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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상대로 게임하려 하지 말라"…美, 핵경쟁 시대 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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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미국은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파기할 것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의 핵전력을 언급하며 INF를 파기 가능성을 연일 경고하고 있다. 반면 INF 폐기론자로 알려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동맹과 상의한 뒤에 결론을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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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중간선거 지원 유세를 위해 텍사스를 방문하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러시아가 (INF) 협정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 그들이 준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협정을 끝내고 있다"면서 "그들(중국)도 포함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무기 증강 의지가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들이 제정신을 차릴 때까지 우리는 그것(핵무기)을 증강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그 누구보다 많은 재원이 있다"고 언급했다. 핵군비 경쟁을 피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내비친 것이다. 그는 "나를 상대로 게임을 할 수 없다"며 이 문제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드러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우리는 협정을 폐기하고 탈퇴하려고 한다"며 INF 탈퇴를 거론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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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 조약은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맺었던 조약으로 사거리가 500∼5500㎞인 중거리·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 실험, 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조약에 따르면 미국의 동맹국인 유럽의 경우 러시아로부터 직접적인 핵 공격 위협의 부담을 덜 수 있었다. 미국과 러시아는 이 조약을 계기로 양국 간의 군비경쟁은 결정적 분수령을 맞았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에서 INF 파기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던 볼턴 보좌관은 이 문제와 관련해 동맹국과의 협의 등을 언급하며 신중론을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미 정부는 INF 파기에 대해 진지한 입장이지만, 러시아에 최종 입장을 밝히기 전에 좀 더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었다.
볼턴은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내용은 미국이 하려는 바를 매우 강하고, 분명하게, 직접 표현한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행정부는 (이 문제와 관련해)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 러시아 등과 대화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볼턴 보좌관은 러시아의 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는 INF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데, 어떻게 지키게 할 수 있냐"면서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크게 이견을 보이는데, 이런 부분을 보면 러시아가 그동안의 태도를 바꾸려 하지 않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단 미국은 아직 러시아에 INF 파기를 통보하지는 않았다. INF에 따르면 공식 파기는 6개월 전에 통보하도록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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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유럽연합(EU)은 INF 폐기와 관련해 새로운 핵군비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U 정상들은 러시아가 미사일 등과 관련해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들은 미국 역시 INF를 파기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대표는 "30년 전부터 INF는 냉전 종식에 기여했으며, 유럽 안보의 축으로 작동해왔다"면서 약 5500km 이내의 중거리 핵탄두 미사일과 재래식 미사일들은 파괴될 수 있었다. 새로운 군비 경쟁이 시작되면 누구도 혜택을 보기는커녕 불안정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거 미국과 러시아는 냉전이 가장 치열하게 맞붙었던 유럽 지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중거리핵전력을 규제하기로 합의하면서, 군비감축 논의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유럽은 INF의 수혜자였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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