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밀라노에 도착한 연수단 일행은 15~16일 밀라노, 모데나, 피렌체 인근 지역에 위치한 세계 최고의 이탈리아 기업들을 방문했다. 연수는 디자인, 가구, 식품, 자동차, 패션 등 5개 분야로 구성됐으며 알레시(Alessi, 다자인 상품), 리바1920(Riva 1920, 원목가구), 아체타이아 세레니(Acetaia Sereni, 발사믹 식초), 파가니(Pagani, 스포츠카), 브루넬로 쿠치넬리(Brunello Cucinelli, 캐시미어 의류) 등 이탈리아의 분야별 대표 기업 방문이 포함됐다.
해외 연수단 추진이 많지 않았던 KOTRA가 이처럼 이례적으로 이탈리아에 연수단을 파견한 것은 고급 소비재 분야에서 이탈리아로부터 중소기업 활성화는 물론이고 고부가가치 산업의 활로를 찾아야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이탈리아는 가방, 신발, 안경, 의류, 자동차 등 소위 명품 산업에서 세계 최강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9월 이탈리아의 인테사 산파올로 은행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탈리아 패션 산업(직물, 의류, 신발)의 부가가치 창출액은 242억유로로 유럽연합(EU) 전체의 33.9%를 차지했다. 이는 2위 영국의 2배, 독일과 스페인의 3배 이상이며 프랑스와는 5배 이상의 압도적 차이다.
상담회에 이어 오후 4시부터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한-이탈리아 비즈니스 협력 세미나'가 KOTRA, 이탈리아무역공사(ITA), 이탈리아 장인기업협회 공동 주관으로 열렸다. 양국 기업인 60여명이 참석한 세미나에서는 양국 교역 활성화 방안, 이탈리아 장인기업 현황, 이탈리아 가족기업의 성공 비결, LG전자와 이탈리아 가구회사 나뚜찌의 협업 사례 등이 발표됐다.
이번 행사를 총괄한 권평오 KOTRA 사장은 "이탈리아는 시장으로서의 가치도 크지만 우리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 파트너로서 가치가 더 큰 나라"라면서 "다양한 방식의 사업을 개발해서 이탈리아와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과 이탈리아는 지난해 세계 교역에서 각각 9위와 10위의 무역 대국이지만 정작 두 나라 간 교역 규모는 95억달러에 그칠 정도로 충분치 못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양국 간 주요 교역 품목은 한국이 자동차, 철강, 화학제품 등 주로 대기업 품목을 수출하는 데 반해 이탈리아로부터 수입하는 10대 품목에는 가방과 신발이 각각 1, 2위를, 직물의류와 편직의류가 각각 4위와 8위에 포함될 정도로 소비재의 비중이 높다. 이와 관련 KOTRA 관계자는 "양국 산업에는 제대로 협력하지 못하고 있는 상호보완적인 분야가 많다"면서 "이런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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