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재차 하향 조정할 것을 시사했다.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인한 수출 부진 우려와 경기지표 둔화 등이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기준금리 역시 동결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미 지난 7월에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0%에서 2.9%로 낮춘바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 내지는 2.7%까지 낮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금통위는 이날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50%로 유지했다.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이후 11개월째 동결이다.
한은에 앞서 이미 국내외 대다수 기관들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무역갈등과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등을 세계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지적하며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3.0%에서 2.8%로 지난 9일 하향 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 9월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종전 3.0%에서 2.7%로 하향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설비투자 부진과 건설경기 하강 등으로 내수가 부진하며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대비 0.6%에 그쳤다며 내년에는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투자감소로 내수경제도 하방리스크가 커지면서 올해 2.8%, 내년 2.6%의 저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도 반도체 효과가 사라지고 고용과 출산율이 둔화하면서 국내 경기의 하향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제시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현재 국내 경기는 지난해 2분기를 고점으로 전형적인 경기 수축 국면"이라며 "미래 불확실성의 확대와 투자절벽에 따른 성장력과 고용창출력 약화, 수출경기 양극화, 제조업 구조조정 등 경기하강 리스크가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이 10월에 기준금리 동결을 선택함에 따라 연내 인상이 가능한 마지막 금통위인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대부분의 시장 전문가들은 물가반등과 미국과의 금리역전에 대한 부담,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한은이 연내에 한번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경제전망의 하향조정과 대외 불확실성 고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선택했다"며 "향후 소비자물가가 2%를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과 가계부채 문제, 자본유출 우려 등으로 11월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통위는 올해 고용과 물가 전망도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금통위는 현재 국내의 고용 상황은 취업자수 증가폭이 낮은 수준을 지속하는 등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당초 올해 26만명 가량의 고용증가를 예상했다. 그러나 고용참사가 지속되면서 수치가 10만명 안팎으로 대폭 하향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종전 1.6%에서 1.5%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올해 전기세 인하 등 정부 정책으로 인해 관리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경기 둔화로 인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 7월 전망에서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2.8%로 낮춰 잡은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경제는 설비 및 건설 투자의 조정이 지속됐으나 소비와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대체로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판단된다"며 "고용상황은 취업자수 증가규모가 소폭에 그치는 등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앞으로 국내경제의 성장흐름도 종전 전망경로를 다소 하회하겠지만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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