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카슈끄지 사건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15명의 사우디인 가운데 일부가 빈 살만 왕세자의 측근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이 가운데 한 명은 빈 살만 왕세자의 해외 순방 사진에까지 자주 등장했던 인물이라는 것이다. NYT는 안면인식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NYT는 터키 언론이 공개한 인사 가운데 한 명인 마헤르 압둘라지즈 무트렙이 그동안 빈 살만 왕세자의 해외 방문 때 경호원으로 수행했던 사진을 찾아냈다. 이외에도 이 신문은 3명의 인사도 사우디 왕실 경호대 소속이라고 전했다. 터키 언론 보도대로 카슈끄기가 실종된 날 이들이 터키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 이들이 있었다면, 빈 살만 왕세자가 이번 사건에 관여했을 것이라는 의심은 더욱 커진다.
그동안 국제사회에서는 사우디가 결국 카슈끄지 살해를 인정하되, 정보기관 요원이 심문 중 실수로 죽였다고 밝힐 것으로 예상했다. 일종의 꼬리 자르기로 책임이 왕실 또는 정부 차원으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윗선의 지시 없이) 독자적으로 행동하는 살인자(rogue killers)에 의해 이번 사건이 벌어졌을 수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사우디가 이번 사안을 봉합하려고 한다고 보기도 했다. CNN방송도 터키 관계자를 인용해, 사우디가 카슈끄지가 심문 중에 살해된 사실을 인정하되, 왕실 등은 이를 몰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 왕가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카슈끄지 실종과 관련해 아는 바가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왔다.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지난 4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미국 휴스턴을 방문했을 때, 일행 중에 마헤르 압둘라지즈 무트렙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무트렙은 터키 정부가 자말 카슈끄지 사건 용의자로 지목한 사우디 15인 가운데 한 명이다.
원본보기 아이콘반면 뉴욕타임스는 터키 정부가 지목한 15인 가운데 최소 9명이 사우디 안보, 군 등 정부 기관 소속이라는 사실 역시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NYT는 검시 등을 담당하는 법의학자가 15명 가운데 포함된 점을 들어, 사우디가 애초부터 카슈끄지를 살려둘 생각이 없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법의학자는 사우디 내무부 소속 고위직이어서, 상부의 지시가 없었다면 이스탄불에 가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 방송은 이날 터키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카슈끄지 사건을 기획한 기관은 사우디 정보총국(GIP) 고위관계자가 준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복수의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정보기관이 이 정도 규모의 작전에 나설 경우 왕세자에게 알리지 않고 진행할 수 없다고 전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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