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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화의 Aging스토리]시니어 '금융문맹'은 국가 책임?

최종수정 2018.10.04 11:00 기사입력 2018.10.0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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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들에 대한 디지털금융 적응 등 사회적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사진=금융감독원 홈페이지]

고령자들에 대한 디지털금융 적응 등 사회적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사진=금융감독원 홈페이지]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은 "문자문맹은 생활의 불편을 가져오지만 금융문맹(Financial Illiteracy)은 그 사람의 생존을 좌우한다"고 말했습니다.

'금융문맹'이라는 말이 낯선가요? 돈의 소중함과 관리 방식을 모르고 돈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이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최근 사회 전반에서 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일상생활에서 가계부채와 개인파산이 증가하면서 금융에 대한 이해와 활용 능력이 갈수록 중요해지면서 등장한 말입니다.

우리나라의 금융문맹 수준은 어떨까요? 특히 시니어들의 금융이해도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2016년 금융당국의 금융이해도 조사결과,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66.2점을 획득하는데 그쳤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최소 목표 점수는 66.7점이었지만 우리나라는 그에 미치지 못한 것입니다. 영역별로 금융지식(70.1점)과 금융행위(64.4점)는 OECD 평균을 상회했지만 금융 태도(63.6점)가 부실한 편이었습니다. 이는 미래보다 현재를 중시해 저축보다 소비 성향이 강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령별로는 20대와 60~70대가 가장 점수가 낮았습니다. 청년층과 노년층에서 금융 이해력 최소 목표 점수에 미달한 비중이 60%를 넘어 금융이해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60~70대 노년층은 금융지식과 금융행위 면에서 점수가 너무 낮았습니다. 전체 금융이해도가 우리나라는 17개 회원국 가운데 9위였지만 60~70대는 꼴찌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노년층의 금융문맹은 안정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노후대비 자금에 손실을 입히고, 그 결과는 결국 사회적 비용으로 되돌아 오게 됩니다. 2011년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 당시에 원금 보장이 안되는 후순위채를 원금보장이 가능한 것으로 믿고 사뒀던 노년층의 피해가 심각했지요. 이를 계도하고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사회적 비용이 만만찮게 투입돼야 했습니다.

실제로 우리 사회의 현실은 심각합니다. 고령화에 따라 50세 이상 시니어 인구가 1300만명이 넘어 가지만 이들의 금융이해도는 앞서 설명했다시피 OECD 국가 중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노후자산관리와 금융사기 피해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습니다.

디지털화 된 금융에 시니어들이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비대면 채널이 강화되면서 금융기관의 점포는 날로 축소되고 있지만 60대 이상의 모바일뱅킹 이용율은 6.8%에 그치고 있습니다. 디지털 금융환경이 시니어들의 금융서비스 접근을 제한해 시니어들의 금융소외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에 대한 금융당국과 금융권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27일 국회는 '시니어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국회정책포럼'을 개최하고, 디지털 금융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시니어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대책 등을 논의했습니다.

이날 포럼에서 장만영 숭실대 경영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금융산업의 디지털화는 고령층의 디지털금융 소외를 더욱 더 가속화시킬 것"이라면서 "디지털금융 소외는 단지 스마트 디바이스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느냐 모르느냐의 문제를 넘어 재산보호와 자산증식의 기회배제나 금융피해가 가중된다는 의미와 같다"고 금융당국의 대책마련을 촉구했습니다.
 [김종화의 Aging스토리]시니어 '금융문맹'은 국가 책임?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을 통칭하는 시니어세대는 단순한 '고령자' 집단에서 사회의 핵심계층으로 떠올랐습니다. 100세 시대에 이들의 금융이해도는 우리 사회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척도가 된 것입니다.

노인빈곤율은 OECD 국가 중 1위로 50%를 넘습니다. 65세 이상 인구 2명 중 1명이 빈곤층에 속합니다.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청년실업 등 근본적 문제 해결은 시급합니다. 그러나 청년실업이 해결된다고 노년층의 금융문맹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금융지식을 익혀서 체계적인 노후를 준비하는 것은 각자의 몫입니다.

청년도 곧 노년이 됩니다. '저축보다는 소비, 미래보다는 현재'를 선호한다는 금융당국의 2년전 설문 결과는 우리 사회의 아픈 부분이지요. 생애주기별 재무 설계 등 청소년기부터 주변의 관심과 준비로 금융문맹을 줄여 가야 합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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