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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명절, 올해도 부부싸움 하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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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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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30대 부부는 추석 명절을 보내고 오는 차 안에서 말이 없었다. 부인 A 씨는 늘 그렇듯 처댁보다는 시댁을 먼저 갔고 또 가자마자 온갖 집안일로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하지만 남편 B 씨는 내년 추석에는 꼭 처댁에 먼저 가자며 위로했다. 문제는 B 씨의 이런 위로는 말뿐이라는 데 있다. 사실 A 씨는 시댁에서 보낸 힘든 상황보다 B 씨의 이런 행동이 더 힘들고 미웠다. 내가 힘든 것이 저 사람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을 걸까. 이렇게 갈등의 골을 깊어만 갔다.
추석 등 명절을 전후로 이혼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 ‘월별 이혼 접수 건수’를 보면 2012년 1월부터 2017년 8월까지 설·추석이 있는 달과 그다음 달의 이혼 접수가 평균 15% 늘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명절마다 여자인 며느리가 받는 스트레스는 정신질환 및 심리치료까지 이어지기도 합니다. 또한 명절 후에는 이혼율도 높아집니다”라며 “남녀평등 명절 문화를 위하여 정부에서 홍보 또는 제도화해주시길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남녀평등 명절 문화를 위하여 정부에서 홍보 또는 제도화해주시길 요청합니다.”라며 “남자 쪽 집안이 우선시 되는 이런 문화를 정부에서 홍보 및 안내 등으로 고착된 명절 문화의 인식을 개선 시켜주셨으면 합니다“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요즘은 남녀평등시대입니다. 하지만 며느리라는 이유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눈물 흘리며 가정불화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명절은 여성들에게 가사 등 스트레스로 인식되고 있었다. 지난해 9월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수도권 거주자 만 19세에서 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명절 인식을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명절 차례를 지낼 때 남녀의 가사 분담 비중은 여성(77.9%)이 남성(22.1%)보다 월등히 높았다.

특히 ‘명절이 여성들에게 상당한 스트레스와 부담감을 주는 날이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88.8%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관련해 또 다른 청원인은 “시대가 변했는데 어른들은 여자들에게 며느리의 역할을 강조한다. 기대하는 바, 역할을 못 했을 시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남편의 부모님이라는 이유로 며느리에게 상처 되는 말을 한다.”며 명절은 “가부장적 제도가 뿌리박혀있는 명절 문화 변화”라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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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모두 즐거워야 할 명절이 이런 상황에 있다 보니 명절 기간 가정폭력 등의 피해를 보고 상담을 요청하는 여성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24일 여성가족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2017년 설과 추석 명절 기간 전국 18개소 여성긴급전화(1336)에 접수된 상담 건수는 총 31,416건이었다.

연도별로 보면 2013년 3,163건이었던 상담 건수는 2014년 4,725건, 2015년 5,788건, 2016년 6,234건, 2017년 8,779건 등으로 매년 늘어가는 추세다. 지난 5년 새 2.78배 증가한 수치다.

피해 유형별로는 가정폭력이 전체의 60.7%인 19,078건으로 가장 많았다. 또한, 성폭력(4.54%·1,428건)과 성매매(1%·316건)도 뒤따랐다.

전문가들은 부부간 진심 어린 소통을 해보길 권했다. 경찰 관계자는 “명절 연휴 기간 전체 112신고는 평소보다 감소하지만, 가정폭력 관련 신고는 오히려 증가한다.”면서 “시댁, 처가에 대한 스트레스와 명절 증후군 등이 이전에 있던 부부 갈등 상황에 대해 불만을 터지게 하는 방아쇠가 된다. 명절 후 서로에게 고마움 표시하기” 등을 조언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상처를 준 배우자가 진심으로 반성한다면 사과를 받아주고 문제가 재발하지 않는지 관찰하며 지내보며, 사과한 배우자는 상대방의 상처가 회복될 때까지 그가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들어보고 그것을 채워주려고 노력하기를 조언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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