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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 세대교체에 속도…안정 대신 혁신, 상속 정면 돌파

최종수정 2018.11.09 15:41 기사입력 2018.11.0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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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 세대교체에 속도…안정 대신 혁신, 상속 정면 돌파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안정’ 대신 ‘파격과 혁신’. 신속하고 과감한 결정. 거액의 상속세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우직함. LG그룹의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고 있는 구광모 ㈜
LG
회장에 대한 재계의 평가다.

9일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에 미국 3M 출신의 신학철 수석부회장(61)을 내정한 직후 LG 내부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당초 재계는 구광모 회장이 40세의 젊은 나이를 감안해 사업 경험이 풍부한 6인의 그룹 부회장단 대부분을 유임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조직을 안정시킨 뒤 조금씩 자신의 색깔을 내지 않겠냐는 전망이었다.

하지만 구 회장은 지난 6월 취임 직후 LG유플러스 최고경영자(CEO)였던 권영수 부회장을 (주)LG CEO로 이동시키고 하현회 부회장을 LG유플러스로 맞바꾸는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이후 LG화학 CEO까지 교체하며 총 6인의 부회장단에서 절반을 연말 정기인사전 이동, 교체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남은 부회장단은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 3인이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구본준 부회장 역시 연말 인사를 통해 공식 퇴진하게 된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달 29일부터 LG화학을 시작으로 전 계열사의 ‘업적보고회’를 주재하고 있다. 업적보고회를 통해 한 해 사업 실적을 점검하고 연말 인사와 함께 내년 사업계획을 마무리짓는다. 따라서 연말 정기인사는 이달 말, 늦어져도 12월 초에는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친인 고(故) 구본무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한 전례가 있다. 구본무 회장은 취임 첫해 1995년 연말 정기인사를 통해 부회장 3명을 포함해 총 354명에 달하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구 회장은 이미 부회장단 절반을 교체한 만큼 정기인사폭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의 한 고위 관계자는 “LG화학의 CEO 교체를 통해 구광모 회장이 신규 사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연말 상당 폭의 쇄신인사를 통해 구광모 회장 체제를 구축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 고 구본무 회장과 다른 인사스타일도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본무 회장은 ‘인화(人和)’를 강조하며 CEO 대부분을 내부서 육성해왔다. 특히 그룹 내 상황을 잘 알고 회사 문화에 익숙한 비서실 출신 인사들이 CEO군에 대거 포진된 바 있다.

반면 구 회장은 인사의 가장 중요한 잣대로 전문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비서실 출신 인사들이 과거 중용됐다면 앞으로는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전면에 나서고 이를 통해 신사업 발굴 등 사업구조 혁신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구본무 회장의 경우 사업과 조직에 대한 높은 이해를 가진 비서실 출신을 중용했다면 구광모 회장은 적극적 혁신과 변화를 가져올 인물들을 선택하고 있다”면서 “그룹 내 각종 신사업을 진행해왔던 권영수 부회장에 이어 LG화학 CEO에 외부 인사 영입에 나서며 미래의 LG에 대한 구광모 회장의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광모, LG 세대교체에 속도…안정 대신 혁신, 상속 정면 돌파


구 회장은 인사를 통해 ‘구광모 체제’를 완성시켜가는 동시에 개인적으로는 거액의 상속세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우직함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일 LG CNS는 고 구본무 LG회장의 지분 1.12%(보통주 97만2600주)가 지난 1일 구광모 회장에게 상속됐다고 공시했다. 그간 지분이 없던 구광모 회장은 이번 상속분만큼 지분이 순증했다. 이는 그룹 지주사인 ㈜LG(지분율 84.95%)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앞선 2일에는 LG 지분 상속도 이뤄졌다. 선대 회장의 ㈜LG 주식 11.3% 가운데 8.8%(1512만2169주)를 상속했다고 공시했다. 구 회장의 지분은 6.2%에서 15.0%로 늘어나며 최대주주가 됐다. 고 구본무 회장의 나머지 2.5% 지분은 장녀 구연경씨가 2.0%(346만4000주), 차녀 구연수씨가 0.5%(87만2000주)를 각각 분할 상속한다.

이번 상속으로 구 회장이 납부해야 할 세금은 약 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하고 있다. 향후 5년간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나누어 상속세를 납부하게 되며 이달 말까지 상속세 신고 및 1차 상속세액을 납부할 예정이다. LG그룹 관계자는 “관련 법규를 준수해 투명하고 성실하게 납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속하고 과감한 결정도 눈에 띈다. 구 회장은 공식 취임 직전, 고 구본무 회장의 와병 이후 그룹 차원의 대규모 투자에 적극 관여해왔다. 대부분 신성장 사업과 관련된 투자들이다. 올해 오스트리아 전장업체 ‘ZKW’ 인수(4월)를 비롯해 인공지능(AI) 업체 아크릴 투자(5월), 산업용 로봇업체 ‘로보스타’ 지분 인수(5월), 미국 로봇 회사 ‘보사노바로보틱스’ 투자(6월), 이스라엘 자율주행 스타트업 ‘바야비전’ 투자(10월) 등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LG화학 역시 기초소재부문에 2조8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2021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전남 여수공장 확장단지 내 33만㎡(약 10만평) 부지에 2조6000억원을 투자해 나프타분해시설(NCC) 80만t과 고부가 폴리올레핀(PP) 80만t 증설에 나선다. LG화학은 NCC 생산능력을 현재 220만t에서 증설계획이 완료되는 3년 후에는 총 330만t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충남 당진공장에는 산업용 초단열·경량화·고강도 소재 양산에 20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 기초소재부문 외에도 배터리 부문에도 2조원대 투자가 예정돼있다.

재계는 구 회장이 연말 인사와 함께 내년 초 내 놓을 LG의 새 비전에 주목하고 있다. 구 회장이 지난 9월 ‘LG 사이언스 파크’를 방문해 “미래 성장 분야 기술 트렌드를 빨리 읽고 사업화에 필요한 핵심 기술 개발로 연결할 수 있는 조직과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그룹 차원의 혁신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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