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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②美中전쟁, 1.3조짜리 '슈퍼컴'도

최종수정 2018.11.09 06:30 기사입력 2018.11.0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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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비싼 컴퓨터인 일본의 '쿄(京)'를 개발하는데는 무려 1조3400억원이 투입됐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컴퓨터인 일본의 '쿄(京)'를 개발하는데는 무려 1조3400억원이 투입됐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미국과 중국의 '슈퍼컴퓨터' 경쟁은 무역전쟁 뺨칠 정도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처리 속도가 빠른 슈퍼컴퓨터의 순위를 매기는 'TOP 500' 사이트는 매년 6~7월경 그 결과를 발표합니다. 지난 6월27일(현지시간) 발표한 '2018 세계 슈퍼컴퓨터 순위 500'에서 지난 5년 동안 슈퍼컴퓨터 순위를 석권했던 중국의 컴퓨터들이 올들어 미국의 슈퍼컴퓨터에 1위 자리를 내줍니다.

미국이 'TOP 500'의 발표를 불과 3주를 앞둔 지난 6월8일(현지시간) 세계 최고의 과학용 수퍼컴퓨터인 '써밋(Summit)'을 가동시키면서 이전까지 1위를 유지하던 중국의 '썬웨이 타이후라이트(Sunway TaihuLight, 太湖之光)'는 2위로 밀린 것이지요.

미국 테네시주 오크리지 국립연구소(ORNL)에 있는 써밋의 실측성능은 200페타플롭스로 초당 20경번의 연산을 할 수 있습니다. 2위로 밀린 썬웨이 타이후라이트는 125페타플롭스의 속도로 다른 슈퍼컴퓨터들에 비해 연산 속도가 5배 정도 빠른 컴퓨터였습니다.
무역전쟁에서도 장군멍군이 있는데 써밋에 밀린 중국이 가만 있지는 않았겠지요? 중국 서버기업 수곤이 지난달 22일 엑사플롭스(EF)급 수퍼컴퓨터 시제품인 '슈광(Shuguang)'을 개발했다고 발표합니다. '페타(peta·1000조)'급에서 드디어 '엑사(exa)'급으로 슈퍼컴퓨터의 경지가 업그레이드된 것입니다. 엑사는 100경을 나타내는 단위인데 1엑사플롭스는 1초당 100경회 연산을 처리하는 속도라는 말입니다.

중국이 엑사급 수퍼컴퓨터를 내놓은 것은 올들어서만 세 번째입니다. 중국과학원은 지난 5월 '톈허3', 8월에는 '선웨이 엑사스케일'을 공개했는데 중국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이들 엑사플롭스 수퍼컴을 상용화해 국가연구소와 기업 등에 공급할 계획입니다. 이로써 내년 6월경 발표될 세계 슈퍼컴퓨터 1위는 중국의 슈퍼컴퓨터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지난 6월말 기준 'TOP 500' 안에 든 슈퍼컴퓨터는 중국이 206대로 가장 많고, 미국 124대, 일본 36대, 영국 22대, 독일 21대, 프랑스 18대, 한국은 7대입니다. 한국이 보유한 슈퍼컴퓨터의 경우 11위 '누리온'과 75위의 '미리', 76위의 '누리'는 그나마 100위권 이내입니다. 그러나 'KC1'은 201위이고, 나머지 3대는 400위권 후반입니다. 성능이 그 만큼 떨어진다는 의미이지요.
중국의 '텐허2호'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비싼 슈퍼컴퓨터입니다. 우리 돈으로 4360억원 정도가 투입됐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중국의 '텐허2호'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비싼 슈퍼컴퓨터입니다. 우리 돈으로 4360억원 정도가 투입됐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슈퍼컴퓨터 보유수도 국력의 차이일까요? 중국이 약진한 것은 당연하게도 중국 정부의 역할이 지대했습니다. 중국은 미국의 강력한 견제로 핵심 부품인 중앙처리장치(CPU) 반도체를 수입하지 못해 슈퍼컴퓨터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슈퍼컴퓨터용 고성능 CPU칩 자체 개발에 성공합니다.

중국은 자체 개발에 성공하기까지 엄청난 비용을 지불해왔습니다. 슈광에 장착된 CPU칩을 개발한 중국 반도체 기업 하이곤은 미국 기업 AMD로부터 반도체 기술을 이전받는 대가로 업계의 상상을 초월하는 수천억원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의 엑사급 슈퍼컴퓨터 개발에 자극받은 미국은 에너지부(DOE)를 중심으로 2021년까지 1엑사플롭스급 슈퍼컴퓨터를 상용화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일본도 움직임도 빠릅니다. 일본의 전자기업 후지쓰는 지난 8월 일본 최고의 슈퍼컴퓨터인 '쿄(京)'보다 연산 속도가 100배 빠른 엑사급 슈퍼컴퓨터에 장착할 CPU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합니다. 매년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쩔쩔매다 8년만에 슈퍼컴퓨터를 업그레이드한 한국이 안쓰럽기만 합니다.

속도와 상관없이 가장 비싼 슈퍼컴퓨터는 어떤 컴퓨터일까요? 일본 최고 슈퍼컴퓨터인 쿄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컴퓨터로 무려 12억달러(한화 약 1조3400억원)입니다. 처리 속도는 세계 16위로 후지쓰가 개발했지요. 세계에서 두 번째 비싼 컴퓨터도 일본의 '지구 시뮬레이터(Earth Simulator)'입니다. 일본 정부의 '지구 시뮬레이터 프로젝트'에 따라 개발된 이 슈퍼컴퓨터는 600억엔(한화 5900억원) 정도가 투입됐습니다.

중국의 '텐허(天河)2(Tianhe2)'가 세 번째 비싼 슈퍼컴퓨터이면서, 세계 네 번째로 빠른 컴퓨터이기도 합니다. 텐허2는 초당 3경3862조(33.86페타플롭스)번을 계산하는데, 이는 1시간 동안 중국 인구 13억명이 계산기를 이용해 1000년 동안 계산하는 것과 맞먹습니다. 이 슈퍼컴퓨터를 개발하는데 모두 3억9000만달러가 투입됐습니다. 우리 돈으로 4360억원 정도입니다.

미국의 '써밋(Summit)'과 '시에라(Sierra)'입니다. 각각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1위와 3위인데 3억2500만달러(한화 3630억원)가 들었다고 합니다. 이번에 한국이 들여온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에는 587억원이 투입됐습니다. 세계의 슈퍼컴퓨터들에 비하면 아주 저렴한 가격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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