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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 이야기]"엄마 '죄인' 만드는 회사…'삼성' 이름 부끄럽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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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 노동자 국회 증언대회, 삼성전자서비스 콜센터 직원들 호소
삼성제품 설명, 삼성 대변하는데 소속은 협력사
"생리통에도 진통제 먹고 참아라…화장실도 보고하고 가야"
노사간 직고용 협의 중…사측은 자회사 설립, 노조는 전원 직고용
[콜센터 이야기]"엄마 '죄인' 만드는 회사…'삼성' 이름 부끄럽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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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안하늘 기자] 삼성전자서비스의 한 서비스 상담원이 "여성 노동자가 70% 이상임에도 우리에 대한 회사의 태도는 너무 잔인하다"며 "삼성이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노동자를 존중하고 그에 합당한 처우를 보장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콜센터노동자 국회증언대회'에서는 삼성전자서비스·애플케어·다산콜센터 상담사 노동자 등이 참석해 열악한 업무 실태를 고발했다.
삼성전자서비스 상담사 대표로는 정은선 금속노조 대구지부 삼성전자서비스대경지회 이투씨대구분회 교육선전부장이 나섰다. 정 부장은 "주말, 휴일 할 것 없이 회사가 부르면 나가서 일을 해야 했다"며 "그럼에도 삼성전자서비스는 열심히 일하고 제 시간에 퇴근하려는 엄마는 죄인이 되는 회사"라고 말했다.

정 부장은 출근길 교통사고 때 겪은 이야기를 털어놨다. 정 부장은 "아이가 조금 다쳐서 회사에 전화를 하니 '많이 안 다쳤으면 출근하라'는 말이 돌아왔다"며 "'나라는 존재가 이 회사에서 어떤 존재인가, 정말 사람으로 생각은 하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고 떠올렸다.

동료들 역시 비슷한 처지라는 것이 정 부장의 말이다. 그에 따르면 천식을 앓던 한 노동자는 계획된 연차가 아니라는 이유로 거부당했고, 무릎 수술로 쉬어야 했던 노동자는 관리자로부터 '손 다친 건 아니지 않나' 하는 답을 들어야 했다.
정 부장은 "여성 직원이 70% 이상인 회사에서 여성 질환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에 대한 태도는 더 잔인했다"며 "노동조합 전까지 생리 휴가를 알지 못했고 생리통에 대해서는 '진통제 먹고 참으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일갈했다. 화장실도 허락이 필요했다. 정 부장은 여성 상담사가 남자 관리자에게 보고하고 화장실을 가는 것이 얼마나 수치심 드는 일인지 아느냐"라고 호소했다.

정 부장은 "우리는 1명의 고객당 5~6분씩 쉬지 않고 콜을 받아야 한다. 하루에 적게는 70명, 많게는 180명에 이른다"며 "하지만 우리는 삼성전자서비스 정규직이 아닌 협력사 이투씨의 직원으로 본사와 같은 수준의 일을 하며 회사의 대변인 역할을 하면서도 왜 낮은 급여를 받아야 하고 열악한 처우를 감내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서비스는 지난 4월 협력사 직원들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노조측과 직고용 대상을 두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노조의 경우 직고용 대상에 수리ㆍ설치 등을 담당하는 엔지니어 외 콜센터 직원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사측은 콜센터 직원의 경우 자회사 설립을 통해 고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LG전자 등 타 기업들 대부분이 콜센터를 자회사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는 이유다.

삼성 관계자는 "아직 노조와 협의 중인 사안으로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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