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부마다 오디오 사업, 중복투자 없애고 시너지 강화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전자 가 소비자가전(CE), IT모바일(IM), 하만(HARMAN)에서 각각 진행하던 오디오 관련 사업을 하만으로 통합한다. 중복 사업을 없애고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미 지난 6월 AV사업팀 개발 인력을 포함한 인력 대부분이 타 사업부로 이동했다. 사운드바 신제품 개발도 전면 중단한 뒤 하만 측에서 개발을 진행 중이다. IM부문 역시 일부 인력을 이동시키고 신제품 개발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015년 CE부문 산하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내 AV사업팀을 꾸려 오디오 사업을 진행해왔다. TV용 사운드바시장이 급성장해 미국 실리콘밸리의 삼성전자 '오디오랩'에서 개발한 무지향성 오디오 기술 '360 오디오'를 상품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IM부문 역시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블루투스 헤드셋, 스피커 소비가 본격화되면서 자체 제품을 내놓았다. 초기 번들용 이어폰 등을 직접 개발하기 시작해 최근에는 고가형 모델인 '레벨(Level)'을 선보이며 사업 규모를 키워왔다.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2016년 하만을 인수하면서 오디오 사업의 중복 투자 문제가 불거졌다. 하만은 JBL, 하만카돈, AKG 등 가정용 오디오부터 사운드바, 블루투스 스피커 및 헤드셋까지 전 오디오 품목을 개발, 판매해 중복되는 제품도 상당수였다. 당초 CE, IM부문은 알짜 사업인 오디오 사업의 통합에 부정적인 입장이었지만 결국 하만으로 관련 사업을 이관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VD와 IM부문에서는 제법 큰 매출처를 내놓아야 하는 만큼 일부 반대도 있었지만 3개 부문이 각자 진행하는 사업이 시너지보다는 카니벌라이제이션(자가잠식) 효과가 더 크다는 판단을 내렸다"면서 "하만의 경우 오디오 전 품목을 개발하고 출시하며 오디오 명가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하위 브랜드 활용 가치도 높아 통합을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2월로 예정된 정기인사에 앞서 오디오 사업의 재편이 추진 중인 만큼 연말 인사 폭도 상당히 클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조직 내 중복 투자를 막고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 뒤 크고 작은 사업 재편들이 본격화된 전례를 고려하면 경영 복귀 이후 첫 번째 정기인사를 통해 삼성전자 전 사업부문에 걸친 사업 재편의 밑그림이 공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3인의 최고경영자(CEO)가 각자 맡은 사업부문을 별도로 진행하다 보니 크고 작은 중복 투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이 부회장이 연말 인사를 통해 그동안 미뤄왔던 교통정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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