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금융개혁법안인 '볼커 룰'을 만든 폴 볼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전 의장이 "미국은 모든 방향에서 완전 엉망진창(hell of a mess)이 됐다"며 작심비판을 쏟아냈다. 다음 금융위기를 우려하고 있다고 비관론도 제기했다.
볼커 전 의장은 23일(현지시간) 게재된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부에 대한 존경, 대법원에 대한 존경, 대통령에 대한 존경까지 모든 게 사라졌다. fed에 대한 존경조차도"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는 매우 나쁘다. 최소한 군대는 존경받고 있다"며 "하지만 아무도 이 나라의 리더십을 믿지 않는데 어떻게 민주주의가 운영되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볼커 전 의장은 오늘날 워싱턴은 로비스트와 싱크탱크들로 넘쳐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금권정치로 가고있다. 우리의 교육시스템이 돈으로 왜곡됐다"며 "매우 많은 부유한 사람들이 스스로가 똑똑해서 부자가 됐다고 확신하고 정부와 세금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와 달리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영입제안을 받은 바 없다고도 언급했다. 볼커 전 의장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과 두번의 만남을 가진 적이 있다. 첫 만남은 1987년 볼커 전 의장이 길에서 걷고 있을 때 누군가가 '이봐, 폴'이라고 부르며 길을 가로질러 달려오더니 자신을 도널드 트럼프라고 소개했다고 NYT는 전했다.
'인플레이션 파이터' 등의 별칭이 붙은 볼커 전 의장은 지미 카터, 레이건 행정부때인 1979~1987년 Fed를 이끌며 유례없는 뚝심으로 미 경제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재임 당시 미 기준금리는 오일쇼크로 인해 치솟은 물가를 잡겠다는 명목 하에 20%를 찍기도 했다. 거침없는 긴축정책은 한때 국민들의 반발을 초래했지만 결국 스태그플레이션을 극복하고 1990년대 미 경제 호황의 초석을 쌓은 기반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의장을 맡아 대형은행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볼커 룰'을 건의, 적용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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