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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슈끄지 싸우다가 사망?…"꾸며낸 이야기" 불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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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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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국제부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자국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사망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암살이 아닌 우발적인 주먹 다툼 중에 숨졌다고 발표한 데 대해 전 세계적으로 믿을 수 없다는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와 유럽 주요 정부는 카슈끄지 사망과 관련해 의심을 거두지 않으면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카슈끄지 사망에 대한 신속하고도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관련자들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도 카슈끄지 사망과 관련해 유엔 차원의 공정하고 독립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카슈끄지가 영사관 내에서 몸싸움 끝에 숨졌다는 사우디 정부의 주장을 믿을 수 없다. 사우디 정부는 카슈끄지의 시신을 즉각 공개하고,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독립적인 전문가들이 부검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유럽 국가들 중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성명을 통해 카슈끄지 사망 원인에 대한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한 정보가 불충분한 만큼 카슈끄지의 사망과 관련한 상황에 대해 사우디의 투명성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영국 정부 역시 이날 "카슈끄지 사망사건의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스페인 정부는 "리야드에서 발표한 정보가 심히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호주 정부는 23일 사우디에서 열리는 국제 경제회의인 미래투자이니셔티브에 불참하겠다고 통보했다.

다만 사우디에 우호적인 미국과 일부 아랍권에서는 사우디의 수사결과 발표와 후속조치를 지지했다. 사우디에 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사우디의 수사결과 발표를 '좋은 첫 조치'라고 표현하며 "사우디의 발표를 신뢰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사우디의 중동 내 맹방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이집트를 비롯해 지부티,예멘,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는 사우디의 수사결과를 '정의'라고 옹호하면서 투명한 수사와 후속 조치를 지지한다는 성명을 잇달아 냈다. 이슬람협력기구(OIC)와 걸프협력회의(GCC)도 사우디를 지지했다.

미국 언론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사우디 정권과 공모한게 아니냐는 의심도 터져 나오고 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카슈끄지의 암살 의혹과 관련해 미 의회가 이번 사건의 진상을 은폐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사우디 정권과 공모했는지 등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WP는 이날 사설에서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갔다가 몸싸움 끝에 사망에 이르렀다는 사우디 당국의 발표에 대해 "꾸며낸 이야기"라고 단정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발표에 대해 '좋은 첫 조치'라고 평가한 것과 관련해서도 사우디 정권, 특히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꼬리 자르기' 하려는 걸 지원사격해주려는 '부끄러운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이 이번 사건의 진상규명에 대해 미온적이라고 비판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사건을 덮기 위해 사우디 당국자들과 공모했는지를 포함, 자체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실을 파헤치는 유일한 방법은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적극 나서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사우디가 소셜미디어 여론을 조작해 카슈끄지를 비롯한 반체제 인사들을 공격해왔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사우디아가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조장하기 위해 '트롤 팜'(악의적 댓글부대) 작업을 수행하는 조직을 수도 리야드에 본부를 두고 운영해왔으며 활동은 주로 트위터를 배경으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수석보좌관인 사우드 알 카타니가 '트롤 마스터'로 불리며 활동을 주도했다고 전했다.

전날 사우디 정부는 TV 방송을 통해 실종됐던 언론인 카슈끄지가 사망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사우디 측은 카슈끄지가 영사관에 있던 사람들과 언쟁이 붙었는데, 급기야 주먹 싸움이 벌어져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국제부 기자 interde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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