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노조 8일 오전 기자회견
‘고용세습’ 의혹 당사자들 억울함 토로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식당 조리원, 승강장 안전문 정비원, 전동차 정비사 등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의혹의 당사자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매도와 비하를 중단해달라고 호소했다.
1963년 생으로 정년이 5년 밖에 남지 않은 최씨는 “정규직 전환의 실익이 없고 심지어 급여도 조금 삭감됐지만 내가 아니라도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 생각하고 정규직 전환을 환영했다”며 “최근 사태를 겪으며 많은 상처를 받아 힘들다. 더 이상 무고한 피해자가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용기를 내어 회견장에 나왔다”고 말했다.
구의역 사고의 피해자 김군과 같은 회사(은성PSD)에서 일했었고, 사고 전날까지 김군과 같이 있었던 PSD 정비원 박씨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 사태를 김군이 보고 있으면 얼마나 마음 아파할지 모르겠다”며 “PSD를 정비할 때 더 안전하게 하고 개선된 환경에서 일하면서 김군과의 추억을 가슴에 소중히 간직하길 바랬으나, 지금의 일로 김군에게 뭔가 잘못을 저지른 것 같아 괴롭다”고 호소했다.
7호선에서 전동차를 분해해 정비하는 최고 검사를 수행하고 있는 전동차정비원 한모씨는 전동차 정비를 한지 12년이 되었고, 나름 기술력도 있다고 자부함에도 5촌인 친척이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부당하게 매도당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피력했다.
한씨는 “5촌이 재직 중이라는 것만으로도 내가 이런데 부모나 형제가 재직중인 사람은 심정이 어떻겠냐”며 “실제 부모가 재직 중인 주변의 직원은 최근의 사태를 겪으며 가족 전체가 큰 상처를 입었고, TV에 회사 얘기만 나와도 채널을 돌리거나 끈다더라”고 말했다.
현장 조리실무사로 일하는 김영애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부본부장은 지난달 국감 도중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입에서 나온 ‘식당 아줌마’, ‘찬모’ 등의 발언에 항의했다. 그는 “이언주 의원(바른미래당)이 ‘밥하는 아줌마’라고 말했던 것처럼 특정 업무를 비하하는 행태는 없어져야 한다”며 “식당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정규직이 되는 것이 왜 ‘도덕적 해이’이고, ‘청년일자리 약탈’이냐”고 따졌다.
구의역 사고 대책위에 참여했던 한 단체 대표자는 “청년들을 위해서라도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찬성한다”며 “최근 자한당과 보수언론이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 자체를 무너트리려 하는데 이것은 청년을 위한 것이 절대 아니다. 청년을 위해서는 비정규직 일자리가 아니라 정규직 일자리를 만들고, 기존의 비정규직 일자리를 정규직 일자리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자리를 주최한 권수정 시의원은 “무책임한 공격으로 상처받은 당사자를 위로하고 행정사무감사에서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에 대책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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