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개표 결과가 보도된 직후 대다수 투자자들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상원과 하원을 분점하는 정치 상황에 안도를 표했다. 과거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ㆍ브렉시트) 결정,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당선과 같이 시장의 예상을 뒤집는 상황이 펼쳐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중간선거 이후 미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도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는 대목이다. 설령 이번 중간선거에서처럼 상원과 하원의 다수당이 서도 다른 정당이 등장해도 증시는 상승세를 보였다.
투자자들로서는 향후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움직임이나 미ㆍ중 무역협상, 미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의 지속 여부 등 각종 변수를 여전히 주시하고 있다. 데이트트랙의 니콜라스 콜라스 시장분석가는 "시장이 계속해서 안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지난달 증시 변동성을 높였던 금리 인상과 기업 실적, 무역전쟁 등 변수가 다시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단 시장의 첫 번째 관문은 오는 12월 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할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질 경우 채권이나 미국 기업들의 실적 등은 영향이 불가피하다.
미국의 정치상황 변화로 인해 향후 세금감면 등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점도 시장에는 악재다. 올해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법인세 등을 낮춘 세제 개편 영향이 컸다. 하지만 야당인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됨에 따라 이 같은 세제감면 혜택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더욱이 미국 경제 역시 이미 정점을 찍어, 향후 경제성장률은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도 상황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2020년 대선을 앞두고 강공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가 하면 내년도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좀 더 유화적으로 나설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어떤 결론을 도출할지에 시선이 몰리고 있다.
미ㆍ중 무역전쟁은 이번 선거에서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은 일리노이주 내 공화당 표심을 빼앗기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을 기반으로 한 일리노이주에서는 콩 생산 비중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민주당의 지지율이 치솟았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농산품이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실망감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공화당 강세지역이 경합지역으로 바뀜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전략에서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 추가됐다.
반대로 이른바 러스트벨트(제조업이 발달한 미 북부와 중서부)에서 공화당은 강세를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은 러스트벨트가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환호했다는 점을 들어 향후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강경한 입장을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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