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방문 소식을 보도하는 현지 언론들은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를 위해 '중재자' 역할에 나선 문 대통령의 행보에 특히 주목했다.
주간지 르푸앵은 15일(현지시간) 문 대통령이 프랑스를 시작으로 유럽(EU) 순방에 나섰다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방탄소년단(BTS) 콘서트 참석 등에 이어 바티칸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르푸앵은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결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 회의론자들에겐 더 나쁜 일"이라고 선을 그은 후, 북한의 계속된 인권논란을 언급하며 "전 인권변호사가 38선 북쪽에 여전히 존재하는 전체주의적 억압에 대한 비판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강대국 사이에 선 한국으로선 통일을 위한 행보면서도 현실적인 정치라는 평가도 내놨다. 르푸앵은 "예측할 수 없는 이웃(북한)과 두 개의 강력한 초강대국(미국, 중국) 사이에서 '작은' 한국이 외교적 공간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이 제시한 이니셔티브를 강조했다.
일간 라크루아는 같은 날 문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 간 발언을 소개하며 마크롱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지원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라크루아는 "문 대통령은 (전 세계가) 김 위원장에게 '올바른 선택을 했다'는 신호를 보낼 필요성을 강조했다"며 "이 과정에서 프랑스가 큰 역할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봤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국제 사회는 제재 유지, 완화에 대해 분열돼 있다"고도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문 대통령과 독점 인터뷰를 한 일간 르 피가로는 문 대통령을 '분단의 비극으로 단련된 불굴의 의지를 지닌 인물'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중도 좌파성향의 문 대통령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중"이라고 비핵화 행보에 회의적 전망을 내놨었다. 르 피가로 역시 "트럼프와 '장군님' 간 로맨스가 갑작스레 파경을 맞으면 문 대통령이 모든 실패의 화살을 맞는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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