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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소리 나는 서민물가 "고작 10개에 10만원 훌쩍, 장보기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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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부터 가공식품까지 "죄다 올라"
마트·시장서 주부들의 곡소리…가계부담
식당·커피 매장 사장 "가격 인상 만지작"

1년전 가격 기준으로 12만원어치 물건을 산 카트(왼쪽)와 현재 가격으로 12원어치 물건을 산 카트. 특히 식음료품의 경우 눈에 띄게 가격이 올라 한정된 예산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의 양이 줄어들었다.

1년전 가격 기준으로 12만원어치 물건을 산 카트(왼쪽)와 현재 가격으로 12원어치 물건을 산 카트. 특히 식음료품의 경우 눈에 띄게 가격이 올라 한정된 예산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의 양이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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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배추 1포기와 양배추 1포기, 무 1개, 시금치 1팩, 대파 1단, 감자 1㎏, 한우 등심 200g, 사과, 포도, 토마토 등 총 10개 샀는데 10만원이 넘어요. 이게 말이 되는 물가인가요? 대체 안 오른 게 있기는 있을까요? 한숨만 나옵니다. 월급은 제자리인데 사 먹는 것도 비싸고 해 먹는 것도 비싸요. 먹고는 살아야 하는데, 텅 빈 지갑만 보면 한숨부터 나와요. 계산하면서 몇개는 빼야 될 것 같습니다."
17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한서윤(39) 씨는 물건이 담긴 카트를 들여다보며 한숨만 내쉬었다. 한 씨는 "예전에 10만원이면 넉넉하게 샀는데, 이젠 10만원이 훌쩍 넘어도 사고 싶은 것을 다 사지 못한다"면서 "아이 이유식을 만들어야 해서 유기농을 사고 싶은데 정말 가계 여유가 없다"고 토로했다.

'식품 물가'가 하는 높은 줄 모르고 치솟으면서 서민의 곡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가격 인상은 생수, 라면, 과자, 음료, 커피, 어묵, 즉석밥, 캔햄, 아이스크림, 우유, 조미료, 야채, 과일, 고기, 계란 등 원재료부터 가공식품까지 전방위적이다.
CJ제일제당 '햇반'

CJ제일제당 '햇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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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가공식품 가격동향을 보면, 다소비 가공식품들의 절반 이상이 1년 전보다 가격이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즉석밥 가격이 전년 동기보다 10.4%로 조사 대상 품목 중 가장 많이 올랐다. 어묵(9.8%), 설탕(7.1%), 시리얼(7.0%), 우유(6.6%), 콜라(6.2%) 등의 상승률도 높았다. 참기름(5.2%), 생수(5.0%), 오렌지주스(4.3%), 간장(4.2%), 케첩(2.7%) 등의 가격도 올랐다.
30개 품목에서 1년 전과 가격 비교가 어려운 4개 품목을 제외한 26개 품목 중 절반 이상인 18개 품목의 가격이 올랐다. 전달 대비해 가격이 오른 품목은 콜라(6.2%), 시리얼(4.4%), 오렌지주스(3.9%), 즉석밥(2.5%), 컵라면(2.1%) 등이다.

올해 들어 주요 식품업체들은 매달 가격 인상을 발표하고 있다. 현재 최소 22개 업체가 최소 28여개 품목의 가격을 올렸으며, 최대 200여개 상품의 가격이 인상된 것으로 파악된다. 가격을 조정한 업체는 농심, 한국야쿠르트, 동원F&B, CJ제일제당, 오뚜기 등의 주요 식품업체와 롯데제과, 해태제과 등의 제과업계와 보해양조,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코카콜라음료 등의 주류 음료사 등이다.
주요 식품업체들의 가격 인상(1월~8월) 현황 표.

주요 식품업체들의 가격 인상(1월~8월) 현황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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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당장 우윳값이 들썩이고 있다. 유업체 1위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우윳값을 인상한 데 이어 남양유업도 인상에 동참했다. 유업체들이 축산농가에서 사들이는 원유 기본가격이 ℓ당 4원 오른 것에 따른 것이다. 남양유업은 16일부터 우유제품의 가격을 평균 4.5% 인상했다. 그 동안 누적된 생산 및 물류비용 증가, 주52시간 근무제도 도입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결정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앞서 유업체들이 축산농가에서 사들이는 원유 기본가격도 ℓ당 4원 올랐다. 서울우유는 지난 8월 원유 기본가격이 인상되자마자 일찌감치 가격을 올렸다. 흰 우유 1ℓ 기준 3.6% 인상해 제품은 대략 80~100원가량 인상됐다. 이에 따라 우유를 주원료로 하는 과자나 아이스크림, 빵, 치즈, 커피 등의 식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곡소리 나는 서민물가 "고작 10개에 10만원 훌쩍, 장보기 무섭다" 원본보기 아이콘


팔도 11월1일부터 어린이음료 '귀여운 내친구 뽀로로' PET 제품 5종의 가격을 인상한다. 가격은 1200원에서 1300원으로 8.3% 인상된다.

외식물가도 들썩인다. 우선 외식 프랜차이즈들이 가격 인상 카드를 속속 꺼내 들고 있다. 떡볶이 프랜차이즈 '두끼' 본사는 내년 1월1일자로 가격을 인상한다고 최근 가맹점주들에게 고지했다. 뷔페(무한리필) 콘셉트인 두끼는 "고객의 편의와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지만, 원재료의 가격과 인건비가 상승해 부득이하게 내년부터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반(성인 기준) 1인당 가격은 7900원에서 8900원으로 12.7% 오르고 학생은 6900원에서 7900원으로 14.5% 인상된다. 소인(7세 미만)의 경우 3900원에서 4900원으로 25.6% 높게 책정된다.

CJ푸드빌의 디저트 카페 투썸플레이스는 최근 스테디셀러 '요거생크림 케이크' 가격을 1000원 인상했다. 지난 7월 케이크 6종, 마카롱 등 주요 디저트류 가격을 인상한지 3개월 만의 또 올린 것.

일반 가게를 운영하는 개인 자영업자들 역시 가격 인상에 대한 고민이 깊다. 서울 서촌의 한 커피 가게는 현재 3년간 가격은 올린적이 없지만, 최근 고민이 많아 쿠폰을 없애거나 아니면 가격을 500원 올릴 것인지 직접 손님들에게 의견을 구하고 있다. 이미 인근의 카페는 가격을 올린 곳이 많은 상황이다.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는 한 커피 매장의 사장은 "올릴 예정인데, 시기를 보고 있다"면서 "내년 1월1일자로 가격을 올리는 곳이 많을 것 같아 연말경 가격을 올릴 것 같은데 인상 폭에 대한 고민이 깊다"고 토로했다
(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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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 가격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쌀 20kg 소매 가격은 16일 기준 5만3487원으로 이는 1년전보다(4만1289원)보다 29.5% 상승한 것이다. 채소와 과일값도 여전히 상승세다. 상추 100g 소매 가격은 1027원으로 1년전보다(730원)보다 40.7% 뛰었다. 배 10개 소매가격도 3만3222원으로 1년전보다(3만350원) 9.5% 비싸다.

대형마트 직원들조차도 식재료 가격에 혀를 내두른다. 이마트 매대에서 만난 한 직원은 "채소도 과일도 너무 올라 우리도 깜짝 놀란다"면서 "이곳 저곳에서 가격표를 보고 놀라는 소리, 한숨 소리가 들려온다"고 전했다.

한편 국제유가의 예상밖 급등에 수입물가가 거의 4년 만에 최고치 상승하면서 소비자물가 추가 상승도 예고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16일 내놓은 수출입물가지수를 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90.69로 전월(89.38) 대비 1.5% 상승했다. 2014년 11월(91.23)이후 3년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가가 계속 오르고 있어 수입물가는 앞으로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수입물가 상승→원가 인상 반영→생산자물가 상승→소비자물가 상승 등의 경로를 통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오르면 결국 소비자물가도 일정 부분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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