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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PC방 살인사건 말·말·말’…안타까운 죽음의 전말, 무슨 일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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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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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송승윤 기자] 지난 14일 서울 강서구의 한 PC방에서 일어난 잔혹한 살인 사건으로 20대 초반의 청년이 꽃도 피우지 못한 채 유명을 달리했다. 피의자 김성수(29)의 잔인한 범행 방식도 이 사건을 접한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지만, 그의 동생(27)의 범행 가담 여부 등도 큰 논란을 낳았다. 더욱이 김성수의 가족이 우울증 진단서를 제출하자, 심신미약으로 인한 감형을 반대하는 국민청원이 10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서 그 후폭풍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번 사건이 진행된 과정을 다시 한 번 짚어봤다.

■"사람을 칼로 찌르고 있어요", "누가요?" (2018년 10월 14일, 신고자와 경찰의 대화)
사건 당일 8시13분께 시민 두 명이 연달아 경찰에 신고했다. 첫 번째 시민은 "PC방인데 지금 싸움 났어요. 빨리요, 피 나고"라면서 "빨리 와주세요"라는 말을 네 번이나 반복했다. 두 번째 시민도 "지금 칼 들고 사람을 찌르고 있거든요. 저희는 지금 지나가다 봐서 바로 신고하는 거거든요. 지금 계속 찌르고 있으니까 빨리 와야돼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경찰은 "누가요?"라고 신고자에게 물었고, 신고를 접수받은 지 약 2분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김성수의 칼부림은 경찰이 도착해 체포되기 전까지 약 10분 간 계속됐다. 피해자 신모(21)씨는 인근 이대목동병원으로 이송됐지만, 14일 오전 11시께 결국 숨졌다.

■"김성수 동생도 범행 가담했다" (2018년 10월 17일, 범행현장 CCTV 공개)
17일 한 방송매체를 통해 범행 현장에서의 CCTV영상 일부가 공개됐다. 영상에는 김성수 동생이 피해자 신씨의 팔을 붙잡고 있는 듯한 장면이 담겼다. 이 영상을 본 많은 사람들이 김성수 동생이 이번 사건의 공범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고, 이는 곧 공범 논란의 불씨로 작용했다.

■"또 심신미약 피의자입니다" (2018년 10월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사건 발생 사흘 후인 17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강서구 피시방 살인사건. 또 심신미약 피의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인은 "21세의 알바생이 불친절했다는 이유로 손님이 흉기로 수차례 찔려 무참히 살해당했다. 피의자 가족들의 말에 의하면 피의자는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한다"고 글을 올렸다.

또 청원인은 "언제까지 우울증, 정신질환, 심신미약 이런 단어들로 처벌이 약해져야 하느냐"며 "심신미약의 이유로 감형되거나 집행유예가 될 수 있으니까 나쁜 마음을 먹으면 우울증 약 처방받고 함부로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 청원은 108만5000여명의 동의를 얻어 청와대 정식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강서구PC방에서 아르바이트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성수(29)씨가 정신감정을 받기 위해 22일 서울 양천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한편 서울 강서경찰서는 심의위원회를 열고 김성수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강서구PC방에서 아르바이트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성수(29)씨가 정신감정을 받기 위해 22일 서울 양천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한편 서울 강서경찰서는 심의위원회를 열고 김성수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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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도적이고 악독" (2018년 10월 19일, 피해자 담당의 페이스북 게시물)

병원에 실려온 피해자 신씨를 담당한 남궁인 응급의학과 임상조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시의 끔찍했던 상황을 생생히 전달했다. 그는 글에서 "모든 상처는 목·얼굴과 칼을 막기 위해 들었던 손에 있었다. 하나하나가 형태를 파괴할 정도로 깊었다"며 "보통 사람이 사람을 찔러도 칼을 사람의 몸으로 전부 넣지 않는다. 하지만 가해자는 이 칼을 정말 끝까지 넣을 각오로 찔렀다. 모든 상처는 칼이 뼈에 닿고서야 멈췄다"고 밝혔다.

이 글은 전국민적 분노를 더욱 거세게 만든 기폭제가 됐다. 피해자의 상태에 대한 충격적인 묘사를 통해 김성수의 살인 행각이 얼마나 잔혹했는지 체감한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글은 동시에 '환자의 비밀 준수'라는 의료 윤리와 의무를 져버린 행위라는 지탄을 받기도 했다.

■"동생 공범 아니다" (2018년 10월22일, 김성수 언론 공개)

김성수는 22일 오전 11시께 충남 공주시의 국립법무병원 치료감호소로 가기 위해 서울 양천경찰서 유치장을 나서며 취재진 앞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김성수는 동생이 공범이라는 의혹이 있다는 취재진 질문에 "동생은 공범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취재진이 "피해자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묻자 김성수는 "제가 잘못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김성수는 "우울증 진단서를 제출한 이유가 뭔지"에 대해선 "진단서는 내가 안 냈고 가족이 냈다"고 설명했다.

■"학창시절 조용", "평소부터 피시방 자리에 예민" 쏟아지는 증언들(2018년 10월 22일, 아시아경제 주변인 인터뷰)

김성수의 얼굴이 언론에 공개되자 그와 학창시절을 함께 보냈거나 평소 그를 목격한 주변인들의 증언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다. 김성수와 같은 중학교를 졸업한 동창생 A(29)씨는 22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김성수와 같은 중학교, 같은 반이었다. 당시 폭력적인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는데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로 언론에 나온 것을 보고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A씨는 “(김성수는) 학교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쉬는 시간마다 만화책 등을 즐겨보던 게 떠오른다”면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데다 동생이 있었던 것도 기억난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또 다른 동창 B씨도 "말수도 적은 편이라 대화도 몇 마디 못 나눠봤다"며 "하지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그로 인해 괴롭힘을 당하는 등의 일은 전혀 없었다"고 그를 기억했다.

김성수의 범행 장소인 강서구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C(22)씨는 "2015년부터 최근까지 PC방에서 김성수를 봤다"면서 "당시에도 김성수는 PC방 자리의 정리정돈 상태에 유독 민감했다"고 증언했다.

■ "모든 가능성 열어놓고 수사" (2018년 10월 23일, 김성수 동생 공범 의혹과 관련, 경찰 추가 수사 착수)

경찰은 23일 김성수와 동생 김씨의 휴대전화 2대를 확보해 국립수사연구원에 디지털 포렌식(Digital forensic·과학적 증거분석기법)조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또 범행 현장에 있었던 CCTV 영상을 전문기관 3군데로 보내 정밀 감식도 의뢰했다. 경찰은 현재 동생 김씨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사건을 조사 중인 서울 강서경찰서는 “동생 김씨가 경찰의 거짓말탐지기 조사에 동의했다. 현재 일정을 조율하고 있으며 동생을 상대로 공범 의혹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원래의 판단을 미루고 보강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 사건에 분노해 들끓은 여론의 압박이 크게 작용했다. 앞서 언론을 통해 범행 현장이 고스란히 담긴 CCTV가 공개되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피해자의 팔을 붙잡은 동생도 공범"이라는 취지의 주장이 쏟아져 나왔고 이는 김성수를 단독범으로 본 경찰 수사 결과에 대한 반발로도 이어졌다.

다만 경찰은 동생 김씨가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기존의 입장은 유지하고 있다. 보강수사를 벌이는 것은 현재 제기된 의혹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강서구PC방에서 아르바이트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성수(29)씨가 정신감정을 받기 위해 22일 서울 양천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한편 서울 강서경찰서는 심의위원회를 열고 김성수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강서구PC방에서 아르바이트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성수(29)씨가 정신감정을 받기 위해 22일 서울 양천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한편 서울 강서경찰서는 심의위원회를 열고 김성수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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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한 일까지 했다고 하면 어떻게 하냐" (2018년 10월 24일, 김성수 母 한 언론 인터뷰에서)

김성수의 어머니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두 아들을 둘러싼 공범 논란에 대해 "안 한 일(동생과 공모)까지 했다고 하면 어떻게 하냐"고 하소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 같은 발언이 퍼져 나가자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김성수 가족 전체를 향한 비난 여론도 쏟아졌다.

■"할 말 없다" (2018년 10월24일, 자택 인근서 만난 김성수 동생)

형과 함께 공범 의혹을 받고 있는 동생은 현재 자택에 머물고 있다. 사건 발생 열흘 만인 지난 24일 자택 인근에서 취재진과 마주친 동생은 "할 말 없다"며 취재진과의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취재진이 다가가 이름을 불러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본인이 맞냐는 세 번째 질문에서야 "아니다"라고 짧게 답하는가 하면 현재 심경을 묻는 질문에 검지손가락을 입에 갖다 대고는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취하는 등 끝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는 취재진을 향해 "뭐하는 사람들인데 계속 쫓아오냐"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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