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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이사철인데 썰렁한 서울 부동산…폐점 준비하는 중개업소 등장(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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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뜨거웠던 서울 마용성 부동산 시장이 눈치보기에 들어갔다. 3일 찾은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일대.

올해 뜨거웠던 서울 마용성 부동산 시장이 눈치보기에 들어갔다. 3일 찾은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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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최동현 기자] "최근 거래가 끊겼다. 극심한 '눈치보기'가 진행되고 있다. 아직 집주인들이 버티고 있지만 급매물이 나오고 이게 거래된다면 가격이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M공인중개사는 9ㆍ13 주택시장 안정대책 발표 이후 긴장감이 높아진 시장 분위기에 대해 이렇게 전했다. 실제로 3일 오후 방문한 서울 강북의 '마ㆍ용ㆍ성(마포ㆍ용산ㆍ성동구) 공인중개업소는 팽팽한 긴장의 흐름이 감지됐다.

매물이 자취를 감추면서 사무실을 찾는 사람은 눈에 띄게 줄었고,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강남 대신 마ㆍ용ㆍ성"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매수 대기자가 줄을 섰던 모습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 마포대로 변에 있는 E공인중개업소에는 인터뷰가 진행된 20여분간 방문한 사람은 물론이고 문의를 위한 전화벨조차 단 한 번도 울리지 않았다. 사겠다는 사람도 팔겠다는 사람도 없었다는 얘기다.
D공인중개사는 "9월 초까지만 해도 매수를 희망하는 대기 손님이 있었지만 지금은 물건이 있다고 연락을 해도 가격을 듣고는 다음에 보자고 끊어버린다"며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 탓에 매수심리가 완전히 꺾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거래 중단이 가격 조정으로 이어질 것인지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59㎡는 올해 8월 말 10억50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졌다. 지난해 12월(최고 8억5000만원)보다 2억원가량 오른 가격이다. 최근 호가는 12억원 수준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매매가격 변곡점으로 연말을 꼽으면서도 전망은 엇갈렸다. M공인중개사는 "4분기가 지나면 가격 향방이 정해질 것"이라며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버티지 못한 집주인이 급매로 내놔서 거래되면 우르르 가격이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F공인중개사는 "일단은 관망하고 있지만 마포구 아현동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워낙 '핫'하다보니 단기간에 소폭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가격이 꺾이진 않을 것"이라며 "다주택자라도 '똘똘한 한 채'는 유지할 것"라고 말했다.

용산구와 성동구도 거래 실종 흐름은 비슷했다. 다만 개발 기대감이 여전하기 때문에 호가는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용산푸르지오 단지 내에 위치한 Y공인중개사는 "용산의 경우 유엔사부지 개발, 용산 공원 등 개발 호재가 차고 넘친다"며 "예전처럼 집값이 급등하진 않겠지만 꾸준히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에 현재의 거래절벽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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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3구(서초ㆍ강남ㆍ송파구) 부동산시장엔 이른 한파가 휘몰아치고 있었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활짝 열려있던 공인중개소 문은 대부분 굳게 닫혀있었고 폐점을 준비하는 곳도 있었다. 공인중개사들은 하나같이 매물이 씨가 말랐다며 굳은 표정으로 한숨만 내쉬었다.

'9ㆍ13 주택시장 안정대책'과 '9ㆍ21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 등 지난달 정부가 두차례에 걸쳐 부동산 정책을 발표한 이후 강남 부동산시장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정부 정책과 상관없이 거래 자체는 그 전에도 뜸했으나 아파트를 구하려는 매수자들의 심리는 9ㆍ13 대책 발표 3주만에 확연히 달라졌다는 게 이 일대 공인중개사들의 전언이다.

실제 재건축 인기 단지인 강남구 은마아파트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등에서 기존 대비 수천만원 하락한 급매물이 등장했지만 거래는 쉽사리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매수심리가 그만큼 꺾였다는 방증이다. 송파구 잠실동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급매물이 거래되면 그 가격이 새로운 기준가가 돼 전체 물량의 시세가 내려갈 텐데, 거래 자체가 이뤄지지 않으니 전체적인 시세 변화는 크지 않다"며 "다만 수억원 이상 떨어진 급매물을 문의하는 매수 대기자는 일부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 대치동 등 유명 학원가 아파트단지엔 가을 이사철 흔히 볼 수 있는 이삿짐 차량 하나 보이지 않았다. 대치동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매매는 가격과 세금 부담 때문에 그렇다 치더라도 임대문의 조차 들어오지 않는다"며 "작년과는 완전히 딴판"이라고 푸념했다.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 내 한 공인중개소의 모습. 임대인을 구한다는 전단이 붙어있다.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 내 한 공인중개소의 모습. 임대인을 구한다는 전단이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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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파트 상가 내 공인중개소는 '임대 구함'이라는 전단을 써 붙이고 영업을 하고 있었다. 실내 불만 켜둔 채 문을 걸어 잠그고 영업하는 곳도 많았다. 대치동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인건비 문제로 요즘은 혼자 영업한다"며 "손님이 찾아오면 10분 내로 달려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전용면적 178.94㎡가 48억원에 실거래되기도 했던 서초구 반포동 초고가 아파트 아크로리버파크 주변도 상황은 비슷했다. 아크로리버파크의 경우 최근 시세보다 수억원 낮은 급매물이 한두건 나오고 있으나 인근 푸르지오나 래미안퍼스티지 등의 매물은 씨가 마른 상황이다. 반포동 A공인중개소 대표는 "이곳은 아예 다음 정권까지 기다리자는 분위기"라며 "매도호가와 매수호가의 갭만 커진 상황에서 거래가 멈춘지 오래다"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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