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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자 감소에 中 인력 빼가기'위험한 유혹'…위기의 韓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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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사이 반도체 전공자 24% 감소
中 2025년 첨단 분야 1위 위해 핵심 기술 유출 시도
국내 대학원·중소중견기업까지 손 뻗쳐
별다른 방어막 없는 상황…"핵심 기술 다 내줄수도"
전공자 감소에 中 인력 빼가기'위험한 유혹'…위기의 韓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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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반도체 전공자 수가 5년 사이 1/4이나 줄어든 가운데 중국의 인력 유출까지 거세지면서 반도체 업계서는 "일할 사람이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낸드플래시 시장에 뛰어들면서 디스플레이에 이어 반도체까지 '중국발 치킨게임'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최근 서울대학교에서 한 강연에서 "올해 눈에 띄는 것은 중국 회사가 국제 무대에 나온 점"이라며 "지적재산권(IP)과 관련해 공격을 받다보니 자기 만에 독특한 기술을 보여준 사례인데, 잘만하면 꽤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중국 국영 기업인 칭화유니그룹 산하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지난 8월 미국 샌타클래라에서 열린 반도체 콘퍼런스인 '플래시 메모리 서밋'에서 독자 3D 낸드플래시 양산 기술인 '엑스태킹(Xtacking)' 기술을 소개했다. 양스닝(楊士寧) 최고경영자(CEO)는 "이 기술은 낸드플래시 산업의 '게임 체인저(결과나 흐름의 판도를 뒤바꿔 놓을 만한 중요한 역할을 한 사건)'가 될 것"이라며 연내 32단 3D 낸드플래시 제품을 시험 생산할 계획을 밝혔다.

아직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선보인 기술 대비 2~3년의 격차가 나는 수준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든든한 후원과 거대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중국 정부는 이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핵심 인력 빼내기에 혈안인 상황이다. 과거 국내 대기업 임직원들을 영입하는 방식에서 이제는 협력 관계를 갖고 있는 중소기업 및 대학까지 손을 뻗치고 있는 것으로 진화했다.
반면 국내 대부분의 대학들은 기술 유출을 막을 수 있는 '유학생 관리 지침' 등을 별도로 갖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손승우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교수는 "대학에서는 해당 분야의 선도 기술, 기업과 함께 하는 프로젝트 및 관련 노하우 등 상당한 정보가 있을텐데, 이를 복사해갈 경우 대학에서는 알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스파이의 목적으로 온 것인지, 순수 유학을 온 것인지 대학에서는 알 수 있는 능력도, 인력도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반도체 연구개발(R&D) 비용이 수 년 간 크게 줄면서 반도체ㆍ세라믹 공학과 졸업생 수 역시 949명에서 723명으로 24% 줄어 기초 생태계가 취약해지고 있다.

중소기업들도 중국의 '위험한 유혹'에 취약한 것은 마찬가지다. 최근 대기업에 대한 기술 유출 문제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면서 중국 업체들은 기술력을 갖춘 중소 기업의 핵심 개발자들을 주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 '3년 간 3배 연봉 보장'이란 중국 업체들의 조건은 업계에서 널리 퍼진 지 오래다. 결국 회사에서 자발적으로 핵심 인력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방안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미 현행 법에서는 '직무발명보상제도'를 통해 기술을 개발한 임직원에게 회사가 그에 합당한 비용을 지급하도록 돼 있지만 중소기업에서는 이 제도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다. 김규환 자유한국당 의원이 특허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직무발명보상제도 도입 현황에 따르면, 전체의 기업 중 65%만이 이 제도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92.6%)과 중견기업(91.6%)과 달리 중소기업은 60.2%만이 이 제도를 채택하고 있었다.

손 교수는 "기술 보호 차원에서 정부가 직무발명보상제도를 활성화 할 수 있도록 일정 부담을 해주는 펀드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며 "특히 중소기업벤처부에서는 대기업의 기술 탈취 문제만을 집중할 것이 아니라 해외 유출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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