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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특논란 그 후③·끝] 준비 안된 체육단 폐지…군인 선수는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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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산 무궁화 축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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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특논란 그 후①] "공문 없었다" VS "통보했다"…체육단 축소, 후폭풍 시작
[병특논란 그 후②] 정부는 방관·체육계 울상…제도 개선, 출발부터 '삐끗'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올해부터 축구단의 선수 충원을 하지 않는다는 경찰청의 방침이 바뀌지 않는다면 아산 무궁화 축구단은 내년 시즌 프로축구 리그에서 뛸 기회가 사라진다. 현 주축 선수들이 전역을 하면 내년 14명이 남는데 K리그 선수규정 제 4조 제 1항은 "클럽별 등록선수 수는 최소 20명"으로 규정하고 있어 리그 참여가 불가하다. K리그에 출전하지 못한다면 체육특기 요원으로 선발된 축구 선수들의 임무가 모호해진다. 이에 대해 경찰 측도 뾰족한 대안이 없는 듯하다. 축구단 운영을 관장하는 경찰대학 관계자는 "남은 선수들이 자체적으로 훈련하면서 봉사활동 등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문제는 현역 선수에 국한되지 않는다. 군경팀 입대를 고려하던 전성기의 상당수 선수들은 일반병으로 군복무를 해야 한다. 그만큼 공백이 불가피해 경기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여기에 아산 구단에서 운영하던 유소년 클럽 선수들도 팀이 해체되면서 진로가 막힐 수밖에 없다. 한국 축구의 경쟁력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체육계에서는 병역특례 제도가 현 사회 분위기와 눈높이에 맞게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전성기 운동선수들의 기량 유지를 위해 군경 체육단의 유지는 필수라고 주장한다. 엘리트 기반의 체육 시스템이 고착화 된 우리 현실에서 전문 선수들의 진로가 보장돼야 미래를 도모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그래서 복무 기간 단축, 병역 자원 축소 등의 방침에도 군경 체육단의 유지 여부를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축구나 야구 등의 프로종목에서 해외로 나가는 선수들이 늘고 이들의 병역의무가 화두로 떠오르자 일각에서는 군경팀의 입대 연령을 낮춰 선수들이 일찌감치 병역을 마치고 해외 진출을 자유롭게 해주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축구단의 사실상 폐지 결정이 체육계에 미치는 후폭풍은 상당하다. 의경제도 폐지와 맞물려 언제 선수 충원이 중단될지 모르는 야구계도 이 상황을 근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럼에도 이 문제는 구단이나 경기단체, 체육단을 운영하는 군경 기관만의 논의로 풀 수 없다. 체육은 물론 예술 요원까지 아울러 병역의무를 관장하는 정부부처 간 협의를 통해 정책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도 "경찰대학의 실무진 의견만으로 아산 축구단이 선수 충원을 중단한다는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그래서 경찰청장 등 책임자들의 면담을 지속적으로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구체적인 이유조차 파악할 수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프로축구 K리그2(2부리그) 아산 무궁화 선수들이 지난 22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에서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2(2부리그) 아산 무궁화 선수들이 지난 22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에서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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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나 병무청,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부처에서 꾸린 병역특례 제도 개선 전담팀(TF·태스크포스)이 각계 의견을 듣고 논의하는데 그쳐서는 안 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관련 업계에서 이 문제를 생존이 걸린 사안으로 판단하고 집중하고 있어서다. 현장에서는 TF 설치 등의 움직임이 '보여주기식' 행정에 그치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병역특례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논의가 국제스포츠종합대회 때마다 거론됐으나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지 못한 까닭이다.

일각에서는 체육단 폐지 대신 여력이 있는 군 단체를 중심으로 체육요원을 확대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이라고 주장한다. 자유한국당 김선동 의원의 발의로 지난 7월18일 국회에 제출된 '4군(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축구단 부활에 관한 청원서'가 대표적이다. 김 의원은 "축구 선수들이 병역 의무를 다하면서도 상호경쟁과 사기 진작을 통해 실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청원서를 제출했다"며 "4군 축구단이 성인축구 저변확대와 연속성 있는 선수육성의 근간이 돼 대한민국 축구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청원서에는 전직 축구대표팀 감독 등 다수 축구인들도 서명하며 지지를 보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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