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소환해 19시간 조사 뒤 귀가...이르면 오늘 오후 소환 가능성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 중심에 서 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웃으며 답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장용진 기자] 검찰이 조만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다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기억이 안난다며 ‘모르쇠’로 일관한 임 전 차장의 ‘방패’를 장기간의 치밀한 조사와 증거축적으로 깨겠다는 것이 검찰의 전략이다.
한동훈 3차장은 “(임종헌 전 차장이) 인정하는 부분도 있고 인정하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면서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진술을 많이 했다”라고 덧붙였다. 또 “어차피 이슈들이 많다”면서 앞으로도 여러차례 소환조사가 불가피함을 에둘러 밝히기도 했다. 단, 구속영장과 관련해서는 “아직 조사하는 단계인 만큼 영장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라고 말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임 전 차장은 검찰소환조사에 앞서 사전에 변호인을 선임해 오래 전부터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사법농단 사태에 연루된 친인척 등 다른 인사들과 함께 국내 최대 로펌과 접촉하는 등 치밀한 방어준비를 했던 것으로도 전해진다. 법원의 반복되는 영장기각으로 검찰수사가 길어진 것이 임 전 차장이 방어전략을 가다듬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준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임 전 차장에 대한 수사는 일찌감치 ‘난공불락’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법조계에 퍼져 있었다.
검찰이 임 전 차장을 앞으로 여러차례 소환해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은 이 같은 방어태세를 깨기 위해서는 역시 시간과 노력을 들여 두드리고 또 두드리는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법관을 꿈꿀 만큼 최고의 법률전문가인 임 전 차장과 국내 최고·최대로펌 관계자들의 합동방어태세를 깨려면 다른 방법이 없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견해이기도 하다.
아울러, 임 전 차장에 대한 수사가 향후 박병대, 고영한 등 전 대법관과 양승태 전 대법관으로 가는 길목으로 임 전 차장으로부터 의미있는 진술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사법농단 사건 수사 성공하기 어려운 만큼 검찰의 공세도 끈질길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차장에 대한 두 번째 소환은 이르면 오늘(16일) 오후이거나 내일(17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 전 차장은 15일 오전 소환돼 19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16일 새벽 5시 귀가했다.
장용진 기자 ohngbear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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