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시장도 중대형 강세 흐름…"덜 오른 갭 메우기"
채상욱 연구원 "9·13 체제에서 투자·실수요 모두 대형에 관심 둘 것"
일각선 "대출규제 등 한계…시장 주도하기는 어려워" 의견도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정부의 9·13 대책 발표 이후 눈치보기 장세에 접어든 부동산시장에서 대형 아파트가 관심을 받고 있다. 중소형 대비 수요가 적어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그간 상대적으로 ‘덜 오른’ 데 대한 갭 메우기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9억원 이상’을 고가주택의 기준으로 잡았고, 신규 대출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강세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감정원이 집계하는 규모별 매매가격지수에서도 대형(135㎡ 초과)은 9주째, 중대형(102㎡ 초~ 135㎡ 이하) 10주째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60㎡ 이하 소형 아파트에서는 3주째 가격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강북을 중심으로는 최근 신고가를 기록하는 아파트 실거래 목록에서 대형평수 물건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달 말 종로구 창신동 창신쌍용2단지 115㎡는 6억2900만원(7층)에 거래되며 단지 전고가(5억6500만원)을 6000만원 이상 웃돌았고, 용산구 한강로3가 시티파크(2단지) 145㎡도 25억원(6층)에 거래되며 전고가(21억원) 대비 몸값을 크게 높였다. 지난달 26일 1순위 청약 접수를 시작한 경기도 광명 ‘철산센트럴푸르지오’에서는 6가구를 모집한 전용 105㎡ 타입에 185명이 몰려 31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고, 같은 달 11일 서울 성북구 ‘꿈의숲아이파크’에서도 중대형(111㎡) 물량에서 최고 경쟁률인 130대 1이 나왔다. 그보다 앞선 8월에는 한화건설이 노원구 상계동에서 일대 첫 재건축 단지로 분양한 ‘노원 꿈에그린’의 중대형(114㎡) 타입에서 최고경쟁률(279.8대 1)이 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구조적으로 근본적인 수요가 크게 확장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인구학적인 변화와 소득 양극화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중대형의 강세는 고급 유효수요가 받쳐주는 일부 지역에서만 가능할 것”이라면서 “상대적으로 대형 주택이 덜 오르긴 했지만, 전세자금 대출이나 양도소득세, 보유세 등 부담이 9억원을 기준으로 높아지기 때문에 그 한계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한 “과거 2006년 집값 대세상승기에 중대형이 선호됐던 때가 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하방경직성이 중소형보다 나빴던 점도 상기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공급이 적고 덜 올라 강세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대형 가운데서도 초대형과 대형은 구분돼야 하며 지역적으로도 고소득자들이 거주하는 일부 지역에 국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공급은 중기적인 것이고, 펀더멘털은 결국 수요”라면서 “시장을 주도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3000원 샤넬밤'도 품절대란…다이소 "다음 대박템...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