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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일장기와 욱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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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지난 11일 열렸던 제주국제해군관함식에 자국기를 게양해달라는 우리 측 요청을 거부하고 욱일기를 고집하던 일본이 끝내 참가를 거부하면서 국내 반일감정이 한층 깊어졌다. 일본은 욱일기가 해상자위대 깃발이므로 내릴 수 없다고 고집을 부렸지만, 공해상이 아닌 해상사열에 참가하는 군함은 굳이 군기(軍旗)를 달 필요가 없다.
더구나 욱일기는 독일의 하켄크로이츠(Hakenkreuz)만큼이나 '전범기'로 악명이 높고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대부분 지역 국민들이 반감을 가지고 있는 일제 만행의 상징이다. 그럼에도 일본 아베 정권과 일본 내 우익세력들은 자국 국기인 일장기보다 욱일기를 고집한다. 야스쿠니 신사 등 일본 극우세력들이 주로 집회를 여는 곳에 가도 일장기보다는 욱일기를 더 쉽게 만날 수 있다.

이들이 욱일기를 이토록 사랑하는 이유는 단순히 일제 당시 '대동아공영권'이라 불리던 허상 때문 만은 아니다. 욱일기와 달리 일장기를 전반적으로 '창피한 깃발'로 여기는 일본 우익들의 속내도 숨어있다. 사실 일장기는 원래 15세기부터 단순한 무역허가증 개념으로 그리던 깃발이었다. 그래서 그저 '둥근 해'란 뜻인 히노마루(日の丸)라 불렸다. 당시엔 빨간 염료와 흰 천이 가장 가격이 저렴했기 때문에 대충 둥그렇게 해 모양으로 표시했던 것인데, 이것이 16세기 이후 서양국가들과 교역이 시작되면서 오해가 생겼다. 서양인들이 이게 일본의 국기인 줄 알았던 것.

결국 1999년 이전까지 일본 의회에서 일장기는 단 한번도 법적 국기로 채택되지 못했다. 오히려 1870년 이후 육군기와 해군기로 쓰이기 시작한 욱일기가 더 존중받게 됐다. 일본 우익들의 제국주의에 대한 향수 이면에 조상들의 웃지 못할 아이러니도 함께 숨어있었던 셈이다. 앞으로 일본이 이런 과거사에 대한 열등의식을 완전히 극복하고, 일제 만행들에 대해 반성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될 날이 오기를 전 세계인들이 소망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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