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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우디 관계 악화 속 사우디서 ‘미국 프로레슬링 쇼’…왜?(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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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E, 사우디서 열리는 프로레슬링 이벤트 <크라운 주얼> 강행 ‘논란’
카슈끄지 암살 배후로 알려진 빈 살만 왕세자가 적극적으로 주도

지난 2월 28일 사우디 스포츠청 투르키 알 앗셰이크 청장(사진 가운데)과 빈스 맥마흔 WWE 회장(사진 왼쪽), 트리플H WWE 부사장(사진 오른쪽)은 문화·엔터테인먼트 활성화를 위한 10년 간의 독점계약을 공식 발표해 세계인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사진 = WWE 공식 홈페이지

지난 2월 28일 사우디 스포츠청 투르키 알 앗셰이크 청장(사진 가운데)과 빈스 맥마흔 WWE 회장(사진 왼쪽), 트리플H WWE 부사장(사진 오른쪽)은 문화·엔터테인먼트 활성화를 위한 10년 간의 독점계약을 공식 발표해 세계인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사진 = WWE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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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종화 PD] 사우디아라비아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으로 미국 내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최대 프로레슬링 단체인 WWE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대형 이벤트 <크라운 주얼>을 강행하기로 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WWE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사우디에서 계속 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한 여타 미국 소재 회사와 마찬가지로, 우리 역시 계약 의무 이행을 위해 11월 2일에 열리는 <크라운 주얼>을 예정대로 개최한다”고 밝혔다.

▲11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시 사우드 왕 대학 경기장에서 개최 예정인 WWE <크라운 주얼>의 포스터

▲11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시 사우드 왕 대학 경기장에서 개최 예정인 WWE <크라운 주얼>의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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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인 액수 받고 사우디와 ‘10년 계약’… 은퇴 슈퍼스타도 복귀

<크라운 주얼>은 지난 4월 사우디아라비아 킹 압둘라 스포츠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그레이티스트 로얄 럼블>에 이은 WWE의 두 번째 대형 이벤트다.
사우디와 WWE는 경제 활성화와 문호 개방이라는 명목 하에 10년 짜리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WWE는 이 계약으로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렸으며 한 번 이벤트를 열 때마다 최소 1억 달러에서 최대 2억 달러를 가져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이벤트를 위해 WWE는 2010년 은퇴한 이후로 경기를 가진 적이 없는 숀 마이클스를 복귀시키는 등 화제를 만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 하는 모습이다.

싸늘한 미국 내 여론, 슈퍼스타 존 시나도 반기 들어

WWE와 사우디의 계약을 적극적으로 주도한 이는 현재 사우디의 실권을 잡고 있는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이다. 문제는 이 인물이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의 배후로 강력히 의심받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미국 상원 의원들은 WWE의 회장인 빈스 맥마흔에게 <크라운 주얼>의 개최를 재고해 줄 것을 요청했고, 미국 현지 팬들은 <크라운 주얼>의 광고가 노출될 때마다 야유를 퍼붓는 등 좋지 않은 여론이 대다수다.

▲지난 4월 사우디에서 열린 <그레이티스트 로얄 럼블>에 참가해 트리플 H와 경기를 가진 존 시나. 카슈끄지 사건에 대한 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11월 열리는 이번 <크라운 주얼>에는 출전하지 않는다. (사진=WWE)

▲지난 4월 사우디에서 열린 <그레이티스트 로얄 럼블>에 참가해 트리플 H와 경기를 가진 존 시나. 카슈끄지 사건에 대한 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11월 열리는 이번 <크라운 주얼>에는 출전하지 않는다. (사진=W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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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E 최고의 슈퍼스타인 존 시나도 회사에 반기를 들었다. <크라운 주얼>의 월드컵 토너먼트에 참가해 세스 롤린스와 경기를 가지기로 예정돼 있었던 존 시나는 사우디 행을 거부했고, 바비 래쉴리가 대체 선수로 참가한다. 회사의 지시를 군말없이 따르기로 유명한 시나지만 사우디에 대한 미국 내의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존 시나 이외에도 대니얼 브라이언 등 여러 슈퍼스타들이 사우디아라비아 투어에 반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WE는 사우디의 요청에 의해 최고의 흥행 배우로 거듭난 전 레슬러 더 락의 섭외에도 공을 들였지만 단칼에 거절당했다는 후문이다.

사우디 체제 선전에 이용당하는 걸 선택한 WWE? ‘여성 혁명’ 내세운 것과 앞뒤 맞지 않는 행보

사우디는 체제 선전을 위해 WWE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모습이다. WWE의 슈퍼스타들은 자사의 유튜브 채널에 사우디가 얼마나 아름다운 나라인지를 연신 홍보하고 있다. 지난 4월 펼쳐진 <그레이티스트 로얄 럼블>에서는 이란 국기를 휘날리며 등장했던 디바리 형제를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WWE 훈련생들이 물리치는 세그먼트가 펼쳐지기도 했다. 이번 <크라운 주얼>에서 열리는 월드컵 토너먼트도 같은 맥락이다. 사우디의 앙숙인 카타르가 2022년 FIFA 월드컵의 개최국이 되자 그에 맞선 대항전 성격이 강하다.

WWE가 공개한 <크라운주얼> 대진표. 사진 = WWE 공식트위터

WWE가 공개한 <크라운주얼> 대진표. 사진 = WWE 공식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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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 분배도 논란이 됐다. 프로레슬링의 주된 팬층은 젊은 남성들이고 이는 사우디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들에게 할당된 티켓은 6만여 장중 1만여 장에 지나지 않았고, 나머지 5만여 장은 '가족석'으로 지정되었다. 대부분의 스포츠 이벤트에서 여성의 관람을 불허해온 사우디였지만 이번에는 5만여 장의 좌석을 '남성 보호자/배우자를 반드시 동반해야 하는 자리'로 지정한 것. 여성 인권 논란에 시달려 온 사우디아라비아가 수많은 여성들이 가족과 함께 WWE를 관람하는 모습을 연출해 국제 사회에 과시하려는 목적이다. 일등석을 왕족에게 우선 배분한 것도 논란이었다.

최근 WWE가 내세우는 ‘여성 혁명’의 기조에도 맞지 않다는 지적 또한 잇따른다. 사우디의 특별 요청에 따라, 사우디에서 열리는 WWE 이벤트에선 여성 경기가 펼쳐지지 않는다. WWE는 회장 빈스 맥마흔의 딸인 스테파니 맥마흔의 지휘 하에 전 UFC 여성 챔피언인 론다 로우지와 전설적인 프로레슬러 릭 플레어의 딸인 샬럿 플레어, 베키 린치 등을 내세워 ‘우먼스 레볼루션’을 이룩하겠다는 취지를 밝혔지만 대표적 여성 인권 탄압국 중 하나인 사우디에서의 이벤트로 그 색이 바랬다는 평을 듣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 있는 WWE 회장이라지만…논란 벗어나긴 힘들어 보여

<레슬매니아 23>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시 빈스 맥마흔 WWE 회장의 머리를 깎는 퍼포먼스를 선보여 화제가 되었다. 사진=AP/연합

<레슬매니아 23>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시 빈스 맥마흔 WWE 회장의 머리를 깎는 퍼포먼스를 선보여 화제가 되었다. 사진=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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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이번 WWE의 <크라운 주얼> 개최 강행은 미국 여론의 뭇매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말 카슈끄지의 사망을 직접적으로 인정하고, 그의 죽음이 사우디 왕실의 지시에 의해 일어났음을 은연중에 드러내는 발언을 하며 사우디를 압박하자 WWE를 제외한 모든 미국 소재 기업들은 사우디에서 열기로 했던 행사를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빈스 맥마흔 WWE 회장이지만 그와 별개로 '오일 머니에 눈이 멀었다'는 비난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최종화 PD fina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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