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없는 스타트업은 이미 '고인물'"
소통이 가장 중요…숙박하며 밤샘 토론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이민우 기자] 황부윤 인블록 최고운영책임자(COO)의 하루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사무실에서 시작된다. 보통 직장인처럼 아침에 출근하지만 사무실에서 쪽잠을 자는 날도 잦다. 오랫동안 별러왔던 '코인 상장'을 지난 주 완료하면서 밤샘은 더 늘었다. 한양대 블록체인 동아리방에서 시작한 도전이 이제는 번듯한 사업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황 COO는 "같이 일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학교 인근에 사무실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블록이 발행한 'PX(플랫폼엑스) 코인'은 지난 18일 글로벌 가상통화(암호화폐) 거래소 아이닥스에 상장됐다. 이날 3시 거래가 시작된 이후 가격 흐름은 인블록의 최대 관심사로 자리잡았다. 황 COO는 "상장 이후 모니터링을 계속하며 효과적인 마케팅을 위해 미팅도 이어가고 있다"며 "상장이라는 첫 발은 잘 딛었지만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긴박한 시간을 보낸 황 COO의 안도의 한숨 속에 '블록체이너'의 하루는 저문다.
◆'소통' 중시 블록체이너, 창업 허브로 집결=블록체이너의 24시는 여느 스타트업과 같으면서도 다르다. 혁신적인 기술로 서비스를 개발해 시장에 선보인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그 서비스의 근간이 되는 가상통화 시장을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부 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한 조언도 절실하다. 이 때문에 소통이 중요한 가치로 꼽힌다. 블록체이너들이 창업보육 공간에 모여드는 이유다.
◆공유 오피스, 블록체인 성지로 부상=공유 오피스도 블록체이너의 하루를 규정하는 키워드다. 위워크의 서울 을지로점에서도 어렵지 않게 블록체이너들과 마주칠 수 있다. 이곳은 아이콘 사단의 본산이다. 아이콘은 지난해 9월 가상통화공개(ICO)를 통해 이더리움 15만개(당시 기준 약 450억원 상당)를 조달했다. 전 세계 가상통화 시황을 중계하는 코인마켓캡 기준 세계 35위다. 100위권 안에 든 국산 가상통화는 아이콘이 유일하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루프체인' 플랫폼으로 다양한 디앱(블록체인 기반 애플리케이션) 프로젝트들을 끌어 안으며 '아이콘 사단'을 이곳에 꾸렸다. 블루웨일, 위블락 등 아이콘과 함께하는 여러 프로젝트들이 이곳에서 블록체인 세상을 분주하게 준비하고 있다.
강남역 인근의 '논스'도 24시간 돌아가는 블록체인 커뮤니티다. 함께 살며 블록체인을 연구하는 코워킹ㆍ코리빙 공간이다. 저녁 7시30분에 열리는 연구모임에는 논스 거주자가 아닌 이들도 함께 모여 발표와 토론을 진행한다. 단순히 스타트업들이 모여있는 것이 아니라 블록체인을 통한 혁신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공유하며 활발하게 소통하고 이어지고 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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