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주택 화재, 대낮 사망자 수 두 배

소방청, 6년간 화재 통계 분석 결과...경보기, 소화기 설치 필수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한밤 중 주택 화재가 대낮에 비해 절반 이하에 불과하지만 사망자 수는 두 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소방청은 화재경보기 및 소화기 설치를 당부했다.

17일 소방청이 발표한 최근 6년간 화재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전체 화재 중 주택의 비율은 18.2%에 불과하지만 이로 인한 사망자는 전체의 50.1%에 달한다. 또 동절기(10～3월) 화재가 56.6%(2만 6580건)을 절반을 넘고, 이때 발생한 화재의 사망자는 64.1%(573명)에 이른다.

주택 화재 원인은 음식물 조리, 담배꽁초, 쓰레기 소각 등 부주의가 54.6%(2만5638건)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전기적 요인 21.4%(1만 29건) ▲미상 11.2%(5,277건) ▲기계적 요인 5.2%(2,457건) ▲방화 의심 4.3%(2,011건) ▲기타 2.6%(1,211건) ▲가스누출·폭발 0.6%(297건) 순 이었다.

시간대 별로는 주택 화재의 경우 ▲오전0～6시가 7438건(15.9%)·사망자 295명(33%)▲6～12시 화재 1만 1,043건(23.5%) 사망자 179명(20%) ▲정오～오후6시 화재 1만 5,800건(33.7%) 사망자 185명(20.7%) ▲오후6～자정 화재 1만 2,639건(26.9%) 사망자 235명(26.3%)으로 나타났다.

즉 오전 0～6시의 경우 화재 발생 건수(7,438건)는 가장 많은 정오~오후6시(1만 5800건)에 비해 절반 이하에 불과하지만 사망자수는 295명으로 한낮(185명) 보다 110명이 더 많았다.

소방청은 "깊은 잠을 자는 사이에 화재가 발생하다 보니 인지가 늦어 조기 진화와 탈출이 어려워 인명피해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깊은 밤중 화재가 나더라도 식구들을 깨울 수 있는 화재경보기 설치가 필수라는 게 소방청의 지적이다. 실제 지난 8월 1일 오전 1시48분쯤 대전시 중구 유천동 빌라주택 2층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거실에 설치해 놓은 주택화재경보기 작동으로 가족들이 잠에서 깨어나 신속히 대피해 인명 피해를 예방했다.

최민철 소방청 119생활안전과장은 "동절기 잠자는 시간에 주택화재로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겨울철 주택화재 예방과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주택용 소방시설인 소화기와 주택화재경보기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