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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火요일에 읽는 전쟁사]세종대왕, 한글 뿐만 아니라 '포병'도 만드셨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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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세종대왕의 업적으로 한글창제의 위업이 많이 알려져있으나 세종은 각종 화약무기의 발명과 정착, 독립된 포병의 창설 등 군사적으로도 여러 업적을 많이 남겼다.(사진=아시아경제DB, 영화 '신기전' 홍보자료)

보통 세종대왕의 업적으로 한글창제의 위업이 많이 알려져있으나 세종은 각종 화약무기의 발명과 정착, 독립된 포병의 창설 등 군사적으로도 여러 업적을 많이 남겼다.(사진=아시아경제DB, 영화 '신기전' 홍보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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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한국 역사상 최고의 성군을 꼽으라면 단연 조선의 4대 임금인 세종대왕이 꼽힌다. 그의 최대 업적으로 손꼽히는 '훈민정음(訓民正音)'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의 유산으로 손꼽히며 창제일은 매해 10월9일 '한글날'로 기념하고 세종대왕의 탄신일은 매해 5월15일 '스승의 날'로 기념한다.
세종대왕은 사실 문화 뿐만 아니라 군사분야에서도 탁월한 업적을 남겼다. 바로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포병(artillery)' 이란 독립된 병과를 만든 것. 15세기 중반 시작된 이 포병의 탄생은 이후 150여년 뒤 발생한 임진왜란에서도 조선군이 초전의 패배를 딛고 전세를 역전시키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 세종대왕이 즉위 후 계속 밀어붙인 강력한 북방정책 역시 이에 힘입은 바가 컸다.

한국사에서 화약을 이용한 대포가 이용되기 시작한 것은 고려 말인 1377년, 화통도감이 설치된 이후로 알려져 있지만, 이후 70여년 가까이 지나도록 포병이란 개념은 따로 없었다. 당시까지 전 세계적으로 대포는 제한적으로 운용됐고, 주로 보병부대에 소속된 일부 공병들이 공성전에서 고정포대를 설치, 성곽이나 누각 등 고정된 적의 주둔지를 향해 포격하는데 쓰일 뿐이었다.

한번에 여러 화살을 쏘는 일발다전법(一發多箭法)에 활용된 쌍승자총통의 모습.(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한번에 여러 화살을 쏘는 일발다전법(一發多箭法)에 활용된 쌍승자총통의 모습.(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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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조선왕조는 건국 초기부터 이런 대구경 대포 뿐만 아니라 소구경 개인화기인 '총통(銃筒)'을 만들어 보급했는데, 주로 북방 여진족과의 전투에서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함경도와 평안도 북부 일대 여진족과의 전투는 주로 야전(野戰)이었으며, 빠른 기동성을 가진 기마병이 대부분이었던 여진족과의 싸움에서는 한번 쏜 다음에 재장전 시간이 긴 대구경 대포보다는 다량의 탄환이나 화살을 연이어 사격할 수 있는 소구경 총통이 유리했다.

하지만 당시의 기술력이나 화기운용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한번에 여러 발의 화살을 쏠 '일발다전법(一發多箭法)' 연구는 세종의 아버지 태종 때부터 계속 연구가 이어졌지만, 쉽사리 정착되지 못했다. 결국 세종대에 들어와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1445년에 일발다전법이 정착되기 시작했다. 먼저 개인용소화기로 쌍승자총통, 팔전총통, 사전총통, 세총통 등 다양한 소형화기들을 개발했다. 한번에 최대 12발까지 쏠 수 있는 총통들이 개발되면서 전장에서 더 빨리 더 많은 화약무기를 투사시킬 수 있게 됐다.

이어 1447년에 총통군(銃筒軍)을 5명 단위로 편성해 보병 편제에서 독립시켰다. 각 총통군은 돌아가면서 사격하는 4명의 사수와 장전만 담당하는 장전수로 구성되며, 각각의 총통군은 총통 종류별로 5명이 1종만 같이 사용하게 해 화기 사용시 장전과 발사에서 발생하는 혼동을 최소화시켰다. 장전수가 사수 4명이 갖고 있는 균일한 총통을 계속 장전해주면, 사수들은 곧바로 사격을 하는 형태로 총통군의 운용을 바꾼 결과, 일발다전법은 완전히 정착되게 됐다.

세종대왕의 장남 문종이 세자시절부터 설계, 문종 1년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문종화차'의 모습(사진=국립중앙과학관)

세종대왕의 장남 문종이 세자시절부터 설계, 문종 1년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문종화차'의 모습(사진=국립중앙과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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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당시 포병이 별도로 편제돼 무기를 규격화시키고 사격술까지 통일해 법제화 시킨 것은 세계에서 조선이 유일했다고 전해진다. 조선군은 1448년 저술된 총통등록에 따라 화약무기가 체계적으로 정리되고, 표준화됐으며, 오늘날 지뢰와 유사한 무기인 '매화(埋火)'의 사용법도 규격화시켰다. 매화는 지뢰가 폭발시 쇠구슬 파편으로 살상력을 높이는 오늘날의 크레모아(Claymore) 지뢰와 유사한 무기였다고 알려져있다.

이때 정착된 조선의 포병은 150여년 뒤 발생한 임진왜란 때 크게 활약했다. 포르투칼에서 들여온 개인화기인 조총을 제외하면 화기가 크게 발달하지 못한 왜군은 조선군의 다양한 화약무기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10배가 넘는 대군으로도 참패한 행주대첩, 몇십배에 이르는 병력차에도 결국 함락에 실패했던 진주성 싸움, 이순신 장군의 기적의 승리로 알려진 명량대첩 등에서 조선의 대포는 나라를 구하는데 앞장서게 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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