극심한 고통을 임직원들이 겪었다. 3개월간 회유와 협박이 지속됐다.

지금 내부 직원 중 사실을 밝히려는 직원이 많다. 양진호 회장이 구속됐으므로 이제 (그들도) 모든 진실을 밝히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증거 인멸도 있다. 8월 초에 양진호 회장이 바로 핸드폰을 교체했다. 핸드폰은 세 번에 걸쳐 교체했다. 양진호가 카톡 중독자다. 카톡으로 모든 업무를 지시하는데, 이를 하지 못하니 또 핸드폰을 교체했다. 이 지시 내용이 회사 운영 증거가 되기 때문에 핸드폰을 계속 교체했다. 9월 6일경인가 경찰에서 양진호 회장 핸드폰을 압수하러 왔는데 양진호가 당시에는 없어 나중에 제출했다. 당시 신폰과 구폰이 있었는데 신폰 제출하자니 증거인멸 혐의가 될 수 있었고, 구폰 제출하자니 구폰에는 그간 쓴 카톡 내용이 담겨 있어서 어떤 걸 제출할지 회의를 수차례 했다. 결과적으로는 폰을 둘 다 제출했다.

직원들의 하드디스크를 전부 교체하거나 삭제하는 등의 증거 인멸 행위도 있었다. 직원들의 텔레그램이나 PC에 설치된 보고서에 '양진호' '회장' 등의 단어가 들어간 문서는 전부 삭제했다. 이런 수사 방해 행위가 계속되는 걸 보고 경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한다 하더라도 증거가 이미 인멸된 상황에서 처벌에 이르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리라 판단해 내부 고발 결정했다. 9월 4일 압수 전날 저희는 압수수색 들어온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었다. 그것이 어떤 경로로 회사에 전달됐는지는 알지 못한다.

- 양진호가 상류 사회에 소속되고 싶었고 정치권에도 로비했다고 보도되는데, 양진호 성향상 민주당쪽으로 의심되는데, 양진호 로비가 민주당과 직접 관련되는지? 'SOS 친 정치인'이 민주당 관계자가 맞는지도 확인 바란다. 위디스크 법무총괄 임동준 씨 교사죄가 박상규 기자 입에서 나왔는데 이 내용 사실인지?
▲ 양진호 회장이 상류층 인물들과 많이 만나려 노력한 건 사실이다. 다만 그 상류층이 누구인지, 그 분들이 정치권과 어떻게 연루됐는지 저는 잘 알지 못한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증거 인멸과 수사 정보 유출, 허위 진술 강요 등에서 양진호 회장뿐만 아니라 일부 임원이 관여된 건 사실이다.

- 한국인터넷기술원과 한국기술지원이 같은 사무실 썼다고 알고 있다. 한국기술지원이 뮤레카라는 회사를 갖고 있었다고 알고 있는데, 재직 당시 뮤레카 필터링 관련 지시가 있었나?
▲ 지금 언급된 회사들은 전부다 양진호 회장 소유다. 주식 관계 등은 전부다 차명으로 돼 있다. 뮤레카도 양진호 회장이 실제 소유하고 있는 게 맞다.
다만, 뮤레카가 필터링 기술을 불법적으로 악용하거나, 부정한 방식으로 필터링을 이용한 등의 사실은, 저는 발견하지 못했다.
이 사건 이후에 저희가 자체조사 통해 업로드 조직 찾아낸 것처럼 뮤레카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했다. 뮤레카 임원들과 함께 직원들 조사도 했다. 하지만 뮤레카에서 필터링을 불법적으로 악용하거나 이용한 사실은 저희가 발견하지 못했다. 저는 뮤레카와 위디스크에서도 일해서 필터링 구조를 잘 아는데, 제가 조사한 바로는 불법적으로 활용한 사례는 없었다.

- 김기문 이사는 뮤레카는 완전히 연관이 없다고 답변했는데?

▲ 양진호 회장이 실제 소유한 게 맞다. 회사 임직원들은 협박에 계속 시달렸기 때문에 진실을 말하는 것과 말하지 못하는 것에 큰 갈등이 있었다. 양진호 회장이 구속됐으므로 이제 진실을 말하리라 생각한다.

- 양진호 회장과 당신이 공범 관계라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제가 한국인터넷기술원에 재직했고, 디지털 성범죄 영상에 대해 나름 최선을 다해 막아보려 했으나 그렇게 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저도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시민단체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다만 이렇게라도 해서 디지털 성범죄 영상 실체가 밝혀지고, 앞으로 유통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이렇게 했다는 것을 좀 이해 받고 싶다. 피해자 분들에게는 용서를 구하고 싶다.

- 피해교수 폭행 공범인가?
▲ 저는 현장에 있지 않았고, 사건 일어난 이후에 회사 내 게시판에 그런 폭행 사고 관련한 글이 올라와서 이를 수습하라는 지시 받고 여러 경로 통해 A교수님과 접촉을 시도했었다. 최대한 예의를 갖춰서 카톡도 보내고 전화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는 않았다. 저는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었으면 좋겠다는 의도로 했다.

A교수와 접촉 시도하는 과정에서 양진호 회장이 교수에게 계속해서 협박 문제를 계속 보냈다는 사실을 꿈에도 몰랐다. 그 사실 안 건 몇 년 지나고 나서 A교수께서 그 사건과 관련한 임직원에게 민사 소송 제기했을 때 소장 내용을 보고 알게 됐다. A교수 입장에서는 충분히 오해했으리라고 본다. 한쪽은 회유하는 문자를 보내고 한쪽은 협박 문제를 보냈으니 두렵고 공포에 시달렸으리라 예상된다.

그와 관련해 차후 A교수와 연락이 닿아 사과하고, 그 상황을 잘 알지 못했음을 전했다. 앞으로 이 사건 수사와 관련해서는 진실을 얘기하고 A교수 명예 회복과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얘기했다. A교수는 저에 대한 고소는 취하했다.

- 제보 내용이 구체적인데, 양진호 회장과 관계는 회사에 들어온 후에 어땠는지?
▲ 2009년에 입사했다. 2012년까지는 서버 관리 등 행정 업무했다. 2012년에 감사팀에서 일했는데, 감사 업무 하면서 내부 비리를 적발한 적이 있다. 2012년부터 뮤레카에서 재직하면서 뮤레카 감사팀에서 일하면서 웹하드 업체 필터링 업무와 관련해 우회하는 업체들 소송하는 업무를 진행했다. 2015년부터는 위디스크 일을 했다. 소속은 뮤레카였지만 위디스크 팀에서 일했고, 2016년부터 지주사로 소속을 옮겨 일했다.

'양진호 회장의 신임을 얻었다'는 주장에 대해 저는 잘 모르겠다. 저는 계속 양진호 회장과 갈등했다. 도청 문제가 일어났을 때 제가 도청 폐기를 요구했을 때도 매우 큰 갈등이 있었다. 임직원 해고 지시 있을 때마다 제가 반대하는 입장에 섰다.

- 양 회장이 별도로 업로드 조직 관리하면서 불법 영상물을 올리고 있었다고 하는데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가?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 자체 파악한 규모가 어느 정도인가?
▲ 디지털 성범죄 영상과 관련해서 웹하드 내부 시스템이 많이 고도화돼 있다. 외부에서 이를 적발하기란 불가능하다. 저희도 업로드한 사람이 증거를 제출하지 않거나 진술하지 않으면 밝혀낼 수 없다. 수사기관이 수사하더라도 이 분들이 입을 닫으면 사실상 증거를 찾아내기란 불가능하다.

그래서 저는 이 업로드 활동을 직접 한 분을 설득해서 진실을 말하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3개월 전부터 접촉해서 자수를 계속 권유했다. 이 퇴사자들도 두려움에 시달렸기 때문에 그간 선뜻 나서지 못했다. 이 사건 터지고 양진호 회장의 만행이 세상에 알려진 후, 그 중 한 분이 결심해서 자수하기로 했다. 변호사도 소개해서 면담하고 다음 날 진술서를 쓰기로 했는데 다음날 연락이 두절됐다. <뉴스타파>가 지난 번 보도한 업로드 당사자다. 이 분이 자세하게 얘기했으니 증거를 갖고 있을 텐데, 지금이라도 자수해서 세상에 공개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분이 나와서 자수하고 진실을 밝혀야 모든 게 드러난다.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 문제를 공론화하기 어려운 이유가 증거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분들도 나서면 바로 성폭력 관련 법으로 구속되기 때문에 선뜻 나서기 어렵다.

- 공익신고 결정 시점이 '그알' 방송 이후라고 했는데, 여태 보여주신 증거도 제보 결심 이후에 수집했나? 방송 전에는 양진호의 범행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나?
▲ 도청 프로그램 제가 확인한 후 채증한 이유는 수사기관에 신고하거나 언론에 제보하려 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수많은 양진호 회장의 범죄 행위들이 있었는데 당시마다 제보 할지 말지 고민했다. 이와 같은 과정에서 저와 가까이 지내던 기자와 계속 상의했다. 실질적으로 이제 더는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건 '그알' 방송 이후 업로드 조직을 은밀히 운영한 사실을 알고 나서다.

- 양진호 사건이 사회적 공분 일으킨 건 엽기적 사건인데, 그 자료들을 그 전에도 다 수집했었나?
▲ 제가 수집한 자료도 있고, 이 사건 고발하면서 디지털 성범죄 동영상에 관해 같이 공분한 직원들이 있다. 그분들의 협조가 있었다.

- 주식매매 통한 횡령과 탈세가 언제부터 이뤄졌고, 규모는 얼마인가?
▲ 제가 가진 자료가 꽤 많이 있는데, 그 중 제가 확인한 건 2016년 뮤레카 임직원 명의 주식을 매매한 사례와 몬스터 매매 사례다. 이전에도 많은 계약서가 있는데 어떤 경로로 이뤄졌는지는 말씀드리기 어렵다. 그 금액은 뮤레카와 몬스터 매매계약 통해 조성된 비자금은 약 30억 원 가까운 걸로 알고 있다. 나머지 자료도 더 조사하면 더 많은 금액이 나오리라 생각한다.

- 제보한 이후 양진호 회장 측에서 연락이 따로 왔나?
▲ 지금도 계속 만나자, 도와달라는 연락이 계속 온다. 양진호 회장이 사과문을 페이스북에 발표했는데, 그 말을 거꾸로 하면 그 이전에는 진두지휘했다는 고백이다.

- 양진호 회장 측에서 연락오는 사람들이 어느 회사에 근무하는 누구이며 몇 명 정도인가?
▲ 일단 회사 임직원 다 합쳐서 100여 명이다. 그 중 30~40%는 로봇 만드는 군포에 있다. 판교 사무실 직원은 얼마 안 된다. 그 임원 중 소환조사 앞두고 회사에서 변호사를 선임해 줬는데, 그 전에는 자기 변호할 변호사를 찾지 못해 저한테 변호사 구해달라는 연락이 많이 왔다. 양진호 최측근이었던 분도 저한테 변호사 구해달라고 연락이왔다. 이상한 현상이다.

- 양진호 회장이 왜 필터링 업체를 소유하고 있었나?
▲ 2008년에 필터링 업체를 인수했다. 지금은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과 음란물이 이슈지만, 5년 전만 해도 저작권이 가장 큰 이슈였다. 저작권자와 웹하드 업체 간 저작권 분쟁이 엄청나게 있었다. 그 전쟁을 통해 필터링이 법제화됐다. 필터링은 저작권법에 명시되어 있다. 이른바 'DNA필터링'이라는 최상위 단계 필터링은 저작권자 요청에 의해서만 하게 되어 있다. 아마 사전에 이런 기술을 확보하는 게 유리하리라 판단해서 인수한 게 아닌가 싶다. 물론 저작권 분쟁을 통해 2011년에 양진호 회장이 구속되는 일도 있었고, 그 이후 사실상 필터링 업체는 회사 내부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어서 매각하려는 시도를 몇 차례 했다.

- '그알' 보도 후 위디스크 직원이 많이 바뀌었다고 들었다. 직원 교체가 자주 있었나?
▲ 방송 후 직원들이 인위적으로 바뀌지 않았다. 자연적으로 퇴사한 임원이 일부 있었고 수사에 부담을 느끼고 퇴사한 직원은 많이 없었다.

- 비자금 조성과 직원 사찰 증거 제시했는데 이 외에도 다른 사안 있나?
▲ 제가 알고 있는 정보와 자료는 기자들에게 다 드렸다. 그 분들이 다 보도하실 걸로 기대한다.

- 디지털장의업체도 같이 운영한다는 의혹이 있는데?
▲ 뮤레카는 저작권법에 명시된 기술적 보호 조치(필터링) 업체다. 디지털 장의사 업체를 운영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약간 다르다. 저작권 필터링 과정에서 최상위 5단계 필터링을 디지털 성범죄 영상을 차단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는 게 디지털 장의사 업체에 알려졌고, 그 업체들이 피해자들로부터 300만 원~1000만 원 가까운 돈을 받아서 콘텐츠 삭제해주는 일을 했는데, 그 업체들이 결국 뮤레카와 같은 필터링 업체에 차단을 요청한다. 그간은 건수가 많지 않아서 뮤레카는 무료로 해줬다. 그런데 디지털 장의사 업체들이 너무 많아져서, 아예 이걸 중간단계 거치지 말고 피해자들이 직접 필터링 업체를 찾아와서 서비스하자는 취지로 당시는 '나를 찾아줘'라는 서비스를 하나 더 만든 거다. 불법 동영상뿐만 아니라 댓글 등 지워주는 서비스 페이지다. 이 페이지가 만들어지고 나서 '디지털 장의사 업체까지 만들어서 양쪽으로 돈을 번다'는 여러 비난이 있었다. 그래서 그 서비스는 곧바로 폐쇄됐다. 실제로는 2017년 만들어진 디지털 성폭력 클린 센터라는 불법 동영상 차단 및 삭제 단체와 제휴해서 지금도 무료로 필터링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업체를 새로 만들거나, 이를 통해 큰 돈을 번 사실은 없다.

- OO박물관 관련해서 상류층으로 접근하기 위한 발판으로 얘기되는데, 탈세 가능성은 없나?
▲ OO박물관 관련 사실은 저도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

- 연수원 직원들에게 대마 강요했는데, 대마 입수 경위가 어떤가? 필로폰은 진술하지 않았는데 아는 부분 있나?
▲ 대마나 마약 관련해서는 저도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

- 웹하드 카르텔 수사하면서 제보자들도 경찰 수사 받은 걸로 아는데, 어떤 내용 수사받았나?
▲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와 광역수사대가 이번주 월요일부터 공익신고자로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도청 관련 조사, 디지털 성범죄 영상 및 음란물 유통과 관련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광역수사대에서는 강요죄, 폭행 등에 관해 알고 있는 내용을 사실대로 진술했다.

- 디지털 성범죄 영상 관련해서 그알 전에 성범죄 영상 관련 노력이 어땠는지?
▲ 내부적으로는 수차례에 걸쳐서 양진호 회장 등 경영진에게 디지털 성범죄 영상을 유통시켜서는 안 된다고 건의했다. 그것이 안 되자 저를 중심으로 해서 외부에 있는 제가 아는 분들과 함께 디지털 성범죄 영상 관련 문제를제기하려 했는데, 같이 하기로 한 분들의 개인사정이 생겨서 잘 하지 못했다. 작년에는 저 혼자 힘으로 안 돼서 웹하드협회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웹하드협회 회원사가 50% 정도 되는데, 협회와 함께 일일이 업체를 찾아다니면서 성범죄 영상을 내리기로 하고 스스로 자정하자고 결의했다. 그것이 외부에서 보기에는 신뢰를 받지 못하니 여성단체, 인권단체와 제휴해서 우리가 필터링 시스템도 제공하고 모니터링 권한도 주자고 웹하드협회를 통해 노력했다. 그 결과 디지털 성폭력 클린 센터가 만들어졌고, 센터와 웹하드협회가 제휴 협약을 체결하고 필터링 업체와도 제휴 협약을 체결해서 몇 개월간은 저작물에만 적용되던 DNA필터링을 디지털 성범죄 영상에도 적용하는 성과가 있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센터는 사실 활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그건 안타깝게 생각한다.

뮤레카는 완전히 다른 회사가 됐다. 주식 100%를 다른 회사에 매각했고, 위디스크와는 아무 관련 없는 회사가 됐다. 이제 필터링을 이용했으면 좋겠다.

이 자리에서 꼭 말하고 싶은 게 두 가지인데, 성범죄 영상물 없애기 위한 제 생각이다. 첫 번째는 피해자들 고통이 너무 심하다. 삭제하면 또 올라오고 하는데, 이거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저작물에 이용되는 DNA 필터링을 적용해야 한다. 이미 방통위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해시값 필터링은 이미 적용하고 있지만 큰 의미가 없다. 지금 당장이라도 DNA 필터링을 적용해야 한다. 저희가 작년부터 방통위 찾아다니면서 DNA 필터링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두 번째는 법 개정이다. 작년에 정부에서 아동 청소년법을 위반했을 때 처벌하는 수위를 강력하게 해서 법을 개정하겠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개정이 안 되고 있다. 그 법만 개정되면 웹하드 사이트에서는 알아서 그 영상물이 사라질 것이다. 실제 아청법이 개정된 후 웹하드 사이트에 아청물이 거의 없다. 그 법이 개정된다면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은 없어질 것이다. 업로더나 다운로더도 그게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면 접근하지 않을 것이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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