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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빼든 '유류세 인하' 카드…약발 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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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빼든 '유류세 인하' 카드…약발 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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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발리), 이지은 기자] 정부가 올해 안에 휘발유ㆍ경유 등에 붙는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하기로 했다. 유류세 인하를 통해 가처분 소득을 늘려 내수진작 및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국 경제가 구조적 침체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한시적인 유류세 인하 조치는 '언 발에 오줌 누기'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20개국(G20) 재무부 장관ㆍ중앙은행 총재 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현지에서 동행기자단과의 간담회를 갖고 "최근 유가가 80달러를 넘었다"며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하는 것을 관계부처와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영세 중소기업, 서민에게 고유가는 압박이 된다"며 "유류세 인하로 어려움을 풀어서 가처분 소득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추진 취지를 설명했다. 유류세란 휘발유와 경유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교통ㆍ에너지ㆍ환경세, 교육세, 주행세, 부가가치세로 구성된다. LPG부탄에 대해서는 개별소비세를 부과하고 있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카드를 빼든 것은 2008년 이후 10년 만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이명박 정부는 그해 3월부터 12월까지 약 10개월 간 한시적으로 휘발유ㆍ경유ㆍLPG부탄에 대한 유류세를 10% 인하했었다. 앞서 2000년에도 약 2개월간 한시적으로 휘발유(5%↓)ㆍ경유(12%↓)에 대한 유류세를 내렸었다.

유류세 인하 적용 기간과 인하 폭은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다. 유류세는 현행 교통에너지환경세법에 따라 최대 30%까지 가감할 수 있는 탄력세율이 적용되는데, 정부가 유류세를 10% 인하할 경우 휘발유 가격은 ℓ당 82원, 경유 가격은 57원, LPG부탄은 21원의 가격이 각각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류세 인하는 이르면 이달 중에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정부가 10년 만에 유류세 인하 카드를 빼든 이유는 서민경제 악화와 최근의 부진한 고용ㆍ경기상황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 국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1ℓ에 1674.9원으로 한 주 만에 무려 15.4원 올랐다. 15주 연속 상승세로, 주간 상승 폭으로는 1년 9개월 만에 가장 컸다. 경유 가격은 전주보다 16.5원이나 오르며 국민 교통비 부담을 높이고 있다. 반면 취업자 증가폭은 8개월 연속 10만명대 이하에 머물고, 설비투자도 6개월 연속 감소 중이다. 김 부총리는 "수출, 국내소비는 비교적 양호하지만 기업설비, 건설투자에서 부진한 모습"이라며 "특히 고용에 있어서 임시일용직 등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돼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유류세 인하가 경제 활성화에 얼마나 기여할 지는 미지수다. 자영업자는 물론 가계 전반에 걸쳐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지만,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면 유류세 인하효과는 2주일도 채 되지 않아 상쇄될 수 있다. 또 유류세 인하 조치를 통해 가계의 처분가능소득을 늘리고, 이를 통해 소비를 유도하는 내수활성화 대책으로 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공급측면의 충격을 줄이는 효과도 크고, 기름값 중 유류세 부담도 높았던 만큼 유류세 인하는 긍정적인 변화"라면서도 "다만 유류세 인하만으로는 경제를 활성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이며 국민들의 숨통을 틔워주는 정도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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