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6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난투극을 벌였던 테드 크루즈(공화·텍사스) 상원의원 지원유세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스스로를 '애국주의자(Nationalist)'라고 칭하며 보수층 결집에 집중했다.
이날 지원유세에 나선 크루즈 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이라고 외치며 "트럼프 대통령은 일자리를 창출한 성공적인 대통령이며, 이번에 내놓은 중산층 감세안 정책도 꼭 통과되길 바란다"고 지지했다.
이날 지원유세는 중요한 의미가 담긴 것으로 미 언론들은 평가하고 있다. 불과 2년 새 '아웃사이더' 정치인에서 공화당을 완전히 장악해 명실상부한 '킹'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에게 크루즈 의원이 공식적으로 무릎을 꿇는 자리라는 것이다.
그는 그해 7월 트럼프를 공화당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한 클리블랜드 전당대회에서 찬조연설자로 무대에 올랐으나, 끝내 트럼프 지지를 거부했다. 또 크루즈 의원은 오히려 "양심껏 투표하라"고 주장해 잔치 무대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그가 주문한 '양심 투표'는 트럼프 후보 지명에 막판까지 반대한 '반(反)트럼프' 진영의 구호였다.
공화당 경선 당시에도 크루즈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변덕스럽고 예측불가능한 사람"이라고 꼬집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크루즈는 완전히 불안정한 사람이고, 정치권이든 다른 분야든 내가 지금까지 만나본 사람 중에 가장 큰 거짓말쟁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후 크루즈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도 하지 않았지만, 올해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쫓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을 요청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표면적으로는 크루즈 의원을 지원하겠지만, 그보다는 그를 완전히 장악했다는 것을 더 즐길 것"이라며 "과거 정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 최후의 복수"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업적을 자화자찬하며 중간선거 필승을 다짐했다. 그는 지원유세 현장에서 "나는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했고, 그 어느 때보다도 경제가 좋고, 이제는 감세까지 추진하고 있다"며 "공화당에 대한 지지는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중국, 중국, 중국이 잘 하고 있다며 얘기하면서 그럼 미국은? 이라고 물을 때, 우리(미국)는 기울고 있다고 답할 것인가"라며 "그렇지 않다. 우리는 매우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대단한 지도자 시진핑을 갖고 있다. 중국은 미국을 공정하게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스스로를 '애국주의자'라고 칭하면서 포퓰리스트와 보호주의 정책들로 정의되는 그의 꼬리표들을 공식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세계주의자(globalist)'들은 솔직히 그들의 국가는 크게 신경쓰지 않고 전 세계가 잘 돌아가길 원하는 사람들"이라면서 "알다시피 나는 애국주의자"라고 말했다. 이에 관중들은 '미국(USA)'을 연이어 외쳤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보호무역주의 정책 등으로 정의되는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스스로 연계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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