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20대 취업준비생, 숨진 채 발견…‘취준생 감옥’ 출구 없나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20대 취업준비생, 숨진 채 발견…‘취준생 감옥’ 출구 없나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추석 명절 연휴에 한 취업 준비생(취준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일어난 가운데, 취준생들의 일상은 불투명한 미래와 학자금 등으로 억눌려 우울증은 물론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오후 3시께 광주시 서구 덕흥동 극락강 광신대교 인근 하천에서 A 씨(28)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취업준비생이던 A 씨는 24일 자정께 유서를 써놓고 집을 나섰다. 가족들은 뒤늦게 유서를 발견, 이날 오후 9시30분께 실종 신고를 한 상태였다.

유서에는 ‘부모님, 힘들었는데 고마웠다’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관련 기사 댓글을 통해 자신의 처지를 드러내며 한탄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우리 부모님, 취업 자꾸 안되는 자식 보는 것도 마음 안 좋으실 텐데 내가 극단적인 생각하면 우리 엄마아빠 가슴에 대못 박는다는 걸 알기에 충동이 밀려와도 꾸역꾸역 참고 버티는거”라고 토로했다.

그런가 하면 다른 네티즌은 “취업만 문제 같지? 집값은 너무 비싸서 결혼이고 출산이고 생각도 못 한다. 인구가 줄어드는 게 맞다. 의식주가 해결 안 되는데 애는 낳고 싶겠나?”라며 한탄했다.

이 가운데 취준생들 7명 중 1명이 스트레스 때문에 극단적인 생각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서울대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희연 교수 연구팀은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취업준비생 124명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밝혔다.

취업준비생의 39.5%(49명)는 우울증 진단이 가능한 수준의 우울 증상을, 5.3%(19명)는 취업 스트레스로 인해 극단적인 생각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학자금 대출을 받은 취업준비생의 스트레스가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학자금을 대출받은 학생의 취업 스트레스 수치는 57.32%로, 그렇지 않은 학생(52.98%)보다 컸다.

지난 8월29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서 참석자들이 입장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8월29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서 참석자들이 입장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실제로 취준생 10명 중 4명은 학자금 대출 상환으로 빚을 안고 시작하는 사회생활이 부담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취업포털 커리어가 구직자 345명에게 ‘학자금 대출’이라는 주제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학자금 대출 상환으로 인해 생활에 어떤 영향을 받았나’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37.8%가 ‘빚을 안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라고 답했다.

또 응답자 절반 이상이 ‘학자금 대출을 받은 적이 있다(55.9%)’고 답했다. 학자금 대출 목적에 대해서는 등록금 마련(59.9%, 복수 응답 가능)이 1위를 차지했고, 생활비 충당 27.2%, 개인 용돈 8.7%, 학원 등록 및 사교육비 3.5%, 해외 연수나 여행 비용 마련 0.6%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20대 사망 원인 1위는 여전히 자살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2017년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자살률은 24.3명으로 10년 전에 비해 0.6명(2.4%), 2016년에 비해서는 1.3명(5.0%) 줄었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위이며 OECD 자살률 평균의 2배에 달한다.

특히 20대의 사망 원인 중 자살 비중은 44.8%에 육박했다. 3위 원인인 운수사고(14%)와의 격차는 세배 이상이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2015년부터 3년째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는 취준생들의 스트레스 개선을 위해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 취준생들의 우울증을 조사한 서울대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희연 교수 연구팀은 “취업준비생을 지원하는 정신건강 서비스 및 사회적지지 확대가 절실히 요구된다. 취업준비생의 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개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