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과학을읽다]숙취해소 '해장국'의 비밀은?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한국인 최고의 해장국으로 손꼽히는 북엇국.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한국인 최고의 해장국으로 손꼽히는 북엇국.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술자리 잦으시죠? 연말이 다가오면 올수록 술자리에 대한 공포가 커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자리가 '술이 사람을 먹는 술자리'입니다. 극소수의 사람은 반드시 그런 자리가 돼야만 술자리의 목적을 이룬 것으로 판단하기도 하시지요? 이런 술자리 이후에 찾아오는 고통이 바로 '숙취'입니다.

숙취를 줄여주기 위해 모든 사람이 즐겨찾는 것. 바로 '해장국'입니다. 술을 마신 다음날 해장국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실제로 해장국은 숙취해소에 도움이 될까요? 해장국의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얼큰하고 매운 해장국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지만, 북엇국이나 콩나물국 등 담백한 종류의 해장국은 큰 도움이 됩니다.

비결은 '아세트알데히드 분해효소(ALDH)'에 있습니다. 술을 마시면 위장으로 들어간 술에 함유된 알코올이 혈액 속으로 흡수됩니다. 혈액을 통해 간으로 운반된 알코올은 알코올탈수효소(ADH)에 의해 분해돼 아세트알데히드란 물질로 바뀝니다. 아세트알데히드는 ALDH에 의해 아세트산과 물로 분해돼 소변으로 배설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술에 취하게 하고, 숙취를 유발하는 원인 물질이 바로 '아세트알데히드'로 상당한 독성을 지닌 물질입니다. 몸 안에 쌓이면 정신이 몽롱해지거나 어지럼증이 생기고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일으키기도 하지요. 이 상태가 일반적으로 술에 취한 상태입니다. 술이 강한 사람과 술에 약한 사람을 구분하는 기준이 되는 것이 ALDH의 많고적음, 작용의 활발성 여부입니다. ALDH가 많고, 활발하게 움직이기까지 한다면 술자리의 강자가 되겠지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해장국인 북엇국이나 황태국, 재첩국, 콩나물국 등에는 각종 미네랄과 아스파라긴산, 메싸이오닌과 같은 아미노산이 함유돼 ALDH의 작용을 촉진시켜서 숙취해소에 큰 도움을 줍니다. 또 소변과 함께 배출된 다량의 전해질을 보충해줘 몸 속 세포의 안팎이 적절한 수분을 유지할 수 있게 하고, 혈중 산성과 알칼리성 농도가 적합하도록 조정하기도 합니다. 다만, 맵고 얼큰한 해장국은 위점막을 자극해 좋지 않습니다.

물을 많이 마시거나 토마토주스를 마시는 것도 숙취해소에 도움이 됩니다. 술을 마시는 중에도 틈틈이 물을 마셔두면 잦은 소변으로 인한 탈수증상을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고, 술을 마신 후에도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토마토도 숙쉬해소에 좋은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습니다. 아침에 토마토주스를 한잔 마시는 것도 좋습니다. 토마토에는 비타민A와 C, 각종 미네랄, 알코올분해 효소인 '라이코펜' 등이 다량 함유돼 있는데 서양 사람들은 보통 해장으로 '토마토주스칵테일'을 마십니다. 우리 식으로 하면 토마토쥬스에 해장술을 섞은 형태지요.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의 주인공 스파이크가 '프레리 오이스터'를 만들고 있는 장면.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의 주인공 스파이크가 '프레리 오이스터'를 만들고 있는 장면.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원본보기 아이콘


영국 사람들은 주로 '블러디메리(Bloody Mary)'를 마십니다. 무자비한 신교도 박해로 '피의 메리'라고 불렸던 영국의 메리1세 여왕의 별명에서 따온 칵테일입니다. 토마토주스에 보드카와 레몬 등을 넣어 섞어 마신다고 합니다.

미국 사람들은 '프레리 오이스터(Prairie Oyster)'를 마신다고 합니다. '들판의 굴'이라는 의미인데 계란의 노른자와 토마토케첩, 진을 함께 넣고 마신다는군요.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의 주인공 스파이크 스피겔이 숙취해소를 위해 즐겨 마시는 해장술로 묘사되기도 하지요. 물론 주인공인 만큼 스파이크는 진보다 독한 술을 선호합니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즐겨먹는 해산물파스타도 일종의 해장국이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모두 '라이코펜'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토마토를 베이스로 한 해장거리입니다. 실제로는 간 기능 회복에 3일 정도가 걸리는 만큼 해장술을 마시는 것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라고 합니다. 사우나를 하는 것도 탈수증상을 부채질하는 행위라 오히려 해롭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술자리의 강자는 'ALDH'가 결정하는 것이 아닌 지위가 결정하게 됐지요? ALDH 강자와 약자 모두가 약자인 세상입니다. 물과 토마토주스, 북엇국 등 담백한 해장국과 함께 올 연말 술자리는 '사람이 술을 먹는 즐거운 술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하이브 막내딸’ 아일릿, K팝 최초 데뷔곡 빌보드 핫 100 진입

    #국내이슈

  •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세상에 없는' 미모 뽑는다…세계 최초로 열리는 AI 미인대회

    #해외이슈

  •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 황사 극심, 뿌연 도심

    #포토PICK

  • 매끈한 뒷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게걸음 주행하고 제자리 도는 車, 국내 첫선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 용어]'법사위원장'이 뭐길래…여야 쟁탈전 개막 [뉴스속 용어]韓 출산율 쇼크 부른 ‘차일드 페널티’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