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기로에 선 송도개발-下]누더기 개발 우려… 포스코건설, 정상화 첫 발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포스코건설이 사업자 교체라는 강수를 통해 송도개발사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2015년 송도 개발을 함께 해 온 미국 부동산 개발업체 게일인터내셔널(게일)과의 갈등으로 사업이 중단된 지 3년 여 만이다. 그러나 넘어야 할 암초는 여전히 산재돼 있다. 게일이 송도IBD 사업을 주도한 3년간 과도한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과 새로운 글로벌투자사는 국내 기관들은 물론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를 결정한 기업과 일반 투자자들에게 피해가 확산되지 않게 노력을 기울여야될 상황이다. <편집자주>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송도지구의 모습. 송도IBD 1·3공구 내 패키지 4번과 5번의 경우 당초 예정대로라면 분양은 물론 준공까지도 마쳤어야했지만 여전히 빈 땅으로 남겨진 상태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송도지구의 모습. 송도IBD 1·3공구 내 패키지 4번과 5번의 경우 당초 예정대로라면 분양은 물론 준공까지도 마쳤어야했지만 여전히 빈 땅으로 남겨진 상태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15일 오전 찾은 인천 송도국제업무단지(송도IBD). 전망대에서 바라본 송도지구 전체의 모습은 초고층 빌딩과 모래밭이 뒤섞인 누더기 모양새다. 포스코건설 사옥이 위치한 센트럴파크역 인근에 방치된 미개발지도 눈에 띈다. 이미 준공을 했어야 할 송도IBD 1ㆍ3공구 내 패키지 4번과 5번은 분양 사업 조차 이뤄지지 못한 채 빈 땅으로 남겨진 상태다. 2002년부터 개발사업이 진행된 곳이지만 16년이 지난 올해 9월말 현재 송도IBD의 공정률은 70%에도 못 미치고 있다.
송도 IBD 개발사업은 포스코건설과 게일사가 손잡고 추진한 사업이다. 동북아 국제비즈니스 허브도시 건설을 목표로 574만㎡ 부지에 총사업비 24조원을 출자했다. 출자 비율은 포스코건설과 게일사가 각각 3대 7이었다. 양사는 출자비율대로 NSIC를 설립해 개발 사업을 주도했다. 하지만 이 사업은 2015년부터 불거진 포스코건설과 게일의 갈등으로 방치됐고 개발 예정지는 잡초가 무성한 나대지로 변모했다.

◆모래만 날리는 '나대지'로…하루에 이자만 2억원씩 까먹어= 앞서 NSIC는 주거, 업무, 상업시설 등으로 송도IBD를 6개 패키지로 나눠 PF 대출을 일으켰다. 개발이 끝나고 대출 상환 역시 단계별로 처리하기 위해서다. 패키지 1번의 경우 '퍼스트월드'와 같이 준공 후 미분양 자산들을 모아놓은 곳이고 패키지 2번과 3번은 아파트 등 주거시설이다. 패키지 4번과 5번은 주상복합으로 구성됐다. 패키지 6번은 향후 NSIC가 매각할 택지들이다.

이중 패키지 4번(3블록)과 5번(8블록)에 계획된 아파트만 총 4310가구. 100% 분양 물량으로 사실상 송도IBD 전체 사업에서 수익률이 가장 높은 곳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규모가 가장 큰 패키지 6번도 방치되기는 마찬가지다. 블록수만 30개로 총 42만5000㎡에 달한다. 이곳에는 업무ㆍ상업용 오피스텔과 기타 상업시설 등이 계획됐던 곳으로 사업성이 좋은 사업지는 매각까지 할 방침이었다. 박경구 포스코건설 경영기획본부 투자전략실 부장은 "부동산 시장이 나쁘지 않았던 지난 2~3년전 분양이나 매각을 완료했다면 수익률이 크게 올랐을 것"이라며 "올해 들어서는 시장 상황이 악화돼 새 일정에 맞춰 추진하기도 쉽지 않아졌다"고 털어놨다.
더 큰 문제는 이들 사업지 모두 포스코건설이 보증을 서 대출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패키지 2번과 3번은 공사가 끝나며 6300억원 규모의 PF 대출금도 모두 갚았지만 포스코건설과 게일의 분쟁 탓에 포스코건설이 받지 못한 공사비는 아직도 남아있다. 박 부장은 "아파트 분양이 미뤄지는 탓에 수익을 올리지 못한 것은 물론 사업 지연으로 인한 대출이자 부담도 적지 않은 상황이 됐다"며 "사실상 하루에 이자만 2억원 정도가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기부채납까지 거부, 불편은 시민들의 몫= 개발 과정에서 기부채납을 약속했던 인천아트센터도 준공 후 2년이 넘도록 사용승인이 미뤄지며 시민들만 불편을 겪었다. 공사는 2016년 7월에 끝났지만 NSIC가 당초 인천시 등과 약속했던 기부채납 자체를 거부하고 나선 탓이다.

게일은 토지대 인상분을 조건으로 개발수익금을 산정해야 한다며 기부채납을 거부했다. 주거단지 개발수익금 산정시, 주거단지의 토지비는 토지매입원가 880억원이 아니라 분양가 심의 자료에 근거한 3632억원이 반영돼야 하고 이 경우 주거단지 개발수익금은 298억원에 불과하다는 게 게일측 입장이었다. 더욱이 주거단지 개발수익금(298억원)에서 아트센터 1단계 투입 비용(2440억원)을 제외하면 2142억원의 초과 비용이 발생했고 이는 인천시가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하지만 인천시와 NSIC가 체결한 합의서를 확인한 결과 주거단지 개발수익금 산정시 주거 단지의 토지가격은 일관되게 토지매입원가를 반영하는 것으로 규정 돼 있었다.

그러나 인천경제청이 송도IBD의 사업시행자 지위를 박탈하기도 쉽지 않았다. 내부적으로는 법률 검토까지 진행했지만 인천경제청의 계획대로 실행할 경우 NSIC는 국제업무지구 사업에서 물러나게 되는 반면 소유하고 있던 토지의 개발계획은 무산돼 그동안 투입한 사업비에 대한 손해는 불가피해서다.

해결책이 제시된 것은 지난달 포스코건설이 게일과 결별하고 게일의 지분을 홍콩의 부동산 투자회사가 인수하면서다. 이어 지난달 20일 새 투자사를 중심으로 한 NSIC가 내년 3월말까지 인천아트센터를 임시로 사용한다는 내용의 사용대차 계약을 체결하는데 성공했다. 인천시가 가을로 예정된 북한 예술단 공연을 아트센터인천에서 추진하는 방안에 대해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한 것도 비슷한 시기다. 북한 예술단의 가을 공연은 지난 4월1일 평양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의 답방 공연으로 앞서 조명균 통일부장관 역시 아트센터인천을 방문, 시설물을 둘러보기도 했다.
[기로에 선 송도개발-下]누더기 개발 우려… 포스코건설, 정상화 첫 발 원본보기 아이콘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뉴진스의 창조주' 민희진 대표는 누구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