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환경부 교통환경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메르세데스 벤츠 1종, 재규어랜드로버 4종, 푸조 1종 등의 차량이 새로운 WLTP 기준에 맞춘 인증 심사를 진행중이다. 새로운 인증 절차가 도입된 9월을 전후로 BMW가 18건의 변경인증(기존 모델 인증)을 진행했으며 르노삼성 3종, 쌍용차 3종 등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의 인증 신청도 봇물을 이뤘다. 올해 9월부터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에 대해 한층 엄격해진 WLTP 기준이 적용됐다. 기존의 배출가스 인증이 실험실 안에서 약식으로 이뤄졌다면 이제는 실제 도로를 주행하면서 오염물질 적합성 여부를 판정받아야 한다. 그만큼 인증의 절차도 복잡해졌고 한 건을 처리하는 데만 수 개월의 시간이 소요되기에 인증 지연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기존에 판매중인 차량에 대해서는 8월말까지 국내에서 생산된 차량, 수입차는 9월 이전에 통관한 차량에 한해 11월말까지 판매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뒀다. 따라서 새로운 WLTP를 통과하지 못한 기존 차량 판매의 마지노선인 11월이 디젤차 시장의 혼란기가 될 전망이다. 이미 가시화 되고 있는 '인증 대란'에 따라 수입차 브랜드들의 물량 맞추기도 한층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9월 수입차 판매 순위에서 줄곧 1위를 달리던 벤츠의 판매량은 1943대로 급격히 하락했다. 벤츠의 월 판매량이 2000대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3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이는 신차 및 기존 차량의 WLTP 인증 지연으로 인한 물량 공백의 영향이 컸다.
특히 유럽에서 수입하는 브랜드들은 유럽에서도 WLTP를 통과하지 못해 유럽 출고마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수입 물량 확보는 한층 더 불투명해졌다. 일각에서는 미인증 차량 판매를 11월 중으로 마무리해야 하기에 11월을 전후로 재고 물량을 털어내기 위한 대규모 디젤차 할인을 예상하기도 한다. 하지만 업계의 반응은 다르다. 신차의 인증 통과 지연으로 신차 출시 시기가 애매해졌기에 기존 물량 소진의 문제보다는 신규 물량 확보의 문제가 더욱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고객들 사이에선 기존 디젤 차량에 대해 할인을 늘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실제 업계에선 인증 지연으로 신차 시기를 특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신차 물량 공백에 대한 우려가 더욱 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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