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50% 저렴, 가성비도 높아…명절 증후군 싹 사라져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주부 30년차 박영순씨(58)는 올해 추석부터 차례상 차리기에서 처음 해방됐다. 두 아들들과 며느리들이 일찌감치 차례상용 가정간편식(HMR)을 주문한 덕분이다. 박 씨는 "이젠 시대가 바뀌었는데 굳이 직접 차례상을 차려야 한다는 걸 고집할 필요도 없고 마음으로만 정성 들이면 되는 것 아니냐"며 "아들 내외도 다 맞벌이라 간단히 차리는 게 편하고 다들 명절 스트레스도 덜 받는다"고 전했다. 며느리 김정희씨(32)도 "요즘처럼 채소ㆍ과일값, 육류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간편식 서비스가 더 싸다"며 "식구들끼리 먹을 과일과 주전부리 빼고는 따로 장을 보지 않아도 된다"고 만족해했다.
실제 온라인쇼핑몰 티몬이 최근 3040세대 500명(남녀 각각 2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0% 이상이 명절 음식 준비에 HMR를 활용한다고 답했다. '일부 간편식을 활용(38.9%)'하거나 '대부분 완제품과 간편식을 활용(5.6%)'해서 상을 차린다는 대답이 우세했다.
유통업체들이 내놓은 간편식 차례상차림 서비스 매출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12일 '제수음식 사전 예약 배송 서비스'를 실시한 롯데슈퍼는 18일까지 한상차림 및 제수음식 실적이 전체 온라인 매출의 17%를 차지했다.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날 온라인 몰에서 제수음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5% 이하였던 것에 비해 3배 이상 신장한 것이다.
가장 큰 요인은 가격의 효율성. 롯데슈퍼의 대표 상품인 '추석맞이 큰상세트'의 경우 17만원으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조사한 올해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추석 상차림 비용인 23만2000원과 32만9000원보다 최소 30%에서 최대 50%까지 저렴하다. 심플리쿡의 경우 궁중버섯불고기(2만6900원), 소고기버섯잡채(1만2000원), 모둠전(2만4500원), 삼색나물(9900원)로 구성된 한상차림 세트는 14% 할인받아 6만2900원에 마련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의 한상차림 세트 역시 직접 차례 음식을 요리할 때 투입되는 재료비, 시간 등을 고려해봤을 때 15% 이상 싸다는 것이 백화점 관계자의 전언이다.
간편성도 매력적 요인. 세트 외에도 조리가 까다로워 주부들의 기피 대상인 동태전, 해물동그랑땡 등 전과 재료 손질에 손이 많이 가는 나물류 볶음 등을 각각 단품에 구입할 수 있다. 또 차례상과 성묘에서 각각 나눠 사용할 수 있도록 2팩씩 소포장으로 구성한 제품들도 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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