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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핫플레이스]舊남영동 대공분실과 전쟁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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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남영동 대공분실'이었던 경찰청 인권센터의 모습입니다. 검은색 벽돌과 육중한 철문은 공포감을 불러 일으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건물입니다. 고문실로 사용됐던 5층에는 얇은 수직창이 설치돼 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습니다. 유명 건축가를 동원, 철저하게 기획·설계한 건물입니다. [사진=문호남 기자]

과거 '남영동 대공분실'이었던 경찰청 인권센터의 모습입니다. 검은색 벽돌과 육중한 철문은 공포감을 불러 일으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건물입니다. 고문실로 사용됐던 5층에는 얇은 수직창이 설치돼 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습니다. 유명 건축가를 동원, 철저하게 기획·설계한 건물입니다. [사진=문호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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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삼각지에서 꼭 들러야할 3곳을 꼽는다면 경찰청 인권센터와 삼각지역 구내 배호의 팬들이 조성한 배호 만남의 광장, 그리고 전쟁기념관입니다.
지금은 '경찰청 인권센터'로 변신한 '남영동 대공분실'은 영화 '1987'과 '남영동 1985'로 잘 알려진 곳입니다. 어긋난 권력과 그를 추종하는 세력들의 인권 말살과 끔찍한 고문의 현장이었던 곳이지요. '박종철 열사'가 고문으로 숨진 곳이면서, 고문기술자 '이근안'의 일터였던 곳이기도 합니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좁은 창문이 있는 5층이 물고문과 전기고문 등이 자행됐던 조사실로 사용됐습니다. 7층짜리 건물에 2층짜리 건물이 'ㄱ'자로 붙어 있는데 검은색 벽돌담장이 둘러쳐졌고, 입구는 육중한 2층 철문으로 돼 있는데 철문이 여닫힐 때면 커다란 굉음이 나 그 소리만으로도 공포감은 극대화된다고 합니다.

영화 '1987', '남영동 1985' 속 공포의 남영동 대공분실…설계자 김수근 작품 연보에는 없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건축가였던 김수근이 설계했는데, 김수근은 한국 현대건축의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 '공간' 사옥의 설계자라는 점에서 이채롭습니다. 7층짜리 건물의 앞면은 김수근이 즐겨 사용한 다양한 형태의 창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사무 공간과 같이 빛이 많이 필요한 곳에는 넓직한 돌출창이 있고, 화장실이나 창고 앞에는 얇은 수직 창이 있습니다. 그러나 5층은 빛이 제대로 들 것 같지도 않은 아주 작은 수직 창으로만 채워져 있습니다.

이곳이 고문실로 사용될 것임을 알고 그에 맞춰 공포가 극대화될 수 있는 장치들을 곳곳에 마련한 것이지요. 건축가들은 공간사옥과 남영동 대공분실을 김수근의 '빛과 어둠'이라거나 '지킬앤하이드'라고 분석합니다. 이 건물이 김수근의 작품연보에도 빠져있는 것을 보면 김수근도 내면의 '하이드'를 감추고 싶었나 봅니다.
한국전쟁 당시 한국군 장교였던 형과 인민군 병사였던 동생이 전쟁터에서 극적으로 만난 순간을 표현한 '형제의 상' 앞에서는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사진=문호남 기자]

한국전쟁 당시 한국군 장교였던 형과 인민군 병사였던 동생이 전쟁터에서 극적으로 만난 순간을 표현한 '형제의 상' 앞에서는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사진=문호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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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기념관은 국내 유일의 전쟁사 종합박물관으로 전쟁의 참상을 간접체험하고 평화의 소중함을 배우는 교육도장이면서, 서울 시민들의 문화휴식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뾰족하게 서있는 청동검입니다. 조형물인 '6·25탑'인데 청동검은 유구한 역사와 상무정신을 상징하고, 내부는 생명나무라고 합니다. 한민족의 평화와 번영을 의미하지요.

6·25탑을 바라보며 서로 다른 표정을 짓고 있는 38명의 '호국군상', 한국전쟁에 참전해 피흘린 21개국을 상징하는 '기념비', 그동안 한국군이 치뤘던 모든 전쟁과 대침투작전 등에서 전사한 국군과 경찰, 21개국 참전국 전사자의 이름이 새겨진 추모의 공간인 '전사자명비'들 앞에서는 숙연해집니다.

한국전쟁 당시 한국군 장교였던 형과 인민군 병사였던 동생이 전쟁터에서 극적으로 만난 순간을 표현한 '형제의 상' 앞에서는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동족상잔의 비극'이란 상처가 다시 꿈틀거립니다.

전쟁기념관을 나와서 경찰청 인권센터로 가는 길입니다. 미국대사관에서 운영하는 아메리칸센터 바로 옆길이지요. 가을의 삼각지는 분위기 있는 곳입니다. [사진=문호남 기자]

전쟁기념관을 나와서 경찰청 인권센터로 가는 길입니다. 미국대사관에서 운영하는 아메리칸센터 바로 옆길이지요. 가을의 삼각지는 분위기 있는 곳입니다. [사진=문호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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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외전시장에는 한국전쟁 당시 사용했던 장비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사용된 세계 각국의 항공기, 미사일, 장갑차, 전차 등 대형무기 70여 점이 전시돼 있습니다. 장갑차나 항공기는 직접 내부에 들어가 볼 수 있어 아이들이 무척 좋아합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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